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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1화

한바탕 뜨거운 시간이 지나고 조진범은 곁에 누워 온몸이 땀에 흠뻑 젖은 채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그의 미간에는 좋은 시간을 보낸 후의 평안함이 보였다.

잠시 후, 진정된 그는 몸을 돌려 아내에게 물었다.

“방금 몸이 안 좋았어?”

진안영은 몸을 웅크린 채 그를 등지고 있었다. 그녀는 두 팔로 자신을 안고 있었고 새하얀 얇은 어깨는 살짝 떨려오기까지 했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니에요.”

조진범은 잠깐 쉬다가 체력이 회복되면 한 번 더 하고 싶어서 그녀의 어깨를 만졌지만 진안영의 반응은 달랐다.

“조금 아파요.”

진안영은 조진범이 뭐라고 물을 새도 없이 침대 시트를 끌어당기며 일어나서 화장실로 빠르게 들어갔다... 조진범은 그녀의 뒷모습을 보면서 흥미가 순식간에 뚝 떨어졌다.

부부 사이의 일도 두 사람의 마음이 맞아야 한다.

그는 눈치가 무딘 사람이 아니니 그녀가 원치 않는다는 것을 보아내지 못할 수가 없다. 하여 조진범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고 샤워 가운을 걸친 채 옆방으로 가서 샤워했다. 안방으로 돌아왔을 때 진안영은 아직도 욕실에 있었는데 아마도 일부러 그를 피하는 것 같았다...

조진범은 개운한 기분으로 침대에 기댔다. 그는 진안영을 30분 동안 기다렸지만, 아직도 샤워를 끝낼 기미가 보이지 않자 먼저 잠이 들었다.

부부는 밤새도록 말이 없었다.

이튿날 아침, 먼저 잠에서 깬 조진범은 서류를 챙기러 아래로 내려갔다. 새벽의 정원은 안개가 자욱하게 꼈고 고용인들이 청소하고 있었다. 기사도 부지런하게 아침부터 차를 닦고 있었는데 조진범을 보자 기사는 걸레질을 멈추고 인사를 건넸다.

“대표님, 좋은 아침입니다.”

조진범은 고개를 끄덕였다.

겨울날의 새벽, 짙은 회색의 코트를 입고 멋있는 분위기를 풍기는 조진범은 입에 담배를 문 채 한 손으로 차 문을 열고 들어가서 서류를 챙겼다.

기사가 웃으며 말했다.

“방금 청소할 때 서류를 발견하고 대표님께 얘기하려던 참이었어요.”

조진범은 한 손에 서류를 들고 한 손에는 담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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