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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화 핑계

우리 두 사람 모두 깜짝 놀랐다. 신호연의 눈은 갑자기 움츠러들었고, 나의 눈은 점점 더 날카로워졌다. 나는 공격적으로 그를 바라보며 의심할 여지없이 말했다.

“받아!”

신호연의 몸은 굳어지더니 그 자리에 뻣뻣하게 서 있었다.

“신호연, 양심이라는 게 있다면 내 앞에서 전화받아! 마지막 기회야!”

나는 울고 있는 콩이를 꼭 껴안고,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말했다.

“세상 모든 남자들이 배신해도 당신은 아닐 줄 알았어. 당신이 날 저버린 거야.”

난 마침내 마주하고 싶지 않은 말을 내뱉었다. 우리 둘 사이에 배신이라는 단어가 생길 줄은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말을 마친 나는 눈물이 비 오듯 쏟아졌고, 콩이의 엉엉 소리와 함께 어우러져 끝없는 슬픔과 절망에 빠졌다.

신호연은 나의 협박에 천천히 휴대전화를 꺼냈다. 벨 소리는 더욱 맑게 울려 현재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았다.

나는 신호연을 쳐다보고, 신호연은 제자리에 서서 어쩔 줄 몰라 하며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주먹을 움켜쥐고 어금니를 꽉 깨물고 명령했다.

“받아!”

신호연은 휴대전화를 힐끗 쳐다보더니 말했다.

“연아야!”

“받아”!

누구든 그에게 추호의 기회도 주고 싶지 않았다.

그는 잠시 망설였지만 나의 굳건한 표정을 보고는 하는 수 없이 전화를 받고 서둘러 말했다.

“연아야, 나 언니랑 얘기 중이니까 할 말 있으면 내일 해.”

“그래, 그럼 내일 다시 전화할게!”

전화기 너머에서 신연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신호연은 억울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예상치 못한 결과에 나는 멍해졌다. 콩이가 엄마를 외치며 우는소리에 더 이상 캐묻기 곤란했다. 나는 콩이를 안고 방으로 가서 문을 세게 닫았다.

“여보, 여보.”

문이 닫히는 순간,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분명 그의 가면을 찢을 수 있었는데, 거의 다 왔는데. 관건적인 순간에 일이 그르친 건 분명 신연아가 오빠를 감싸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신연아는 충분히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신연아와 나는 절대 화목하게 지낼 수 없는 존재이다.

지금의 신호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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