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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9화 일부러 충돌하다

폭풍우가 말도 없이 닥쳐왔다. 서울 외곽을 벗어나자마자 큰비가 억수같이 쏟아졌다. 비가 올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

“헐, 이건 너무 세게 오는데?”

도혜선은 조심스럽게 차를 몰며 목을 길게 빼고 앞길을 보았지만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와이퍼가 쉴 새 없이 움직였지만 비가 어찌나 많이 오는지 전혀 소용이 없었다.

“좀 안전한 곳에 차를 세우고 기다리자. 이런 비는 오래 오지 않을 거야!”

나는 도혜선에게 건의하면서 목을 길게 빼고 밖을 내다봤는데 왜인지 눈꺼풀이 자꾸만 뛰어서 짜증 났다.

”지금 우리 위치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산사태야. 게다가 얼마나 더 내릴지 누가 알겠어. 날씨가 아직도 이렇게 심각하니 나는 점점 더 거세질까 봐 무서워. 산사태까지 생기면 더 위험하지 않을까?”

도혜선은 저도 모르게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려 언덕을 바라보았다.

“안 돼. 계속 가자. 이 산길을 벗어나면 안전할 거야.”

도혜선이 이렇게 말하자 나도 걱정되었다. 이 구간에서는 산사태가 자주 발생했다.

길에서 다른 차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도혜선이 차를 몰고 있는 동안 우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갑자기 전화가 울려서 주머니에서 꺼냈는데 배현우였다. 보아하니 걱정되어 연락한 것 같다.

전화를 받자 배현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디까지 갔어요? 길은 괜찮아요?”

“지금 가는 길인데 서지 못하고 천천히 운전하고 있어요. 그래도 걱정하지 마요. 금방 서울대교에 도착해요.”

나는 배현우에게 우리 위치를 구체적으로 얘기했다.

주위에 오른쪽은 산, 왼쪽은 급경사로 지난번 콩이가 납치된 장소가 한눈에 들어왔다.

다리를 건넌 후 3-4km 정도 가서 삼거리에 이르면 길이 더 나아진다. 이 구간을 벗어나면 상대적으로 안전하기도 하다.

배현우는 전화로 나에게 말했다.

“서두르지 말아요...”

'쾅' 하는 큰 소리와 함께 우리 차가 앞으로 한 번 갑자기 들썩였다. 내 손에 들려있던 전화기가 굴러떨어졌고 도혜선은 비명을 질렀다.

차가 심하게 흔들린 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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