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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7화

정은호는 편지를 보낸 후 매일 밥도 먹지 않고 편지를 기다렸다.

추비서가 떠난 지 이틀이나 되었다.

엄수지는 화원에서 추비서를 맞이했다.

여름 끝자락에 엄수지는 낮잠을 자고 편한 옷차림과 함께 나른한 모습으로 그를 만나러 나왔다.

엄수지의 낯빛은 꽤 괜찮아 보였다.

추비서는 그녀의 모습에 가슴이 쿵 내려앉았지만 정은호에게 결과를 들고 가야 했었기에 정신을 차리고 엄수지를 맞았다.

엄수지가 선물 박스를 열자 안에는 여러 가지 낙엽들이 깔려 있었고 금은보화도 함께 놓여 있었다.

언뜻 보아도 가격이 상당한 주얼리들이었다.

아마 수백억가량 할 것이다.

그녀는 낮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정은호가 이걸 왜 주는 거죠? 돈을 모아서 아내를 맞이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추비서는 솔직하게 얘기했다.

“제가 보기엔 대표님과 예린 씨의 혼사는 가망이 없어 보입니다.”

“그건 저랑 상관없어요. 그리고 이것도 저는 받지 않을 거예요. 그 사람이랑 인사도 하지 않을 거예요.”

엄수지의 입가에 미소가 점차 걷어졌다.

추비서는 급히 화재를 전환하며 정은호가 쓴 편지를 건네며 엄수지에게 읽어보라고 했다.

엄수지는 그 편지를 받아들었다.

[수지야, 참 오랜만이야.]

그리고 마지막 글자까지.

[정은호가.]

엄수지는 정은호의 사랑의 편지를 두 번이나 읽어보며 살짝 놀랐다.

그녀는 정은호를 사랑했었다.

그래서 오늘처럼 떨어져 있어도 이런 사랑의 편지를 읽은 후에 마음이 이상했다. 그녀도 옛일이 조금 생각났다.

좋았던 기억, 안 좋았던 기억들이 밀려와 감정이 복잡했다.

엄수지는 천천히 편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두며 추비서에게 시선을 주었다.

그녀의 눈가엔 저절로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 물건들과 편지를 그 사람에게 다시 돌려줘요. 그리고 이 말을 대신 전달해 줘요. 나는 그 사람과의 과거를 후회하지 않는 않아요. 하지만 그 사람과의 미래도 앞으론 없을 거예요.”

엄수지는 마음이 아팠지만 마지막까지 이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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