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호칭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경주는 이미 싸우고 있었다. 주먹으로 격렬하게 싸웠다. 나머지 세 명도 몰려들어 흉측한 칼끝이 경주의 급소를 노렸다. 오늘 밤은 죽음의 문제이고, 돌아갈 길은 없다.“신경주, 뒤를 조심해!”식은땀을 흘리며 포위된 경주를 향해 아람은 쉰 목소리로 외쳤다. 경주의 몸이 아직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왕 비서를 상대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세 명까지 더하면 업친데 덮인 격이다. 그리고 왕 비서의 공격은 매우 악랄하여 경주의 급소만 노렸다. 모두 생명을 위협하는 수단이다. 아람의 소리를 듣자 경주는 마치 충전된 듯 돌아서지도 않고 악당의 손목을 잡았다. 뼈가 끊어지는 소리가 어두운 밤을 뚫고 나갔다.아람의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다. 그해 용감하고 자랑스럽던 강한 군인이 돌아온 것 같았다. 순간 경주가 주저 없이 무자비한 손길로 악당의 복부를 찌르는 모습을 보았다. 하지만 의사인 아람은 경주가 급소를 찌르지 않고 목숨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을 알아챘다. 수년간 쉬어도 솜씨는 여전하여 쉽게 악당들을 상대할 수 있었다.“네가 내 여자에게 상처를 남겼어?”경주는 피투성이가 된 단검을 손에 꼭 쥐었다. 화난 두 눈은 순간 충혈되었다. 왕 비서는 이를 악물며 냉소했다.“몸에 털 하나라도 빠졌어도 네 다리를 비틀어 버릴 건데, 피를 보게 했으니 네 목숨을 가져야겠어.”경주는 아람의 팔에 생긴 상처를 떠올리자 가슴이 아팠다. 하지만 지금 아람을 쳐다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그저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아람이 화를 낼까 봐 두려웠다. 아람은 경주의 고백 같지 않은 고백을 듣자 창백한 입술을 오물거리며 만감이 교차했다.왕 비서는 음흉하게 웃었다. 이제 수습하지 못할 것 같아 허리에서 총을 꺼냈다. 검은 총이 아람의 놀란 얼굴을 조준했다. 소란을 피우고 싶지 않아 총을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경주가 갑자기 나타나 계획이 완전히 틀어졌다. 그래서 제일 간단한 방식으로 속전속결할 수밖에 없다.“안 돼, 아가씨!”상처투성인 임수해
방영의 나약한 몸이 아람의 앞을 막은 채 영혼을 잃은 듯 두 팔을 힘없이 늘어뜨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경주와 임수해도 깜짝 놀랐다. 아람은 방영을 품에 안았다. 순간 손바닥이 뜨겁고 젖어 있는 것이 느꼈고, 떨면서 손을 들더니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영아! 너.”“아람 씨, 제 말을 들어요.”방영은 이미 의식을 잃은 채 어렵게 입을 열었고 창백한 안색이 거의 투명해졌다.“말하지 마요, 힘을 낭비하지 마세요, 바로 병원에 데려다줄게요!”아람은 울면서 방영의 몸을 일으켜 세우려 했지만 싸움에서 힘을 모두 소진한 상태였고, 지금 힘을 쓸 수가 없었다.“지혈해 줄게, 지혈해 줄게요!”방영은 고개를 흔들었다.“늦었어요. 제가 진주의 비밀을 알았어요. 진주, 신 사모님을 죽였, 증거, 핸드폰.”아람의 가슴에 칼이 찔린 것 같았고, 가슴에서 터져 나온 고통이 온몸에 퍼졌다. 아람은 눈물을 흘리며 왕 비서 손에서 총을 빼앗은 경주를 바라보았다. 멀리서 경찰 사이렌 소리가 희미하게 들렸다. 상황이 끝났다는 것을 확인한 왕 비서는 돌아서서 연못으로 뛰어들었다. 경주는 연못을 향해 두 발을 쏘았다. 마침 총알이 떨어졌고 왕 비서도 물속으로 사라졌다.“영아, 살려야 해, 영이.”아람은 재킷을 벗고 피가 쏟아지는 방영의 복부를 누르며 눈물을 흘렸다. 마음속으로 무조건 방영을 살리겠다고 생각했지만 의사로서 아람의 이성은 방영이 곧 죽을 거라고 말했다.“신 사장님! 사모님!”한무는 신씨 그룹의 경호원들을 이끌고 도착했다. 바로 뒤에는 아람의 큰오빠 구윤, 넷째 오빠 백신우, 그리고 형사인 일곱째 오빠 구도현이었다.“아람아, 아람아!”아람은 아무것도 안 들렸다. 그저 멍한 얼굴로 점점 창백해지는 방영이 눈을 감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이 모습을 본 구윤은 슬픔이 가득 찼고 십자가를 손에 들었다. 한무는 경주를 부축하고 싶어 달려들었지만 임수해를 지나칠 때 멈춰서 부축해 주었다.“너무 심각하게 다쳤네요. 구급차가 곧 도착해요, 빨리 병원에 가요!”한무는 비록
아람과 임수해는 구씨 가문의 사람에게 데려갔고 경찰은 악당들을 모두 잡았다. 바닥은 피로 뒤덮여 차마 볼 수가 없었다. 오직 경주만 제자리에 서 있었다. 손에 총을 들고 있었고, 솜씨가 대단한 경주는 식은 죽 먹듯 싸워 머리도 흐트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장에서 싸울 때보다 훨씬 더 힘든 것 같았다.“신 사장님.”구도현은 경찰 두 명과 함께 경주 앞에 다가왔다. 손에 든 총을 보자 나지막하게 말했다.“같이 가서 수사를 협조해요.”“저기요, 무슨 뜻이에요!”한무는 경주 앞을 막으며 얼굴이 빨개졌다.“총은 우리 사장님이 악당한테서 뺏은 거예요, 설마 사장님이 쏜 거라고 생각하세요? 우리 사장님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더라면 구아람 씨는 이미...”“그만해, 한무야. 그만 말해.”경주는 한무에게 명령하고 구도현을 마주했다.“네, 같이 갈게요.”“신 사장님, 오해하지 마세요. 용의자 신분으로 데려가는 건 아니에요. 경찰이 사건을 처리할 때 많은 절차가 필요해요. 협조해 주셨으면 좋겠어요.”구도현의 눈빛이 반짝이며 경주를 향해 부드럽게 말했다.“우리 동생도 협조를 해야 해요. 그저 지금 정서적으로 너무 안정되지 않고 상처가 있어 병원에 가야 해요. 내일 아람을 찾아서 진술을 녹음할 거예요.”아람을 생각하자 경주의 가슴이 아파났다.“구 형사님, 먼저 아람을 보러 가면 안 돼요? 너무 걱정돼요.”평소라면 구도현은 바로 거절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 밤 경주는 아람을 도와주어서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었다....병원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임수해는 이미 수술실에 보내져 상처를 꿰매었다. 왼쪽 어깨 부상이 가장 심했다. 조심하지 않으면 왼팔을 평생 쓸 수도 없었을 것이다. 아람은 원래 임수해의 수술을 직접 하기 위해 수술실로 달려갔지만 구윤과 백신우의 제지를 받았다. 현재 상태로 수술이 끝날 때까지 버티지 못할 것 같았다.“아람아, 걱정하지 마. 성주에서 최고의 외과의사를 찾아왔어. 무슨 대가를 치르든, 수해의 왼팔을 꼭 살려라고 했어!”구윤은 부들
“셋째 오빠, 이번에 내가 친 사고, 내가 진 빚은 평생 갚을 수 없어.”말을 하며 아람은 고통스럽게 눈을 감고 구윤의 품에서 펑펑 울었다. 그들은 아람이 우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건 아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아람은 많이 울었었다. 외부인 눈에 아람은 카리스마 넘치는 여장군이고 자랑스러운 여왕이다. 그러나 형제들 만이 아람이 평범한 소녀이고 사랑을 받고 싶어하고 연약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아람의 충격이 컸고 오랫동안 이런 고통스러운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고 느꼈다. 오는 길에 구진과 백진은 이미 모든 이야기를 들었다. 임수해는 중상을 입었지만 목숨을 구했고 회복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방영이라는 소녀는 중환자실에 들어갈 때 이미 바이탈이 사라지고 있다. 아람은 거의 무릎을 꿇고 의사에게 방영을 살려달라고 부탁했다. 사람들도 묵묵히 불쌍한 소녀가 이 상황을 이겨내기를 기도했다.“형, 수해도 다쳤다고 들었어. 임씨 가문에 알렸어?”구진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 구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수해가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부모님께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어. 부모님이 나이가 있어. 사모님도 몸이 안 좋아. 이 일을 알면 받아들일 수 없어 병이 재발하면 큰일이야.”“하지만 수해의 부상은 몇 달 동안 쉬어야 될 거야. 하루 이틀은 숨겨도 계속 숨길 수는 없어!”“그럼 이렇게 해. 수술을 마치고 상황이 좋아지면 임씨 가문에 알리자. 그땐 더 쉽게 받아드릴 수 있을 거야.”백신우는 정색하며 제안했다.“형들! 왔어?”구도현은 부랴부랴 달려왔다. 형제들이 어렵게 한자리에 모였다. 각자의 분야에서 독보적인 능력을 지닌 도련님들이 모였으니 아람은 무엇이든 할 수 있다. 하지만 오빠들이 모두 모여도 아람을 위로할 수 없었다.‘어떻게 위로해야지?’나약한 소녀가 아람을 구하기 위해 총을 맞아 눈앞에서 쓰러졌다. 약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큰 죄책감에 빠질 것이다.“도현아, 경찰서에 진술 받으러 가지 않았어? 왜.
“오늘 밤, 왜 왔어?”아람은 눈물을 글썽거리며 나지막하게 물었다.“오늘 오후 관해 정원에서 영이를 만났어. 영이가 너희들이 만난다는 일을 알려줬어.”경주는 거침없이 말했다.“걱정되어서 와봤어.”경주의 걱정은 맞았다. 아람이 영이가 의식을 잃기 전에 귀에 속삭였던 충격적인 비밀을 떠올리며 긴장하며 부들부들 떨었다.‘신경주에게 말해야 할까?’아람은 주머니를 만지작거렸다. 그 안에는 방영의 망가진 폰이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즉시 재킷을 벗어 아람의 어깨에 걸치고 작은 몸을 꼭 감쌌다. 아람은 거부하지 않았고 멍해 있었다. 그 순간 아람은 영이와 임수해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 외에는 신경 쓸 기운이 없었다.“그 사람, 잡혔어?”아람은 조용히 물었다.“아직 수사 중이야. 경찰과 내가 보낸 사람들이 성주의 모든 교통, 공항, 고속 열차, 고속도로를 막았어. 날개가 있다고 해도 내가 잡을 수 있어. 절대 도망칠 수 없어.”경주는 심호흡을 하며 눈빛이 이글거렸다.“총기 오용, 악의적 상해, 고의적 살인. 모든 죄를 계산해 보면 목숨으로 그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어.”총에 맞은 순간이 아람의 눈앞에 다시 나타나자 눈시울이 붉어졌다. 양손으로 귀를 막고 눈을 질끈 감은 채 거친 숨을 들이 마셨다. 이건 스트레스 반응이라는 사실을 경주가 알고 있었다. 바늘에 찔린 듯한 통증이 느껴지며 팔을 벌리고 천천히 조심스럽게 아람을 안았다.“괜찮아, 괜찮아.”경주는 큰 손으로 아람의 등을 토닥거리며 이를 악물었다. 아람 앞에서 경주도 평범한 남자이다. 아프기도 하고 울고 싶었다. 형제들이 이 장면을 보자 마치 팔레트를 뒤집어 놓은 것처럼 다채로운 표정을 지었다. 백진은 눈썹을 찌푸렸다. 다가가려고 하자 구윤과 백신우가 말렸다.“형, 신경주를 싫어하는 거 알아. 나도 별로야.”백신우는 한숨을 쉬었다.“하지만 오늘 신경주만 아니었더라면, 우린 다시 아람을 만나지 못했을 수도 있어.”백진은 눈을 부릅뜨고 깜짝 놀랐다.“두 사람은 3년 동안 부부였어.
다른 사람들도 모여서 한마음으로 의사를 바라보며 초조하게 기다렸다.“총알이 장기를 관통했어요. 환자가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요. 사실 병원으로 이송되었을 때 이미 죽어가고 있었어요.”의사는 힘없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저었다.“구아람 씨, 죄송하지만, 저희도 최선을 다했어요.”의사로서 아람은 이 말이 얼마나 잔인한 말인지 알고 있었다. 구씨 가문 사람들도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백진도 군모를 벗고 방영을 위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미 마음속으로 답을 알고 있었지만, 이 끔찍한 소리를 직접 들으니 가슴이 여전히 아팠다. 유일하게 받아들이지 못한 사람은 아람이다.“아니에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영이는 씩씩한 사람이에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아람은 의사의 손을 덥석 잡고 미친 듯이 흔들었다. 정신을 잃고 쉰 목소리로 질문하면서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아람아, 침착해, 침착해!”경주는 뒤에서 아람을 깊숙이 안았다. 자신의 피와 살에 스며들게 하고 싶었다.“영이가 떠날 때 너무 고통스러우면 안 돼. 죽은 사람은 돌아올 수 없어. 우리 산 자들이해야 할 일은 죽은 자를 위해 정의를 구하는 거야!”방영은 아람의 가족이 아니다. 심지어 친구도 아니다. 하지만 이런 소녀가 아람을 위해 어린 생명을 희생했다. 이런 후회와 자책을 착한 아람은 받아들일 수 없다. 심지어 자신이 죽인 것 같았다.“다 내 잘못이야. 내 잘못이야. 내가 영이를 해쳤어.”아람의 눈에서 솟구치는 눈물이 갸름한 턱선을 따라 흘렸다. 손가락으로 가슴을 찌르며 자신의 심장을 찢어내고 싶었다. 경주는 아람의 무너진 모습을 보자 가슴이 아팠고 울컥하며 극도로 쓰라린 슬픔을 느꼈다....아람이 다시 눈을 떴을 때 이미 병원 침대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었다. 오빠들 중 절반은 그 여파로 바빴고, 눈앞에는 구진과 백신우가 있었다.“넷째 오빠.”아람은 부드럽게 외쳤다.“나 여기 있어. 아람아.”백신우는 침대 옆에 앉아 아람의 손을 꼭 잡았다.“
임수해를 위해 방영을 위해, 진주에게 잔인하게 당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아람은 복수해야 했다....복도 끝 창턱.지금 이미 새벽녘이었고, 잠 못 이룬 신경주는 서서 붉어진 눈으로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가장 먼저 이유희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만나러 와 달라고 했다. 이유희는 신효정을 재운 후, 정연에게 신효정을 맡기고 홀로 차를 몰로 경주에게 갔다.“경주야, 걱정 마. 악당 쪽에 말했어.”이유희는 담배 한 대를 물었다. 여기가 병원이라는 것이 생각나자 짜증을 내며 담배를 치웠다.“경찰도 수사 중이어서 감히 나서지 못할 거야. 그리고 나 이유희의 말을 누가 감히 어기겠어? 디젠 도망칠 곳도 없어, 밀수를 통해서도 못 가. 우리 유씨 그룹은 하루에 세 번씩 성주 전체를 몰래 수사할 거야. 그 자식은 죽었어!”“친구야, 고마워.”경주는 손을 들어 이유희의 어깨를 치며 물었다.“영이의 일은, 효정과 말했어?”“내가 그럴 용기가 있어? 입을 열 수가 없어!”이유희는 답답한 듯 이마를 잡으며 한숨을 쉬었다.“그 소녀와 한 번밖에 만난 적이 없지만, 나도 알아. 효정과 친하고 착한 소녀라는 거. 효정이가 알면, 정말 상상도 할 수 없어. 무너질까 봐 두려워.”“그래, 효정에게 알릴 수 없어.”경주의 심장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이 목을 조르는 것 같았다.“아람이 벌써 무너지기 직전이야. 그렇게 강한 사람도 견딜 수 없는데, 다른 사람은 어떻겠어.”이유희는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오늘 길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들었다. 이씨 가문의 배경으로 경주가 말해주지 않더라도 알아낼 수 있었다.“경주야, 이제 어떻게 할 거야?”“영이의 장례를 준비해야지. 한무가 알아봤어. 고향이 농촌이고 부모님은 일찍 돌아가셨고, 할머니만 살아 계셔.”“어휴, 정말 이런 사람들만 괴롭히네!”이유희는 가슴이 아팠다.“한무에게 영이 할머니의 노후를 돌보게 할 거야. 어르신이 원한다면 성주로 모셔서 최고의 양로원에서 여생을 즐길 수 있게 해드리겠어.”경주도 아람과
진주와 효린이 총격으로 사람이 죽고, 아람과 임수해가 다쳐 병원에 입원하고, 왕 비서가 수배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겁에 질려 안절부절못했다.“엄마, 엄마. 이제, 이제 어떡해? 아!”짝-진주는 충혈된 눈을 부릅뜨고 화가 나 팔을 휘두르며 땀에 젖은 효린의 얼굴을 때렸다. 그러자 크게 비틀 거리더니 테이블에 부딪혀 일어설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평소 손에 물도 대지 않고 연약한 모습을 보인 진주는 친딸을 때린 땐 힘이 넘쳐났다. 효린의 얼굴은 바로 찐빵처럼 부어올랐다. 얼굴을 가리고 통곡을 하며 지저분한 머리카락 사이로 진주를 노려보았다.“이 못난 놈이, 왜 끼어들어? 너와 왕 비서가 그 가정부를 없애라고 했지, 왜 구아람을 건드려?”진주는 화가 치밀었지만 감히 목소리를 높일 수 없었다. 목구멍에서 거친 말들을 짜내었다.“구아람이 누구야? 구만복이 애지중지하는 딸이잖아! 신남준의 보물이고 신경주가 꿈에서도 갖고 싶어 하는 여자야! 지금 이 시기에 구아람을 건드려? 죽고 싶으면 나까지 끌어내지 마!”“친엄마니까 내가 그렇게 한 거야!”효린은 비틀거리며 발을 듣고 일어나 흐느끼며 외쳤다.“엄마도 말했잖아, 이번은 일생일대의 기회라고! 구아람과 방영이 몰래 만나서 보디가드를 데려오지 않을 거야. 왕 비서가 고용병 출신이라 없애는 건 개미를 죽이는 것과 같아. 만약 성공하면 다시는 구아람 그년에게 당하지 않을 거야!”“하지만 네가 죽였어? 지금 왕 비서가 수배 중이야!”진주는 생각할수록 화가 났고, 이 어리석은 딸 효린을 죽여버리고 싶었다. 걷잡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자 진주는 부들부들 떨었다. 서둘러 담요를 잡아당겨 몸을 감쌌다. 무슨 일이 있든 내일 장현중을 찾아가서 주사를 맞을 것이다. 지금 약물이 없으면 정서를 안정시키기가 어렵고 잠도 잘 수 없다.“전에는 홍영, 지금은 왕 비서. 다 네 탓이야! 위대한 장군 두 명이나 일었어!”“홍영이 내 탓이야? 엄마가 초연서를 싫어해서 그런 건데, 나랑 무슨 상관 있어!”이런 면에서 효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