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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3화

“도련님이 일 년 내내 시계를 차고 다니는 건, 좋아서가 아니라 손목의 상처를 가리기 위해서예요.”

경주의 아내였던 아람은 그 흉터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저 군대에서 생긴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했다. 그 상처 뒤에 아픈 과거가 숨겨져 있을 줄은 몰랐다.

“김은주가 그렇게 악독하고 이기적이고 허영심이 많은 여자인데, 도련님이 왜 곁을 지키며 헤어지지 않는지 알고 싶을 거예요. 그건 도련님이 너무 감상적이고 단순하여서예요. 김은주외에 다른 여자를 만난적도 없어요. 그 당시 자살 시도를 할 때, 김은주가 먼저 발견하여 도련님을 구했어요. 김은주가 아니었다면 도련님은 죽었을 거예요.”

오정숙은 아픈 눈을 비볐다.

“뿐만 아니라 도련님이 어렸을 때 사상아라고 불려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어요. 아무도 도련님에게 다가가려하지 않았고, 김은주만 곁에 있어줬어요. 그렇게 어린 아이가 어떻게 어른처럼 배려심이 있고 성숙한지 궁금했는데. 허, 알고보니 진주가 뒤에서 시킨 거였어요. 어머니가 진주 그 년에게 살해당했는데, 원수의 조카에게 조종당했어요. 우리 도련님이 왜 이렇게 비참해요!”

말을 하며 오정숙은 대성통곡을 했다. 아람도 멍해졌다.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온몸이 찌릿했고, 큰 충격에 말을 하지 못했다. 김은주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경주가 왜 김은주를 꼭 잡고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당시 순진한 경주는 김은주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줄 알았다. 생명의 은인이자 자신을 구원한 한줄기 빛이었다.

‘그래서 내가 눈에 없었네. 나라도 그럴 것 같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련님은 회개했어요. 이미 김은주를 완전히 내려놓았어요.”

오정숙은 아람의 붉어진 눈을 보며 가볍게 말했다.

“그날 한무가 관해 정원에 도련님의 물건을 가져올 때 저를 만났었어요. 사모님이 도련님의 별장의 일을 알았다고 화나셨다고 했어요. 도련님의 마음에 김은주가 있는 것 같아 그 별장을 남겨두었다고 오해했다고 했어요.”

“아줌마, 저.”

아람은 씁쓸해하며 눈빛이 어두워졌다.

“한무 그 아이는 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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