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순간, 경주는 처음으로 허영심이 생겨 갑자기 유희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고 싶었다.‘누가 너만 올 수 있다고 했어, 봐, 나도 왔어!’“신경주, 뭘 둘러보고 있는 거야?”아람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방금 네 눈빛이 도둑놈 같았어.”“미안.”경주는 실례를 한 것 같아 시선을 거두었다.“2층 왼쪽 마지막 방을 제외하고 마음대로 골라. 부엌 냉장고에 수해가 남긴 재료가 있어. 먹고 싶으면 혼자 해서 먹어. 여기 셰프가 없어.”아람은 담담하게 말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왜 저 방에 들어가면 안 돼?”경주는 어리석게 물었다.“거긴 내 방이니까.”아람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웃는 듯 경주를 돌아보았다.“걱정 마. 난 비밀이 없어, 잊을 수 없는 옛애인도 없어. 내 방을 구경하고 싶으면 봐도 돼.”아람은 또다시 이상하게 얘기했다. 경주가 서재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옛 사진을 생각하자 가슴이 아파났다. 여전히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일부러 경주를 향해 비아냥거렸다.아람은 신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다. 아람도 삐지고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동시에 경주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아람이 별장의 일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함께 있는 건 복수만을 위한 거라면 아람이 그 얘기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 얘기를 꺼내는 건 신경이 쓰이고 경주의 과거, 그리고 경주도 신경 쓴다는 것이다.“편하게 있어. 난 올라갈게.”아람의 목소리는 우울해졌다.“빨리 마음을 가다듬었으면 좋겠어. 우리의 협력이 곧 시작돼.”“아람에. 그 별장은 이미 팔았어. 엄마의 사진을 제외한 모든 것을 버렸어.”경주의 가슴이 바위에 눌린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었다. 아람은 차갑게 말했다.“나랑 상관없어. 너의 개인 소지품이야. 어떻게 처리하든 네 일이야.”“알아. 그 물건들의 존재가 너에게 상처를 줬다는 거.”“네가 물건들을 존재하기를 바란 거잖아. 네가 아쉬워서 그런 거야.”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마음을 놓은 것 같았다.“그 일을 완전히 잊어버렸어. 예
“올라갈게.”아람은 갑자기 등이 무거워졌고 몸이 심하게 앞으로 기울어졌다. 경주는 뒤에서 아람을 단단히 감싸고 온몸을 묶어 있었다. 경주의 단단한 가슴 근육이 아람의 가녀린 등에 맞닿았다. 경주의 심장 박동이 아람을 부딪혀 머리가 어지러웠고 온몸이 찌릿해졌다.“신경주.”아람은 숨을 들이마시며 경주의 이름을 부렀다. 분명 싫은 말투였지만 저항하지 않았다.“왜 언급할 가치가 없어? 그런 말 하지 마.”경주는 더 세게 안으며 두 팔로 아람의 허리를 꽉 쥐었다. 뜨거운 숨결이 아람의 하얗고 붉은 목에 뿌렸다.“20년 전, 난 가장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 20년 후, 난 인생에서 단 하나뿐인 너를 찾았고, 다시는 널 잃고 싶지 않아. 내게 남은 건 너뿐이야. 아람아, 너 없이 사는 하루하루는 지옥에 있는 것 같아.”죽는 건 두렵지 않았다. 아람을 위해 천 번도 더 죽을 수 있다. 하지만 아람을 잃는 게 두려웠다. 경주는 턱을 아람의 머리카락에 대고 부드럽게 문지르며 울컥했다. 신처럼 위대한 경주는 이렇게 비참한 적이 없었다. 마치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안쓰러운 표정을 지었다.아람은 경주의 흐느낌을 어렴풋이 들었다. 오늘 밤, 경주는 산산조각이 되어 바닥에 흩어져 더 이상 상처를 줄 수 없었다. 아람은 전장에서 경주가 용감하게 싸우는 걸 보았고 경주가 얼마나 무자비하고 사나운지 알고 있다. 그래서 더욱 불쌍해 보였다.‘불쌍해서 오늘은 더 이상 따지지 않을게.’“음, 아파.”아람은 경주의 품에서 어깨를 움프렸다.“아파? 어디?”경주는 당황하여 큰 손으로 아람의 어깨를 잡았다.“아, 죽을래? 여기, 여기야!”아람은 아파서 헐떡이며 연약한 몸을 살짝 떨었다. 경찰서에 있을 때 아람은 경주를 진정시키기 위해 몸으로 경주를 잡았다. 그 결과 자신도 모르게 팔의 실밥이 찢어졌다. 경찰서에서 나온 후 고통이 느껴졌다. 하지만 늘 잘 참는 아람은 집에 가서 혼자 상처를 처리하고 싶었다.그러나 눈치없는 경주가 쓸데없는 말을 하고 손을 놓지 않을 줄은 상
“됐어, 작은 부상이야. 걱정하지 마. 아!”아람은 시야가 흔들렸다. 경주는 아람을 벌떡 들어 당황해서 무의식적으로 경주의 가슴을 눌렀다.“방으로 데려다줄게. 구급상자 있지? 내가 다시 상처를 처리해 줄게.”경주는 눈을 반짝이며 다리를 들고 위로 올라가려 했다.“필요 없어, 난 전문 외과의사야. 나 혼자 할게!”아람의 작은 손은 주먹을 붉끈 쥐고 화를 내며 경주의 가슴을 쳤다. 힘을 쓸 수 없어 긁는 듯했다.“그리고 난 팔을 다쳤지, 다리가 아니야! 왜 날 안고 있어. 혼자 걸을 수 없어.”“알아. 하지만 안고 싶어.”경주는 속마음을 말했다. 아람의 주먹은 경주의 든든한 근육에 놓여있고 숨을 고르며 저항하는 것도 잊었다. 하얗고 아름다운 얼굴에 매력적인 두 조각의 홍조가 솟아올랐다....경주는 아람을 방으로 데려갔다. 놀랍게도 아람의 침실은 의외로 심플했다. 비록 고급 침구는 있지만 해문 갑부의 딸로서 효정의 방보다도 심플했다. 경주의 기억으로 신씨 가문에 있을 때 아람은 삶을 즐겼다. 꽃과 식물을 많이 키웠고 컵과 접시도 많이 샀다. 그리고 신혼방 침대에서 잠을 자지 않아도 매주마다 침구가 바꾸어 있다. 침대 옆 장식, 테이블에 있는 꽃도 종종 새로웠다. 아람이 그 결혼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고 중시했는지 알 수 있다.“젊은 사람이 방이 왜 이렇게 평범해?”경주는 아람을 부드럽게 침대에 내려놨다.“괜찮으면 할아버지한테 좋은 그림과 골동품이 많아. 네가 좋아하잖아. 내가 할아버지한테 부탁할게. 내일 아줌마에게 부탁하여 가져오라고 하면 돼.”“괜찮아. 방을 화려하게 꾸미기 싫어. 편안하면 돼.”아람은 담담하게 말했다.“미안해.”“신경주, 앵무새야? 아니면 중계기야? 왜 미안하다는 말 밖에 몰라?”“미안해.”아람은 어이없어서 이마를 잡았다.“됐어. 입이 있다고 굳이 말할 필요는 없어.”경주의 입술은 살짝 떨렸고 가슴이 아팠다. 아람의 지시대로 약 상자를 찾았다. 아람을 도와 재킷을 벋어주었다. 땀에 젖은 셔츠를 보자 가슴이 아
이 뺨은 세지 않았다. 전과 달리 이번에는 아람이 경주의 얼굴은 만지는 힘과 같아 입꼬리를 올렸다.‘헐, 지금 웃었어?’ 왜 점점 비열해 지는 거야!’“너, 왜 내 옷을 벗겨?”아람은 두 팔로 가슴을 막고 저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다. 경주는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당당한 이유였다.‘나쁜 남자, 점점 나쁘네!’“분명 내가 옷을 갈아 입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들어올 수 있잖아. 아니면 직접 가위를 가지고 내 소매를 자를 수도 있었어. 왜 내 옷을 벗겨!”아람은 화가 나서 얼굴이 하얗고 빨갛다. 초롱초롱한 눈은 화를 내며 경주를 노려보았다. 하얀 가슴은 사람을 부끄럽게 했다.“당당해? 점점 뻔뻔하네!”“구아람, 우린 부부였어. 하룻밤도 보냈었고, 이혼 후에도 있었어.”아람은 숨을 몰아쉬며 입술을 꾹 다물었다. 그날 밤 해독제가 되어달라는 경주가 떠올랐다. 아람은 경주의 강하고 뜨거운 몸에 억눌려 정열의 도가니에 빠진 아람은 원치 않지만 적극적으로 다리를 들어 경주의 힘찬 허리에 걸었다. 더 흔들리고 빠진 건 아람인 것 같았다.‘더 화가 나네!’경주의 목소리는 쉬었다. 눈에는 욕망으로 물들었고 힘들게 자제하고 있었다.“네 모든 것을 본 적이 있어. 다른 사람이 보지 못한 것들도 본 적이 있어. 정말 너처럼 하면 너무 오버잖아?”“신경주, 너.”아람이 입을 열자 경주는 아람을 밀었다. 깜짝 놀란 아람은 눈을 질끈 감았다. 경주의 뜨거운 손이 아람의 옷을 벗기는 것이 느껴졌다. 손끝이 아람의 어깨에 간신히 걸쳐 있는 셔츠를 벗겼다.“음.”아람은 눈썹을 찌푸리고 아기 고양이 같은 신음소리를 냈다. 욕망 앞에서 경주는 가슴이 떨렸고 뱉는 숨결마저 뜨거웠다.“아람아, 긴장 풀어. 손을 내려 놔. 내가 어떻게 치료해?”경주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 아람은 다정한 목소리에 가슴이 설레었고 저도 모르게 경주의 말을 듣고 떨며 가슴을 막던 손을 내려놓았다. 섹시한 가슴은 경주를 홀렸다. 경주는 호흡이 흐트러졌고
경주는 아람을 통째로 삼키고 싶었다. 이렇게 하면 아람은 경주의 몸의 일부가 되어 다시는 도망칠 수 없었다.“신, 음.”아람은 경주가 완전히 괴롭힐 수 있도록 턱을 치켜들고 목소리가 어눌해졌다. 촉촉한 눈동자는 억울해서 인지, 키스에 정신을 잃은 건지 몰랐다. 경주는 아람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오늘 밤은 잠을 이루기 어려울 것 같았다.경주는 영리하고 알마의 부상를 피했다. 왼손으로 알마의 등을 돌며 마지막 옷을 벗겼다. 또한 아람의 심리적 방어의 마지막 지점을 부러뜨렸다. 알마은 완전히 전투를 잃었고, 다치면 부서질 것 같았다.“아람아, 이번에는 아주 부드럽게 할게. 나한테 맡길래?”아람의 다시 한번 눈을 감고 울부 짖는 소리를 냈다. 경주는 동의로 받아드렸다. 방의 온도가 서서히 상승하고 욕망의 향기가 짙어졌다. 뜨거운 입술은 더 이상 억제되지 않고 매우 부드럽게 했다. 지난번과 비교했을 때 이번에 분명히 나아졌다. 아무런 고통이 없었고 그저 쾌락에 빠지기만 했다. ‘정말 이런 사랑이 있어?’분명 원망하고 미워하지만 이럴 때에는 오직 경주 일 수 있다....다음날 아침.또 거친 밤이었다. 아람은 지치고 피곤하지만 늦잠을 잘 수 없었고 허리의 통증으로 깨어났다. 사실 경주는 잘했다. 유희가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서 실력이 늘었는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애송이처럼 직진했지만 이제는 속도를 조절할 수 있었다. 그래도 밤새내내 할 수 없었다.‘기계야?’이 생각에 아람은 큰 침대에 누워 고양이처럼 눈을 가늘게 떴다. 혀로 키스로 부은 입술을 핥았다. 갑자기 아람이 벌떡 일어났다. 곁에 있던 경주가 사라졌다. 아람은 가슴이 내려앉아 손으로 옆자리를 만졌다. 침대에는 경주의 온도가 없었다. 오래전에 떠난 것 같았다. 아람은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화난 마음으로 가슴이 텅빈 것 같았다. 어젯밤 경주 때문에 헐떡이며 소리를 질러 목이 너무 말랐다. 경주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마실 물을 찾기 위해 일어나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계단을 절반 내려가자
프라이팬에 뜨거운 김이 올라오자 경주는 손을 들어 뺨에 맺힌 딸을 닦으며 한숨을 쉬었다.“또 탔네.”그제야 아람은 옆의 쓰레기통에 계란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것을 발견했다.“풋, 바보야. 불이 너무 커. 기름 온도가 너무 높아. 닭장의 닭도 모자라겠어.”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돌아서자 아람의 눈과 마주쳤다.“나 때문에 깼어?”경주는 긴장하며 물었다.“아니, 자연스럽게 일어났어. 늦잠자는 버릇이 없어.”아람은 쓰레기통을 가리키며 비웃었다.“수해가 이 장면을 못 봐서 다행이네. 음식 낭비하는 걸 제일 싫어해. 아마 주워서 다 먹게 만들었을 거야.”“군대에 있을 때도 낭비하지 말라고 했어. 충분히 주워 먹을 수 있어.”경주는 담담하게 말했다.‘해본 적이 없는 것도 아닌데.’아람은 경주가 1차원적이어서 정말 할 수 있다는 걸 알아 손을 흔들었다.“농담이야. 신 사장님, 먹지 마. 그럴 필요없어.”“요리를 과소 평가했어. 아줌마가 만들 때 쉬운 줄 알았어. 직접 해보고 나서야 극복할 수 없는 기술적 장벽이라는 걸 알았어.”경주는 지저분한 부엌을 바라보며 미안했다.“예전에 네가 밥을 해줄 때도 엄청 힘들고 신경을 많이 썼을 건데.”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마음이 복잡했다.“네가 일어나면 내가 만든 아침을 먹여주고 싶었어. 지금보니 한무에게 사오라고 해야겠어.”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씁쓸하게 웃었다.“아람아, 미안해. 연습할 시간을 줘. 잘 할 수 있어.”아람은 한눈에 경주의 마음을 꿰뚫어보았다. 결혼한 지 3년 동안 경주는 단 한 번도 부엌에 들어간 적이 없었다. 오정식은 경주가 아람을 싫어하는 것이 아니라 어렸을 때부터 기름 냄새를 싫어했기 때문이라고 했다.이런 냄새는 경주가 어린 시절 정서연과 빈민가에 살고 있는 것을 떠오르게 한다. 살고 있는 집 곁에는 모두 작은 식당이었다. 아침부터 밤까지 침대에 누워 기름 냄새를 맡았다. 아무리 열심히 옷을 씻어도 기름냄새는 빠지지 않았다.하지만 이제 경주는 아람을 위해 요리를 하고 예전에
경주는 이 말을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그 순간 마음은 죄책감과 슬픔으로 가득찼다.“하지 마. 한무에게 전화해서 보내라고 할게. 아니면 한무를 시켜. 임 비서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할 수 있어.”경주는 아람의 맨발을 보고 눈썹을 찌푸렸다. 큰 손으로 아람의 얇은 허리를 잡고 쉽고 안았다.“아. 뭐해?”아람은 당황하여 남자의 어깨를 잡았다.“왜 자기 몸을 돌볼 줄 모르는 거야? 바닥이 이렇게 찬데 맨발로 있어?”경주는 아람을 안전하게 테이블에 앉히고 한쪽 무릎을 꿇어 발을 품에 안아 덮어주었다.‘따뜻해.’익숙한 온도였다. 편안한 아람은 눈을 감았지만 티를 내기 싫었다.“아줌마가 말했어. 여자의 발은 엄청 중요해. 차가우면 병이 찾아올 거야.”경주는 얼굴을 치켜들고 마음이 아픈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앞으로 이러지 마.”“급해서 그러잖아!”아람은 교육을 받는 것 같아 생각없이 말이 나갔다. 경주는 깜짝 놀라더니 입꼬리를 올렸다.“급해? 뭐가 급해? 내가 도망갈까 봐?”이 말을 듣자 아람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고 발가락을 경주의 손에서 움켜쥐었다.“네가 깨어나지 않았는데 왜 널 두고 가갔어? 나 안 가.”떠날 수 없었다. 경주는 이 집에서 살며 매일 밤마다 아람의 곁에 있고 아람의 마음에 들어가고 싶었다.경주의 두 손은 날씬한 종아를 따라 위로 올라갔다. 천천히 일어서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이미에 키스를 했다. 이러는 것만으로 경주는 만족했다.아람의 몸도 점점 뜨거워지며 빨개졌다. 분명 경주와 모든 일을 다했지만, 가까이 다가오면 왠지 모르게 쑥스러웠다. 경주의 입술이 아람의 입술에 닫기 직전에 별소리가 울렸다.딩동-경주는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았지만 별소리가 계속 울렸다.‘흥을 깨네!’아람은 어색해서 가볍게 기침을 하며 경주를 밀어냈다.“뭐야, 누가 초인종을 눌러? 이곳은 오빠들만 알아. 비밀번호를 알 텐데.”“한무야.”경주는 눈치 없는 비서를 생각하자 머리가 아팠다.“소식이 있으면 여기와서 날 찾으라고 했어.”“무
경주는 아람의 항의 속에서 현관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신, 신 사장님?”한무는 경주가 딸을 안는 것처럼 아람을 안고 나타난 것을 보았다. 두 사람은 방금 잠에서 깬 듯 흐트러진 모습이었다.‘세상에, 세상에!’한무는 상상을 하자 얼굴이 빨개지고 턱이 빠질 듯했다.‘설마 이 꿈의 커플 한 쌍이 드디어 화해를 한 거야? 정말 마음 놓아도 되는 거야?’“신경주, 날 내려줘!”아람은 창피하여 당황한 나머지 숨을 헐떡이며 소리쳤다. “구아람 씨, 한무가 들어와도 될까?”경주는 아람을 보며 다정하게 물었다. 아람은 한무의 앞에서 경주에게 잡혀 화를 내며 고개를 끄덕였다.“아, 그럼 나도 들어갈 수 있어?”익숙한 목소리가 나른하게 들려왔다. 경주와 아람은 눈을 부릅떴다. 한무의 뒤에서 갑자기 유희가 나타났다. 유희는 눈을 가늘게 뜨며 우스며 그들을 훑어보았다. 그 웃음은 너무 비열하였다.“축하해.”“뭘 축하해?”경주는 화를 내며 노려보았다.“드디어 밖에 서서 비를 맞지 않아도 되잖아. 축하해.”말을 하며 유희는 의미심장하게 아람을 보았다.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너, 할말 있으면 하고, 없으면 꺼져.”“있어, 있어. 없으면 안 왔지. 부부가 먼저 날 들여보내야 하지 않아?”이유희는 웃으며 물었다. “들어와.”“누가 부부야!”이유희는 신경 쓰지 않고 뻔뻔하게 들어왔다. 경주는 아람을 내려놓고 쪼그리고 앉아 직접 신발을 신겨주었다. 아람은 슬리퍼를 신고 경주와 거리를 유지했다. 이 행동은 오히려 제발이 저린 도둑처럼 보였다.네 사람은 거실로 왔다. 경주는 아람의 곁에 딱 붙어 팔을 뻗어 자연스럽게 허리를 감싸안았다. 아람은 매정해게 피했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저 한눈 판 사이에 아람의 머리카락을 만지고 있었다.‘쪼잔하네, 구아람. 어제는 뜨거웠잖아.’그제야 아람은 경주가 한무를 보낸 건 진주를 미행하고 조사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았다. 이유희가 따라온 것도 중요한 단서가 생겨 급히 경주에게 보고하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