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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8화

정은호가 물러난 것이다.

예린도 여자로서 정은호의 마음을 알아챌 수 있었다.

그는 예린과 모든 일을 끝맺고 엄수지와 새로운 미래를 기약하고 싶은 것이다. 예린이는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당신은 그 사람을 그리워하는데 그 사람은 다른 쪽을 바라보네요. 당신이 아무리 재결합하고 싶다 해도 그 사람의 의사도 고려해야죠. 그 사람이 연하를 포기하고 당신 같은 중년 남성에게 돌아갈까요? 도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당신한테 돌아간다고 믿는 거죠?”

예린은 통쾌하게 속마음을 다 내비쳤다.

그녀의 말에 정은호는 낯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죽일 듯이 예린을 노려보았다.

지금 두 사람의 모습은 사랑했었던 애인의 모습이 결코 아니었다.

한참 후 정은호는 불빛을 쳐다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예린아, 이미 이렇게까지 됐으니 너한테도 숨기지 않을게. 우리 여기까지만 하자. 수지랑 잘되지 않는다 해도 너랑 너와 나는 아니야. 당연히 너한테도 적절한 피해 보상은 줄 거야. 집을 줄까 아니면 현금을 줄까? 네가 골라.”

정은호의 옆으로 베개 하나가 던져졌다.

예린은 여자 연예인의 이미지를 다 던져버리고 울부짖었다.

“정은호, 이 개자식! 나한테 프로포즈 했을 때 어떻게 말했어? 당신이랑 엄수지는 애초에 사랑은 없었다고 했었잖아. 내가 진짜 사랑이라며! 일 년밖에 안 지났는데 지금은 사랑하지 않는 거야?”

그녀는 점점 더 크게 울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은호는 이미 마음을 굳게 먹었기에 그 모습이 결코 불쌍해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녀를 다독이지 않고 그녀가 울게 내버려두었다.

한 면으로는 죄책감이 들기도 했지만 다른 한 면으로는 몸이 많이 허약했기에 위로할 힘도 없었다.

예린이 다 울 때까지 기다리고 나서야 정은호는 그녀에게 열 자릿수의 수표를 던져 이로써 그들의 마지막을 기약했다.

정은호가 던진 수표에 예린은 화가나 입술이 부들부들 떨렸다.

화가 머리끝까지 나던 그녀였지만 그 수표는 받아들였다.

그리고 독한 말도 함께 그에게 남겼다.

“정은호 씨, 우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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