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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3화

김준호가 목소리를 낮추었다.

“지금 당신을 찾으러 가고 싶은데 괜찮겠어요?”

늦은 밤이었기에 당돌한 것은 맞았다.

하지만 김준호는 엄수지가 혼자 우는 것을 내버려 둘 수 없었다.

엄수지는 여전히 화장실 바닥에 앉아 있었다. 가장 연약할 때 이렇게 포근한 말을 들으면 설렐 수밖에 없다. 하여 그녀는 별생각 없이 바로 수긍했다.

김준호는 즉시 차 키를 가지고 아파트 밖으로 나가면서 말을 건넸다.

“전화 끊지 마요. 계속 곁에 있어 줄게요.”

그녀의 집으로 가는 길에 김준호는 매우 빠른 속도로 운전했다.

초여름의 밤바람이 얼굴을 스치는데 사랑의 향기였다.

30분 후, 검은색 랜드로버 한 대가 천천히 대문에 들어섰고 차체는 밖에 있는 검은색 벤틀리와 스쳐 지나갔다. 김준호는 정은호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정은호는 그를 보았다.

한없이 고요한 깊은 밤, 운전석에 앉아 담배를 피우던 정은호는 작은 양옥에 불빛이 켜지고 젊은 남자가 방으로 들어와 그녀와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

정은호는 그렇게 가만히 보고만 있었다.

차 안에 앉아 있었지만 흰 셔츠가 밤바람에 하염없이 흩날렸다...

정은호는 마침내 김준호가 그를 대체하고 엄수지의 생활에 개입하였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엄수지는 분명 그의 아내이다.

이혼할 때, 쿨하게 손을 놓긴 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줄곧 그녀가 돌아설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음력 정월 이튿날, 엄수지가 초대장을 써서 그를 초청했을 때도 그는 속으로 분명히 기뻐하면서도 그녀의 초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은호는 엄수지처럼 서른이 넘은 이혼녀에게 그보다 더 나은 선택이 없으리라 생각했다.

정은호가 재혼하더라도 엄수지는 항상 그 자리에서 그를 기다려 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모두 그의 착각이었다.

엄수지도 정말 포기하고 다시 새로운 감정을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되었다.

눈가에서 통증이 밀려왔다.

눈시울도 서서히 붉어졌다...

...

정은호는 마음속으로 뼈저리게 후회했다.

하지만 그는 이미 박예린과 혼약을 발표했고 게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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