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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9화

조진범은 여자가 아니기에 출산 경험이 없었고 진안영이 그렇게 말하자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심지어 주방장에게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요리로 바꿔 달라고도 했으나 진안영은 정중히 거절했다.

자리로 돌아오니 진안영은 더 이상 그와 함께 식사할 기력조차 없었다. 그녀는 조용히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하자 조진범은 무심코 내뱉었다.

“그가 화낼까 봐 그러는 거야? 엄밀히 말하면 너는 아직 내 아내야.”

진안영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는 살짝 고개를 저었다.

떠날 때, 조은혁은 직접 그녀를 배웅했다. 그는 더 이상 그녀를 붙잡으려 하지 않고 마치 어른이 어린 후배에게 당부하듯 진안영에게 여러 가지 당부의 말을 전했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자신에게 연락하라고 하면서 조진범의 이상한 말들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하도경과 관련된 이야기를 조은혁이 엿들은 것이다.

차 안은 어둑했고 진안영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진안영은 착한 사람이다. 그녀는 조진범과의 결혼이 파탄 난 것이 조은혁 부부에게 미안했다. 그들은 항상 그녀에게 잘해줬기 때문이다. 그녀가 이럴수록 조은혁은 더더욱 마음이 아팠다.

“천 리 길도 함께할 수 없으니 이제 이별할 때가 됐구나.”

검은 캠핑카는 진안영이 사는 작은 별장 앞에 멈췄고 조은혁은 그 자리에 멈췄다.

진안영은 차에서 내려 조은혁을 바라보며 그에게 고개를 숙였고 마지막으로 떨리는 목소리로 아버지라고 불렀다. 이제 그녀와 조씨 가문은 더 이상 관계가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그들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조은혁이 도움을 주겠다고 했지만 조진범에게 새 아내가 생길 것이고 그녀는 남의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았다.

조은혁 역시 마음이 아팠다.

“어서 들어가라.”

진안영의 입술은 여전히 떨리고 있었지만 그녀는 똑바로 대문을 향해 걸어갔고 조은혁은 그녀의 뒷모습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문득 그는 진안영이 어떤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조진범에게 가진 감정은 마치 옛날에 박연희가 자신에게 가졌던 것과 같이 조심스럽게 마음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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