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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68화

조진범은 오기 전에 이 식사의 목적을 이미 짐작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결국 오고 말았다.

사실 그 자신도 왜 이 자리에 왔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는 이미 진안영과 이혼 서류에 서명했으며 그의 아버지가 아무리 끌어당기려 해도 이 결말을 바꿀 수는 없었다. 게다가 진안영은 이미 자신이 하도경과 함께할 거라고 인정했다. 그들은 둘 다 교육계에 있어 서로 이야기할 주제가 많고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놓아주는 것이 옳은 선택이고 서로에게 좋은 일이라고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그는 잠시 전 부인을 바라보며 자리에 앉아 매니저에게 몇 가지 요리를 부탁했다. 놀랍게도 습관적으로 진안영이 자주 먹던 요리도 함께 주문했다.

식사가 시작되자 조은혁이 웃으며 말했다.

“너 참 거침없구나.”

조진범은 미소 지었고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

아버지 조은혁은 참지 못하고 손에 든 잔을 가볍게 내려놓으며 말했다.

“조진범, 한 가지만 묻겠다. 이 결혼에 더 이상 되돌릴 여지는 없는 거냐?”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조진범 역시 손에 들고 있던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놓았고고 식기가 고급스러운 도자기 접시에 떨어지며 맑은 소리를 냈다. 그는 다시 진안영을 바라보았다.

그래, 이혼은 그가 먼저 제안한 것이었다.

하지만 한 손뼉으로는 소리가 나지 않으니 그는 이 결정이 그들 둘의 공통된 바람이라고 생각했다. 이 결혼을 더 이상 끌어가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고 게다가 이미 서류에 서명했으니 조진범은 자신의 결정을 쉽게 번복하는 성격이 아니었다.

그때 진안영이 입을 열었다.

“아버님, 이건 저와 조진범의 공동 결정이에요.”

“우리는 평화롭게 헤어졌습니다.”

조은혁은 더 설득하고 싶어 했고 자신과 박연희의 사랑 이야기를 다시 한번 나누고 싶었지만 두 사람이 이미 결단을 내린 게 분명해 보여 그는 슬픔 외에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

조은혁은 흰 식탁보를 펼치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럼 잘 먹어라. 이걸 부부의 마지막 식사라고 생각하자.”

그렇게 말하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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