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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2화

하지만 호칭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경주는 이미 싸우고 있었다. 주먹으로 격렬하게 싸웠다. 나머지 세 명도 몰려들어 흉측한 칼끝이 경주의 급소를 노렸다. 오늘 밤은 죽음의 문제이고, 돌아갈 길은 없다.

“신경주, 뒤를 조심해!”

식은땀을 흘리며 포위된 경주를 향해 아람은 쉰 목소리로 외쳤다. 경주의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왕 비서를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세 명까지 더하면 업친데 덮인 격이다. 그리고 왕 비서의 공격은 매우 악랄하여 경주의 급소만 노렸다. 모두 생명을 위협하는 수단이다. 아람의 소리를 듣자 경주는 마치 충전된 듯 돌아서지도 않고 악당의 손목을 잡았다.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어두운 밤을 뚫고 나갔다.

아람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그해 용감하고 자랑스럽던 강한 군인이 돌아온 것 같았다. 순간 경주가 주저 없이 무자비한 손길로 악당의 복부를 찌르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의사인 아람은 경주가 급소를 찌르지 않고 목숨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 수년간 쉬어도 솜씨는 여전하여 쉽게 악당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

“네가 내 여자에게 상처를 남겼어?”

경주는 피투성이가 된 단검을 손에 꼭 쥐었다. 화난 두 눈은 순간 충혈되었다. 왕 비서는 이를 악물며 냉소했다.

“몸에 털 하나라도 빠졌어도 네 다리를 비틀어 버릴 건데, 피를 보게 했으니 네 목숨을 가져야겠어.”

경주는 아람의 팔에 생긴 상처를 떠올리자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지금 아람을 쳐다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아람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다. 아람은 경주의 고백 같지 않은 고백을 듣자 창백한 입술을 오물거리며 만감이 교차했다.

왕 비서는 음흉하게 웃었다. 이제 수습하지 못할 것 같아 허리에서 총을 꺼냈다. 검은 총이 아람의 놀란 얼굴을 조준했다.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아 총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경주가 갑자기 나타나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그래서 제일 간단한 방식으로 속전속결할 수밖에 없다.

“안 돼, 아가씨!”

상처투성인 임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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