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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8화

밤이 되어서야 진은영은 동생 방에 들어갔다.

진안영은 아직 자지 않고 수틀 앞에 앉아 홍백부용도를 한 땀 한 땀 수놓고 있었다. 이 작품은 국립박물관이 의뢰한 것으로, 그녀는 벌써 2년째 이 일에 매달리고 있었다.

진은영은 문 앞에 서서 조용히 진안영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에는 약이 들려 있었다.

수없이 많은 밤을 진은영은 이렇게 동생의 방문 앞에 서서 그녀가 수놓는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곤 했다. 진은영은 그녀가 속상할 때마다 수놓기에 몰두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아마 그 시간이 그녀에게는 마음의 평화를 찾는 방법일지도 모른다.

진안영이 잠깐 쉬자, 진은영은 방으로 들어갔다.

그녀는 동생의 손을 잡아 소파에 앉힌 뒤, 불빛 아래에서 동생의 맞은 얼굴을 살폈다. 부드러운 피부에는 아직도 붉은 자국이 남아 있었다...

강인한 성격의 진은영도, 눈물이 날 것 같았다.

그녀는 약을 발라주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안영아, 앞으로 내가 없을 때는 돌아오지 마. 친정집 첫인사고 전통이고 다 상관없어... 그 영감탱이가 불만 있으면 그냥 죽으라 해.”

진안영은 울먹이며 말했다.

“언니.”

진은영은 감정을 억누르고 나서 말했다.

“내가 너 복수해 줬어. 그 인간이 너 뺨 한 대 때렸으니, 나는 그의 애인 집에 가서 그년의 뺨 두 대 때려줬어. 다음에 또 널 건드리면 그가 낳은 잡놈을 없애버릴 거야.”

“난 말한 대로 하는 사람이니까 진철수는 더 이상 날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진은영은 동생을 안고 나지막이 말했다.

“안영아, 내가 너랑 엄마를 끝까지 지켜줄게.”

진안영은 멍하니 물었다.

“언니, 우리 그냥 다 포기하고 멀리 떠나볼 생각은 안 해봤어?”

방 안에는 은은한 불빛이 퍼져 있었다.

진은영은 쓴웃음을 지었다.

“진철수는 절대 놓아주지 않을 거야! 사업가들 사이에서도 그가 첩을 두고 그 자식에게 재산을 물려주려고 한다는 건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야. 그런데도 그는 우리 세 모녀가 그에게 좋은 평판을 만들어 주기를 바라고 있잖아.”

그냥 견디는 수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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