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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0화

프라이팬에 뜨거운 김이 올라오자 경주는 손을 들어 뺨에 맺힌 딸을 닦으며 한숨을 쉬었다.

“또 탔네.”

그제야 아람은 옆의 쓰레기통에 계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

“풋, 바보야. 불이 너무 커. 기름 온도가 너무 높아. 닭장의 닭도 모자라겠어.”

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돌아서자 아람의 눈과 마주쳤다.

“나 때문에 깼어?”

경주는 긴장하며 물었다.

“아니, 자연스럽게 일어났어. 늦잠자는 버릇이 없어.”

아람은 쓰레기통을 가리키며 비웃었다.

“수해가 이 장면을 못 봐서 다행이네. 음식 낭비하는 걸 제일 싫어해. 아마 주워서 다 먹게 만들었을 거야.”

“군대에 있을 때도 낭비하지 말라고 했어. 충분히 주워 먹을 수 있어.”

경주는 담담하게 말했다.

‘해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닌데.’

아람은 경주가 1차원적이어서 정말 할 수 있다는 걸 알아 손을 흔들었다.

“농담이야. 신 사장님, 먹지 마. 그럴 필요없어.”

“요리를 과소 평가했어. 아줌마가 만들 때 쉬운 줄 알았어. 직접 해보고 나서야 극복할 수 없는 기술적 장벽이라는 걸 알았어.”

경주는 지저분한 부엌을 바라보며 미안했다.

“예전에 네가 밥을 해줄 때도 엄청 힘들고 신경을 많이 썼을 건데.”

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마음이 복잡했다.

“네가 일어나면 내가 만든 아침을 먹여주고 싶었어. 지금보니 한무에게 사오라고 해야겠어.”

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아람아, 미안해. 연습할 시간을 줘. 잘 할 수 있어.”

아람은 한눈에 경주의 마음을 꿰뚫어보았다. 결혼한 지 3년 동안 경주는 단 한 번도 부엌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 오정식은 경주가 아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기름 냄새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런 냄새는 경주가 어린 시절 정서연과 빈민가에 살고 있는 것을 떠오르게 한다. 살고 있는 집 곁에는 모두 작은 식당이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침대에 누워 기름 냄새를 맡았다. 아무리 열심히 옷을 씻어도 기름냄새는 빠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경주는 아람을 위해 요리를 하고 예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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