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911화

“구아람 씨!”

방영은 겁에 질려 안색이 창백하고 눈을 감았다. 아람은 순간적으로 큰 두려움에 휩싸여 눈을 부릅떴다. 순간 모든 감각이 닫히고 수많은 장면이 주마등처럼 지나갔다. 모든 장면은 경주와 관한 것이다. 13년 전의 설레는 첫 만남, L 국의 전장에서 나란히 싸우는 모습, 결혼, 이혼하는 장면, 산사태 속에서 서로를 꼭 끌어안고 있는 장면들이 떠올랐다.

아람을 숨을 죽이고 눈물을 흘렸다. 사람이 죽음을 앞두고 있을 때 마주하는 자아가 가장 진실된 것이라고 했다. 이 순간 경주가 떠오르는 건 감정이 있어서 그런지 원망스러워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탕-

이때 거친 바람 소리가 귓가를 스쳐 지나가며 고막을 흔들었다. 하지만 죽음은 오지 않았다. 왕 비서는 잠시 멍해졌다. 순간 손목에 통증을 느꼈고, 들고 있던 무기가 발로 차서 물에 떨어졌다.

이때 아람은 눈을 번쩍 떴다. 경주의 차가운 얼굴이 신처럼 눈앞에 나타난 것을 보자 폐허와 같았던 눈빛이 반짝였고 가슴도 두근거리며 눈물을 흘렸다.

‘신경주가 왔어, 정말 왔어.’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깊이 바라보았다. 사랑하는 여자의 팔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자 순간 화가 나서 주먹을 움켜쥐었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였던 왕 비서는 순간 남자의 눈빛에 소름이 돋았다. 더 무서운 것은 이것이 아니다. 왕 비서는 경주가 올 거라고 생각도 못했다.

경주는 눈을 내리깔고 왕 비서를 노려보았다. 훤칠하고 듬직한 몸이 아람의 앞을 막았다. 마치 싸늘한 기운을 뿜어내고 있는 빙산처럼 아람을 지켰다.

“낯이 익네. 혹시 진주의 사람이야?”

아람은 깜짝 놀랐고 바닥에 쓰러진 임수해도 눈을 부릅떴다.

‘날 죽이려는 건 이해할 수 있어. 하지만 진주의 악독한 속셈으로 볼 때, 오랫동안 평화로웠는데, 왜 갑자기 미친 듯이 날 죽이고 싶은 거지? 이렇게 서둘러 움직이는 건 정체를 드러내려는 거야? 아니면 방영을 처리하려는 김에 나까지 죽이려는 건가? 왜 방영을 노려? 무슨 비밀을 알았나?’

남은 악당 세 명은 경주가
Locked Chapter
Ituloy basahin ang aklat na ito sa APP

Kaugnay na kabanata

Pinakabagong kabanata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