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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3화

대표실 문이 삐걱 소리를 내며 열렸다.

사무실 내부의 광경을 발견한 권하윤은 사고가 끊기는 기분이었다.

성현준이 내연녀를 만나고 있었다.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책상 위에 반쯤 엎드려 그와 친밀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누구든 바보가 아닌 이상 그들이 하는 짓이 무엇인지 알 것이다.

권하윤은 성현준과 혼례를 무사히 치렀다. 게다가 남편의 약점마저 잡고 있다. 그녀는 바로 앞으로 달려가 소운의 머리카락을 한 움큼 잡아당겼다. 얼굴이 홱 돌려지자 곧바로 손을 높이 들어 뺨을 두 대나 때렸다. 동시에 욕설을 퍼부었다.

“미친년.”

갑작스러운 매질에 소운은 어안이 벙벙해졌다.

권하윤은 겨우 정신을 차린 소운을 벽 쪽으로 끌고 가, 머리를 벽에 부딪히도록 했다.

“천한 년. 넌 남편도 없니? 퍼런 대낮에 감히 내 남편을 꾀었으니, 오늘 한 번 본때를 보여줘야겠구나.”

이때 소운은 정신을 차린 뒤였다.

가만히 앉아 맞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두 여인은 급기야 성현준의 사무실에서 싸우기 시작했다. 옆에 있던 주 비서가 점잖게 타일러 말리려 했다. 그런데 타이름으로 어떻게 미쳐버린 두 여인을 막을 수 있겠는가? 결국 그녀는 말리는 것을 포기하고 자신의 직속 상사를 바라보았다.

성현준은 사무용 의자에 기대어 앉아 담배를 피우며 두 여자의 개싸움을 여유롭게 지켜보았다. 그 여유로운 모습은 사무실 안의 풍경을 제외해 놓고 본다면 LP 음반을 틀어야 할 것만 같았다.

그의 반응에 주 비서는 일부러 한 일임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결국 그녀 역시 옆에서 팔짱을 낀 채 마지막 승부를 지켜보았다.

역시 그래도 권하윤이 강했다.

소운은 얼굴이 검붉게 변한 채 머리카락도 몇 가닥이나 뽑혔다. 이런 개싸움에 아리따운 얼굴들이 다 무슨 소용인가. 결국 권하윤도 큰 이득 없이 입가에 검붉은 혈흔이 묻었다. 그러나 끝까지 아내의 자리를 지키곤 소운을 쫓아내 버렸다.

소운이 떠난 후 권하윤은 이제 성현준에게 죄를 묻기 시작했다.

“저런 여자도 한번 어떻게 해보려고?”

복도에서 띵 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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