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안 돼?”경주는 눈을 감고 허스키한 목소리로 물었다.“미래의 아내와 사랑을 나누어도 안 돼?”“모두 성인이니 서로 사랑하는 건 잘못된 게 아니야. 하지만, 안전조치는 했어?”“안전조치?”경주는 살짝 놀랐다.“콘돔은 꼈어? 저번에는?”남자들이라 유희도 부끄러워할 것이 없었다. 경주가 항상 싸우고 있어 남녀 관계에서 유일한 경험은 아람이라 하얀 종이와 마찬가지이다.‘지난번.’경주는 솔직히 대답했다.“아니, 지난번에 내 상태를 봤잖아. 생각도 못 했어.”“이번에는?”“밖에.”“수십 억명이 활발하면 밖에 해도 소용없어. 여전히 임신할 가능성이 있어.”유희는 경주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고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친구야, 다음에는 껴. 이제 막 화해했는데, 조심해야지. 정말 사랑한다면 혼전임신은 하지 마. 구만복의 딸이고 온갖 사랑을 받는 아가씨인데, 더 아껴야 해. 전남편과 혼전임신을 했다는 소문이 좋지 않아. 여자의 평판이 무엇보다도 중요해.”“유희야.”경주는 진주한 눈빛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 눈가에는 촉촉한 눈물이 고이며 또박또박 말했다.“만약 아람이 임신을 했다면, 내가 책임을 지지 않을 것 같아? 난 평생 아람밖에 없어. 나랑 결혼하든 안 하든 여전히 내 여자고 내 아내야. 임신하면 구씨 가문에 가서 청혼할 거야. 결혼식을 성대하게 할 거야. 예전에 주지 못한 것을 이번에 모두 실현할 거야.”“멀리도 생각하네. 아람이 너한테 한 번 더 시집을 간다고 했어?”임신 얘기가 나오자 유희는 다시 입을 열었다.“친구야, 나중에 내가 효정과 결혼하면 다섯명을 낳게 할 계획이야. 너와 아람은 몇 명을 가질 계획이야? 둘이 합치면 나라 하나 살 수 있는데, 구만복처럼 일곱이나 여덟을 낳아서 왕위를 물려받을 계획이 아니야?”“아람이 원한다면 난 상관없어.”경주의 눈빛은 미래에 대한 그리움으로 가득 차 있었다.“아이를 좋아해? 난 너무 좋아. 아이를 꿈꿀 만큼 좋아.”유희는 효정과 함께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공원에서 노는 장면을 상
구윤은 속 썩이는 아람 때문에 온갖 걱정을 하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달려가 아람에게 상처를 준 경주를 때리고 싶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백신우가 말렸다.“형, 됐어. 지금 가도 무슨 소용이 있어? 하룻밤이 지났다. 애들도 아닌데 일어날 일들을 막을 수 있을 것 같아?”“무슨 말이야?”구윤은 충격적인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그들이 사귀는 걸 응원해?”“적어도 아람과 윤유성이 사귀는 건 싫어.”백신우는 솔직하게 말했다.“그렇다고 해도 아람에게 남은 사람을 선택하라는 거잖아. 신경주와 윤유성은 모두 아람에게 좋은 남자가 아니야.”구윤은 답답한 듯 고개를 흔들었다.“하지만 신경주는 아람에게 진심이야. 예전에 나쁜 짓을 많이 했어도 회개하고 있어. 몇 번이고 목숨을 걸면서 아람에게 준 상처를 만회하고 있어. 하지만 윤유성 그 자식을 많이 접촉한 건 아니지만 눈에 보여. 아람에게 목적이 있어. 구회장도 차갑게 대했었어. 요즘 윤유성의 대한 태도가 급격히 바꾸었는데, 그 자식이 몰래 수작을 부리지 않은 것 같아?”백신우는 집안 일에 거의 간섭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문제는 아람의 평생 행복과 관련되어 무시할 수 없었다. 구윤은 눈썹을 찌푸리고 생각에 잠겼다.‘이 신우가 평소에는 엉뚱해 보이는데, 중요한 순간에는 통찰력이 좋네.’“네 말대로 나도 의심한 적이 있어. 나중에 조사해 보니, 아버지와 세 사모님이 귀국한 날 밤, 윤유성과 함께 병원에 왔어. 하지만 아버지만 올라오셨고 윤유성은 일부로 피한 것 같아. 그리고 그날 아버지가 갑자기 아람과 윤유성의 혼인을 추진하겠다고 했어. 나와 진이가 반대했지만 아버지는 결심하셨어.”“안 돼, 난 이 결혼에 동의하지 않아!”백신우는 눈썹을 찌푸렸다. 화난 마음에 맨손으로 유리잔을 깨버렸다. 구윤은 눈을 깜빡이며 유리 파편이 자신에게 튈까 봐 몸을 뒤로 피했다.“구 회장이 아람을 윤유성에게 시집보내면, 윤유성을 죽이지 못하더라도 후손을 끓어 버릴 거야!”바로 이때, 서재의 문이 열렸다. 유지운이 갑자기 쟁
백신우는 담배를 치우고 당당하게 일어섰다. 아무렇지 않게 그릇을 들고 한 모금 들이켰다.“쯧, 너무 싱거워.”유지운은 백신우를 노려보며 테이블을 들어 올리기 직전이다.‘구만복처럼 위대한 인물이 낳은 자식들은 모두 대단하던데, 왜 백신우는 이렇게 이상한 거야?’백신우는 하품을 하며 서재를 떠났다. 구윤과 유지운만 남았다. 분위기는 갑자기 고요해지며 서서히 미묘한 숨결을 뿜어냈다. 구윤은 고개를 들어 유지운을 쳐다보지도 않았다. 완전히 위대한 미녀를 공기처럼 대했다.그런 무시는 유지운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왔지만 구윤이 밀당하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그날 밤 이후 더 이상 관심을 끌 수 없었다. 구윤은 최근 몇 년 동안 과로로 시력도 예전만큼 좋지 않아 렌즈를 착용하고 다닌다. 하지만 서재에서 문서나 책을 보려고 안경을 준비해 놓았다. 이때 잘생기고 반듯한 구윤이 안경 케이스에서 안경을 꺼내 우아하게 꼈다. 원래 잘생기고 이목구비가 뚜렷했는데, 안경을 끼니 마치 해외에서 돌아온 귀공자처럼 우아해 보였다.유지운은 숨이 떨리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마른침을 삼키며 저도 모르게 구윤을 향해 걸어갔다. 업무에 집중하던 구윤은 갑자기 의자가 돌아가는 것을 느꼈다. 눈이 마주쳤다. 유지운은 팔로 테이블을 잡고 구윤을 훤칠하고 뜨거운 몸아래에 가두었다.“유지운 씨, 지금 뭐 하려는 거야?”구윤은 잘생긴 얼굴을 들고 바라보았다.“사촌 형, 안경을 낀 모습이 너무 유혹적이라고 말한 사람이 없었어?”유지운은 눈시울을 붉히며 건방기에 왼쪽 다리를 들고 구윤을 허벅지에 올려 문질렀다. 구윤은 눈썹을 찌푸리며 숨이 잠시 가라앉았다. 극도로 절제된 구윤은 시선을 천천히 아래로 내려 유지운의 파란 셔츠 사이에 들어난 하얀 가슴과 쇄골에 놓였다.그날 밤 입술이 얽혀있었다. 구윤은 유지운의 옷을 찢고 허리를 꽉 쥐고 몸에 파묻혀 입술과 목, 쇄골에 미친 듯이 키스했다. 구윤은 술에 취했지만 쇄골에 매우 매료되었다는 것이 기억났다. 이 일은 전 애
쾅-유지운의 등이 책꽂이에 세게 부딪혀 책들이 떨어졌다. 그중 하나가 머리를 내리쳐 달팽이관에서 윙윙거릴 정도로 아팠다.“음, 구윤! 뭐 하는 거야?”“내가 말했는데 네가 듣지 않았어.”구윤은 유지운이 다친 것을 보자 가슴이 떨렸다. 하지만 곧 안색을 돌렸다.“유지운, 내 동생이 너에게 부탁을 했다고 해서 나한테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그날 밤 일은 여기서 끝내. 얌전히 있으면 우린 여전히 친척이야. 또다시 이런 짓을 하면 다음에는 어떻게 할지 나도 몰라.”구윤은 성격이 좋은 사람이 아니다. 구씨 가문 중에서 성질이 가장 나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10년 전에 남자가 이런 식으로 덤벼들었다면 이미 손을 끊어버렸을 것이다.“구윤. 그래서 그날 밤 나한테 한 짓을 인정하지 않는 거야?”유지운은 주먹을 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우리가 안고 키스하고, 그리고 또 뭐했어?”구윤은 천천히 의자를 돌리고 안경을 벗으며 섹시한 입을 올렸다.“이미 끝났어. 유지운, 그날 밤의 일은 너도 잘 알잖아. 네가 주동적이지 않았더라면 아무일도 없었어.”“하지만 방금처럼 날 거절할 수 있었잖아. 구윤, 넌 거절하지 않았어!”유지운은 화를 내며 구윤을 노려보았고, 그 모습이 화난 예쁜 여우같았다.“그래서 넌 날 좋아하는 거야. 나한테 느낌이 있어. 네 성격으로 내가 알몸으로 있어도 넌 날 받아주지 않았을 거야!”“유지운, 내가 널 조사해 봤어. M 국에서의 연애사가 재밌더라. M 국의 게이 바닥에서 잘놀았고, 너와 관계를 가진 남자들이 부지기수야.”“구윤.”유지운은 깜짝 놀랐다. 마치 알몸으로 서 있는 것 같았다.“그 남자들과 잤을 때 정말 좋아했었어?”유지운은 가슴이 내려앉았다.‘좋아해? 진심으로 좋아한 적이 있어? 그들은 그저 원나잇 파트너야. 그저 외로워서 함께할 사람을 찾고 싶었을 뿐이야.’“마음속에 이미 답이 있을 거야. 너에게 대한 나의 감정도 네 마음속의 답과 똑같아.”구윤은 냉정하게 말했다.“모두 성인이잖아. 그
유민지는 걱정했다.“윤아, 그날은 꼭 따라와야 해. 무슨 일이 있어도 아람을 지켜야 해. 누구에게도 괴롭힘을 당하게 할 수 없어!”“당연하죠. 이모, 알려줘서 고마워요.”구윤이 떠난 후 유민지는 서재에 들어갔다.“지운아, 방금 무슨 일이 있었어? 윤이와 싸웠어?”유지운은 쭈그리고 앉아 떨어진 책ㄷ를을 하나씩 집어들며 유지민을 등지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니요, 아무것도 아니에요.”“거짓말하지 마. 소리가 커서 밖에서도 들렸어. 하지만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리지는 않았어.”유민지는 화를 내며 비난했다.“윤이의 성격이 얼마나 좋아. 몇 년 동안 화내는 모습을 본 적이 없어. 여기 온 지 며칠 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화나게 했어? 다 네 잘못이야.”이 말을 듣자 유지운은 화가 났다.“무슨 내 잘못이야? 구윤이 나한테 미안한 짓을 했어!”“유지운, 헛소리하지 마. 몇 년 동안 상관하지 않았더니, 점점 건방져?”“구씨 가문에서 오래 살고 싶으면 구씨 가문의 사람들과 잘 지내야 해. 하지만 난 금방 떠날 거야. 그들에게 아부할 필요가 없어!”이 말을 하고 유지운은 말이 너무 심했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유지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씁쓸했다. 분위기는 갑자기 어색해졌다. 유지운은 부끄러움에 입술을 오물거리며 얘기를 하려하자 유민지가 먼저 입을 열었다.“지운아, 미안해. 내가 창피한 거 알아. 유씨 가문의 체면을 잃게 했어. 난 유씨 가문의 흑역사야.”“아니, 고모. 그런 뜻이 아니에요.”“알아. 난 어른이 될 자격이 없어. 널 지적할 자격은 더더욱 없어. 이번에 돌아와서 너무 기뻤어. 앞으로 몸 잘 챙겨.”말을 마치자 유지문은 고개를 숙이고 방에서 떠났다.“고모!”유지운은 죄책감이 느껴져 쫒아가려 했지만 그제야 눈치챘다. 책이 떨어져 비어진 책쫒이에 숨겨진 칸이 있었다. 책으로 덮어두면 전혀 발견할 수 없다. 유지운은 깜짝 놀라 손을 집어넣고 두드렸더니 비어 있었다. 입술을 다물고 강한 호기심이 솟구쳤다....유희와 한무
아람은 눈을 내리깔고 경주의 불타는 손을 떼어냈다.“먼저 문부터 열어.”말을 하며 경주를 지나쳤다. 경주는 아람이 기분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분명히 느꼈고, 화가 난 것 같았다. 아람은 현관까지 달려가 문을 열었다.“아줌마!”“사모님!”짐을 들고 있는 오정숙은 짐을 바닥에 버리고 아람을 반갑게 끌어안았다.“사모님, 너무 보고 싶었어요!”50대에 접어든 오정숙은 어린아이처럼 울었다.“저도 너무 보고 싶었어요. 아줌마가 안색이 좋은 걸 보니 안심이 되요.”아람도 울컥하며 오정숙을 위로해 주었다. 경주도 따라왔다. 오정숙을 보니 깜짝 놀랐다. 오정숙을 부른 사람이 바로 아람이라는 걸 눈치챘다.“아줌마, 신 사장님이 요즘 몸이 좋지 않아요. 제가 너무 바빠서 돌봐주지 못해요. 아줌마, 부탁드릴게요.”아람은 다정하게 얘기했다.“그럼요! 우리 도련님을 맡아주셔서 정말, 저.”오정숙을 말을 하면서 다시 울기 직전이었다. 죽어도 아쉬움이 없는 것 같았다. 이 말을 듣자 경주는 마음이 무거웠다. 아람은 다른 사람의 보살핌이 필요없고 남에게 폐를 끼치기 싫어한다는 걸 경주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오정숙을 관해 정원에서 모셔온 건 경주와 같이 있기 싫어서이기 때문이다. 싫지만 쫓아내지 못하여 친한 사람을 불러 어색함을 피할 수 있었다. 이 생각을 하자 경주는 주먹을 움켜쥐며 가슴이 답답했다.‘어젯밤까지 좋았잖아. 왜 오늘은 마치 어제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행동해?’이런 느낌이 너무 괴롭고 질식할 것 같았다. 오정숙은 여유를 부리지 않았다. 한밤중에 아람에게 빨래를 해주고 거실을 청소하고 요리까지 하려 했다. 아무리 말려도 자이로 스코프처럼 멈추지 않았다. 식사를 마친 후 아람이 설거지를 하고 싶었지만 경주는 억지로 설거지를 하겠다고 했다.“아이고, 도련님. 장난해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 이런 일을 해본 적이 있어요? 놔요. 제가 할게요!”오정숙은 서둘러 말렸다.“괜찮아요. 어렸을 때 자주 했었어요.”경주는 장갑을 끼고 아무렇지 않게 말
샤워를 한 후 아람은 스킨케어를 마치고 침대에 엎드려 한숨을 내쉬었다. 예전 같았으면 경주 때문에 속상해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오빠들과 쿨하게 술을 마시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아침에 경주와 유희의 말을 들은 후 슬픔 일이 생각나 기분이 없었다.심지어 경주의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았다. 아이를 잃은 건 경주의 탓이 아니라는 걸 알지만 마음속으로는 이 상처를 지울 수 없었다. 말하지 않는다고해서 잊은 건 아니다.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아람은 경주가 또 온 줄 알고 눈을 감고 무시하고 싶어 이불로 머리를 가렸다.“사모님, 저예요. 주무세요? 우유 한 잔 데워 놓았으니 안 주무시면 마실래요?”오정숙이었다. 목소리는 익숙한 따뜻함과 친밀감이 느껴졌다. 문을 열자 오정숙이 우유를 들고 웃으며 아람의 앞에 섰다. 아람은 무의식적으로 좌우를 살폈다.“도련님은 없어요. 저만 왔어요.”오정숙은 바로 눈치챘다. 아람은 부끄러운 마음에 입술을 오물거리며 오정숙을 들어오라고 했다. 두 사람은 모녀처럼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정숙은 아람의 근황을 진심으로 걱정하여 아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 아람이 우유를 다 마시자 오정숙은 만족하는 듯 웃으며 손을 잡고 소파에 앉았다.“사모님, 도련님이 많은 일들을 저한테 알려줬어요.”아람은 깜짝 놀랐다.“예전에 진주가 신 사모님을 죽이려고 한 일까지요?”오정숙은 깜짝 놀랐다. 아람의 손을 꽉 잡고 손바닥에 식은땀이 났다.“정말, 정말 진주가 한 짓이에요?”경주는 이 중요한 일을 오정숙에게 알려주지 않았다는 걸 아람은 눈치챘다. 석불리 말해 마음이 불편했다.“어휴, 어휴!”오정숙은 한숨을 내쉬며 눈시울을 붉혔다.“사실 전부터 의심했었어요. 진주 말고는 사모님에게 손을 댈 사람은 없어요. 김은주와 신효린은 어렸는데, 어떻게 사람을 죽이겠어요?”아람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아이라고 나쁜 짓을 못하나?’예전의 김은주와 신효린은 진주처럼 악독하게 판을 짤 능력은 없었지만 소문을 퍼뜨려 우울증을 걸린 정서연을 더욱 고통스
“도련님이 일 년 내내 시계를 차고 다니는 건, 좋아서가 아니라 손목의 상처를 가리기 위해서예요.”경주의 아내였던 아람은 그 흉터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저 군대에서 생긴 영광의 상처라고 생각했다. 그 상처 뒤에 아픈 과거가 숨겨져 있을 줄은 몰랐다.“김은주가 그렇게 악독하고 이기적이고 허영심이 많은 여자인데, 도련님이 왜 곁을 지키며 헤어지지 않는지 알고 싶을 거예요. 그건 도련님이 너무 감상적이고 단순하여서예요. 김은주외에 다른 여자를 만난적도 없어요. 그 당시 자살 시도를 할 때, 김은주가 먼저 발견하여 도련님을 구했어요. 김은주가 아니었다면 도련님은 죽었을 거예요.”오정숙은 아픈 눈을 비볐다.“뿐만 아니라 도련님이 어렸을 때 사상아라고 불려 학교에서 왕따를 당했어요. 아무도 도련님에게 다가가려하지 않았고, 김은주만 곁에 있어줬어요. 그렇게 어린 아이가 어떻게 어른처럼 배려심이 있고 성숙한지 궁금했는데. 허, 알고보니 진주가 뒤에서 시킨 거였어요. 어머니가 진주 그 년에게 살해당했는데, 원수의 조카에게 조종당했어요. 우리 도련님이 왜 이렇게 비참해요!”말을 하며 오정숙은 대성통곡을 했다. 아람도 멍해졌다.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온몸이 찌릿했고, 큰 충격에 말을 하지 못했다. 김은주가 너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경주가 왜 김은주를 꼭 잡고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그당시 순진한 경주는 김은주가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줄 알았다. 생명의 은인이자 자신을 구원한 한줄기 빛이었다.‘그래서 내가 눈에 없었네. 나라도 그럴 것 같아.’“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련님은 회개했어요. 이미 김은주를 완전히 내려놓았어요.”오정숙은 아람의 붉어진 눈을 보며 가볍게 말했다.“그날 한무가 관해 정원에 도련님의 물건을 가져올 때 저를 만났었어요. 사모님이 도련님의 별장의 일을 알았다고 화나셨다고 했어요. 도련님의 마음에 김은주가 있는 것 같아 그 별장을 남겨두었다고 오해했다고 했어요.”“아줌마, 저.”아람은 씁쓸해하며 눈빛이 어두워졌다.“한무 그 아이는 평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