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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1화

아람은 눈을 내리깔고 경주의 불타는 손을 떼어냈다.

“먼저 문부터 열어.”

말을 하며 경주를 지나쳤다. 경주는 아람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고, 화가 난 것 같았다. 아람은 현관까지 달려가 문을 열었다.

“아줌마!”

“사모님!”

짐을 들고 있는 오정숙은 짐을 바닥에 버리고 아람을 반갑게 끌어안았다.

“사모님, 너무 보고 싶었어요!”

50대에 접어든 오정숙은 어린아이처럼 울었다.

“저도 너무 보고 싶었어요. 아줌마가 안색이 좋은 걸 보니 안심이 되요.”

아람도 울컥하며 오정숙을 위로해 주었다. 경주도 따라왔다. 오정숙을 보니 깜짝 놀랐다. 오정숙을 부른 사람이 바로 아람이라는 걸 눈치챘다.

“아줌마, 신 사장님이 요즘 몸이 좋지 않아요. 제가 너무 바빠서 돌봐주지 못해요. 아줌마, 부탁드릴게요.”

아람은 다정하게 얘기했다.

“그럼요! 우리 도련님을 맡아주셔서 정말, 저.”

오정숙을 말을 하면서 다시 울기 직전이었다. 죽어도 아쉬움이 없는 것 같았다.

이 말을 듣자 경주는 마음이 무거웠다. 아람은 다른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없고 남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한다는 걸 경주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오정숙을 관해 정원에서 모셔온 건 경주와 같이 있기 싫어서이기 때문이다.

싫지만 쫓아내지 못하여 친한 사람을 불러 어색함을 피할 수 있었다. 이 생각을 하자 경주는 주먹을 움켜쥐며 가슴이 답답했다.

‘어젯밤까지 좋았잖아. 왜 오늘은 마치 어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해?’

이런 느낌이 너무 괴롭고 질식할 것 같았다. 오정숙은 여유를 부리지 않았다. 한밤중에 아람에게 빨래를 해주고 거실을 청소하고 요리까지 하려 했다. 아무리 말려도 자이로 스코프처럼 멈추지 않았다.

식사를 마친 후 아람이 설거지를 하고 싶었지만 경주는 억지로 설거지를 하겠다고 했다.

“아이고, 도련님. 장난해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있어요? 놔요. 제가 할게요!”

오정숙은 서둘러 말렸다.

“괜찮아요. 어렸을 때 자주 했었어요.”

경주는 장갑을 끼고 아무렇지 않게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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