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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6화

그녀도 아이를 갖고 싶었다.

진안영의 얼굴에 슬픈 빛이 비껴갔다.

그녀는 어머니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싶지 않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날 밤, 그녀는 처가에 남아 밤을 보냈기에 오후 4시쯤 조진범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에게 자신의 일정을 알려주며 특별히 덧붙였다.

“내일 아침 기사를 보내지 않아도 돼요. 우리 집 차를 타고 학교로 가면 돼요.”

JH 그룹 대표실.

조진범은 핸드폰을 붙잡고 아내와 이야기를 하며 테이블 위에 놓여진 서류를 검토했다.

그리고 서류가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사인을 마친 후 이 비서에게 건네주었다.

“복사하고 전달하세요.”

이 비서는 즉각 떠나지 않고 낮은 소리로 물었다.

“오늘 밤 회사 연말 파티가 있는데 상무님과 같이 참석합니까?”

조진범은 이미 전화를 끊고 낮게 웃었다.

“그 사람은 이미 처가로 갔어요.”

이 비서는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서류를 가지고 나갔다.

그녀가 나간 뒤 조진범은 의자에 몸을 기대고 한참 동안 앉아 있다가 서랍에 손을 뻗어 한 사진을 들어 올렸다.

그건 그와 조민희가 함께 찍은 사진이었다.

사진 속에서 그들은 앳된 모습이었고 20살 초반의 가장 좋은 나이였다.

조민희는 조진범에게 몸을 기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 사진을 조진범은 한참이나 들여다보며 마음속으로 생각했다.

오늘 진안영과 함께 파티에 참석하지 않은 건 아마도 몇 년 전 이맘때쯤 그가 조민희를 잃었기 때문일 것이다.

조진범은 조민희에게 약속한 결혼을 진안영에게 주었고 그녀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이 파티는 그녀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

사람은 참 간사했다.

그가 잃어버린 시간이 그렇게 오래 지났음에도 아직도 그리워하고 있었다.

조진범은 해가 어두워질 때까지 앉아 있었다.

저녁 7시가 되었을 때 그의 보조 비서가 들어와 웃으며 말했다.

“대표님, 파티는 8시부터 시작입니다. 지금 출발하시겠습니까?”

“가지.”

조진범은 슈트 외투를 들고 문 쪽으로 걸어 나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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