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13화

...

JH그룹.

이 비서는 조진범이 출근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대표님, 지금 신혼 아닙니까?”

30평이 넘는 사무실 안, 커다란 유리를 통해 겨울 햇살이 쏟아져 들어와 얼룩덜룩한 금빛을 흩뿌려놓았고 책상 뒤에 앉은 조진범은 햇빛에 비쳐 신처럼 황홀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이 비서가 묻는 말에 그는 덤덤하게 답했다.

“남아공 사건은 제가 직접 맡고 싶어서요. 준비하세요, 이따가 비즈니스 점심 약속이 있습니다.”

이 비서는 일단 고개를 끄덕여 보였지만 마음속으로는 탄식을 금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사업에서 진안영의 큰언니를 만나게 될 줄은 조진범도 생각지 못했다.

진은영.

진은영은 이 바닥에서 여장부라고 불리며 세련된 옷차림에 서류 가방을 들고 새로 부임한 매부를 한참 동안 훑어보다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제가 잘못 본 건 아니죠?”

“조 대표님은 제 여동생과 신혼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오셨습니까? 혹시 젊은 아가씨를 찾으러 오셨나요?”

“아이고, 대낮에 그런 계집애가 어디 있겠습니까?”

...

그 말 속에 담긴 뜻을 조진범이 어떻게 모르겠는가?

그리고 지금은 조진범도 이미 공적인 이야기를 마쳤기에 이 비서더러 먼저 운전기사의 차를 타고 가라고 지시했다. 담뱃갑과 라이터를 차 안에 던지고 다시 진은영을 마주했을 때, 그녀는 여전히 상업 엘리트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공적인 일이나 좀 얘기합시다. 왜요, 안영이가 당신에게 불평하던가요?”

그러자 당황한 진은영이 쿨럭 헛기침했다.

“제 여동생이 불평을 할 줄 아는 애였다면 당신이랑 결혼했을까요?”

“조진범 씨, 너무 잘난 척하지 마세요.”

“그래요,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당신네 집안이 엄청난 명문 집안으로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정말 양심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세요. 제 여동생이 당신 등골이나 쪽쪽 빨아먹는 여자라고 생각하세요? 순결하고 선량하며 성품이 고상한 여인으로서 그 어느 집안이라도 충분히 사모님 자리에 앉을 수 있어요.”

“그런데 조진범 당신은?”

“당신 마음속에서 사람이 죽었잖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