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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6화

그와 예린은 한동안 보지 못했고관계도 맺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요염한 약혼녀를 보고도 흥미가 돌지 않았고 머릿속에 온통 엄수지가 김준호의 어깨에 기댄 모습만 떠올랐다.

그는 심지어 그들이 지금 관계를 맺고 있다는 상상까지 했다.

그런 상상만 해도 정은호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예린은 샤워 가운을 몸에 두른 채 욕실에서 걸어 나왔다.

그녀는 마음이 아팠지만 정은호와 충돌이 발생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이건 여자로서의 육감이었다.

정은호의 마음속에 엄수지가 있었다.

정은호의 아내가 되고 싶다면 그녀는 참아야만 했다.

그녀는 남자가 욕망을 참지 못하는 걸 잘 알고 있었기에 좋은 향기를 풍기며 정은호의 품속으로 다가와 그의 목 언저리에 기대 키스를 퍼부었다.

정은호는 그녀의 몸짓에 피던 담배를 끊어 버리고 그녀의 샤워 가운을 벗어 던졌다. 그렇게 그들은 한순간에 달아올랐다.

예린은 얼굴이 빨개져 끊임없이 남자의 이름을 불렀다.

“은호씨, 정은호씨…”

정은호도 매우 흥분했다.

그는 눈이 벌개져 여인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 안으며 자신이 몸쪽으로 당겼다. 하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다른 여인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은호 씨, 우리 계속 부부로 살 수 있어요.”

그건 엄수지의 목소리였다.

엄수지는 그의 아내다.

정은호의 눈빛은 갑자기 빛을 잃었다.

그는 멍해진 눈빛으로 약혼녀에게도 흥미를 잃었다.

예린은 한참이나 기다려도 남자의 움직임이 느껴지지 않자 고개를 들어 멍때리는 정은호를 바라보았다.

예린은 순간 화가 치밀어 올랐다.

“은호씨, 정말 너무해요. 지금 다른 여자 생각하고 있는 거 맞죠? 하지만 그 사람은 지금 다른 사람 품에서 밤을 보내고 있어요. 그 사람은 김준호의 이름을 부르고 있다고요. 당신 이름이 아니라…”

정은호는 그녀에게 입을 닥치라고 했다.

하지만 예린은 아직도 화가 났는지 그만두지 않았다.

“김준호에게 망가질 대로 망가진 여자에게 미련이 그렇게 남아요? 정은호씨 철 좀 들어요. 제발.”

정은호는 예린의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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