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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5화

욕실의 물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조진범은 욕실의 문을 열었고 긴 실루엣이 걸어 나왔다. 그의 샤워 가운은 절반 정도 풀어져 있었고 검은 머리카락에서는 빛이 났다. 물줄기가 굴곡이 선명한 턱에 맺혔고 가슴을 따라 튼튼한 복근까지 흘러내리다가 관능적인 치골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는 젖은 머리를 닦으며 검은 눈동자가 침대 위의 아내를 응시했다. 그녀는 밝은 빛이 습관 되지 않아 침대 머리의 빛을 어둡게 조절해 놓았는데 희미한 불빛은 그녀의 새하얀 피부에 은은한 광채를 한 겹 씌워준 듯 부드럽고 아름다웠다.

마음속의 솔직히 얘기하자면 남자의 처지에서 봤을 때 두 사람의 부부 생활은 아주 원만했다.

아내는 경국지색의 여인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몸은 매혹적이었고 그는 관계가 절정에 다다랐을 때 아내의 반응과 표정을 좋아했다. 남자에게는 결혼생활에서 성생활이 조화롭다면 그렇게 무료하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성격이 온순하고 반듯한 생활을 하고 있었기에 흠을 잡을 데가 없었다. 조진범은 젖은 머리카락을 닦은 수건을 소파에 아무렇게나 던져두고 침대를 향해 걸어가 아내의 몸 위에 덮치면서 관계를 맺었다.

하늘 땅이 가볍게 흔들리는 것을 느끼며 진안영은 살며시 눈을 감았다...

...

연말이 되기 전에 진안영은 진씨 가문의 저택에 한 번 들렀다. 차 문이 열리자 진씨 가문의 고용인이 공손하게 맞이했다.

“둘째 아가씨 오셨습니까. 사모님께서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아침에는 특별히 주방에 와서 아가씨가 좋아하는 요리를 몇 개 더하라고 당부했습니다.”

진안영이 차에서 내렸다. 기사는 여전히 유원원이었고 그는 트렁크에서 영양제를 꺼낸 다음 먼저 차를 몰고 떠났다.

진안영은 그제야 집 안으로 들어갔고 남혜란이 위층에서 뛰어 내려왔다. 작은딸을 보는 순간, 남혜란의 눈가가 붉어졌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아침부터 네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 왜 안 오나 방금까지도 외웠는데 차 소리가 들렸지 뭐니... 저녁까지 있어. 은영이가 일찍 돌아오겠대.”

남혜란은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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