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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5화

이 순간, 경주는 처음으로 허영심이 생겨 갑자기 유희에게 사진을 찍어서 보내고 싶었다.

‘누가 너만 올 수 있다고 했어, 봐, 나도 왔어!’

“신경주, 뭘 둘러보고 있는 거야?”

아람은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방금 네 눈빛이 도둑놈 같았어.”

“미안.”

경주는 실례를 한 것 같아 시선을 거두었다.

“2층 왼쪽 마지막 방을 제외하고 마음대로 골라. 부엌 냉장고에 수해가 남긴 재료가 있어. 먹고 싶으면 혼자 해서 먹어. 여기 셰프가 없어.”

아람은 담담하게 말하며 위층으로 올라갔다.

“왜 저 방에 들어가면 안 돼?”

경주는 어리석게 물었다.

“거긴 내 방이니까.”

아람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웃는 듯 경주를 돌아보았다.

“걱정 마. 난 비밀이 없어, 잊을 수 없는 옛애인도 없어. 내 방을 구경하고 싶으면 봐도 돼.”

아람은 또다시 이상하게 얘기했다. 경주가 서재에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옛 사진을 생각하자 가슴이 아파났다. 여전히 신경이 쓰이기 때문에 일부러 경주를 향해 비아냥거렸다.

아람은 신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다. 아람도 삐지고 화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동시에 경주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아람이 별장의 일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함께 있는 건 복수만을 위한 거라면 아람이 그 얘기를 언급할 필요가 없다. 얘기를 꺼내는 건 신경이 쓰이고 경주의 과거, 그리고 경주도 신경 쓴다는 것이다.

“편하게 있어. 난 올라갈게.”

아람의 목소리는 우울해졌다.

“빨리 마음을 가다듬었으면 좋겠어. 우리의 협력이 곧 시작돼.”

“아람에. 그 별장은 이미 팔았어. 엄마의 사진을 제외한 모든 것을 버렸어.”

경주의 가슴이 바위에 눌린 것처럼 숨을 쉴 수 없었다. 아람은 차갑게 말했다.

“나랑 상관없어. 너의 개인 소지품이야. 어떻게 처리하든 네 일이야.”

“알아. 그 물건들의 존재가 너에게 상처를 줬다는 거.”

“네가 물건들을 존재하기를 바란 거잖아. 네가 아쉬워서 그런 거야.”

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마음을 놓은 것 같았다.

“그 일을 완전히 잊어버렸어.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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