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면서 윤유성은 또 저도 모르게 아람의 손을 잡으려 했다. 순간 아람이 불편한 것이 생각나 손이 허공에 멈추고 부들부들 떨며 움켜쥐었다. 아람의 심장도 윤유성의 손과 함께 움츠러들었다. 이때, 윤유성의 비서가 땀을 흘리며 헐떡이며 달려왔다.“윤, 윤 사장님, 큰일 났어요!”윤유성은 눈썹을 찌푸렸다.“왜?”“구아람 씨에게 선물하려는 말이, 둘째 도련님께서 경마장으로 데려갔어요!”이 말을 듣자 윤유성은 안경을 밀었다. 마치 눈동자가 불타오르는 것 같았고 안색이 차가워졌다....한편, 윤진수는 말 조련사를 보내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는 골드 빛깔의 한혈마를 데려와서 손님들에게 자랑을 했다.“도련님, 이 말은 한혈마예요! 들어본 적은 있어도 실물은 처음 봐요!”“이 말은 적어도 20억은 하죠?”“20억? 너무 적게 말했어.”윤진수는 웃음을 감추지 못한 채 손을 뻗어 말의 미끄러운 털을 만졌다.“이런 투르크메니스탄의 명물 한혈마는 혈통이 순수해, 생산이 귀해서 한 마리에 적어도 30억이야.”손님들은 감탄하며 핸드폰을 들고 말을 찍었다.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30억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저 고급차, 저택, 요트를 사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돈으로 말을 산 후, 말을 보양하는 것도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다. 이런 사치스러운 애완 동물은 신씨 가문, 윤씨 가문, 구씨 가문과 같은 귀족들이 놀 수있는 여유가 있다.“자, 나 좀 도와줘. 말이 힘차게 달리는지 한 번 봐야겠어!”윤진수는 손을 비비며 안장을 잡고 말 등에 올라타고 싶었다.“누가 내 물건을 마음대로 만져라고 했어?”갑자기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젠장!”윤진수도 깜짝 놀라 발을 헛딛어서 말에서 떨어졌다. 다행히 조련사가 재빨리 잡아줬다. 하지만 여전히 형편없는 모습이었다.“아! 도련님 조심하세요!”손님들은 말로 걱정해 주었지만 마음속으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윤진수가 이를 악물고 조련사를 밀어냈다. 눈에는 칼을 품은 것처럼 날카롭게 돌아겄
윤진수가 이 말을 듣자 얼굴이 녹색이 되었다.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넷째 도련님의 말투가 매우 거만하고 태도가 도발적이네!’손님들은 웅성웅성했다.“윤씨 가문의 도련님들이, 사이가 안 좋은가?”“안 좋은 게 아니라, 아예 흩어진 것 같아!”“넷째 도련님이 방금 자기 말이라고 했어? 그럼 둘째 도련님이 동생의 물건을 함부로 쓴 거야?”“그건 좀 보기 안 좋네.”수군거리는 소리가 윤진수의 귀에 닿자 참지 못하고 차갑게 말했다.“유성아, 그냥 평범한 말인데, 굳이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말을 해야겠어?”“응.”윤유성은 눈썹을 찌푸리고 목소리가 더욱 싸늘해졌다.“평범한 말이면 가져가도 돼. 내가 너그럽게 봐줄 수 있어. 하지만 지금 건드린 건 내가 구아람 씨에게 줄 선물이야. 구아람 씨가 아직 보지도 못했어. 근데 형이 먼저 탔는데 그게 맞다고 생각해?”아람은 여전히 흥분한 시선으로 한혈말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그 말을 듣자 초롱초롱했던 눈이 부릅떴다.“둘째 형, 오랜만에 만났는데, 왜 점점 품위가 없어?”윤유성은 대놓고 윤진수를 조롱했다. 아무리 형제라도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어렸을 때, 아버지가 말하지 않았어? 허락 없이 남의 물건을 만지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고.”윤진수는 뺨을 세게 맞은 듯 표정이 점점 무너졌다. 초대한 손님들이 보는 것은 괜찮지만, 아람이 앞에서 모욕을 당하니 수치심이 수백, 수천 배로 커져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구아람 씨에게 줄 선물이라면, 왜 여기에 묶어두었어? 여기에 묶어두어서 윤씨 가문 경마장의 말인 줄 알았어. 내가 윤씨 가문의 도련님인데, 내가 쓰면 안 돼?”윤유성은 안경을 올리더니 입술을 치켜올렸다.“그럼 형이 여기에 묶여 있었으면, 나도 끌고 갈 수 있어?”“너!”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윤진수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 앞으로 반 발자국 다가가며 주먹을 꽉 주었다. 옆에 비서가 말리지 않았으면 이미 윤유성의 멱살을 잡았을 것이다.“진수 씨, 사소한 일에 화
윤진수는 화를 내며 노려보았다.“그 말은 내가 날 모욕할 기회를 줬다는 거야?”“아니요! 오해예요! 전 그저 대신 불평을 품었을 뿐이에요. 도련님이야말로 회장님께서 정한 구아람 씨와 소개팅할 사람이니까요!”비서는 겁에 질려 식은땀을 흘렸다.“나 대신 화낼 필요는 없어. 나 대신 방법이나 생각해!”윤진수는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혔다. 호흡도 흐트러졌고 손도 떨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비서는 서둘러 새 잔을 가져다 위스키를 부어주었다. 윤진수는 위스키를 원샷 하자 점차 진정되고 손도 떨리지 않았다.사람들 앞에서 고상하고 귀한 남자가 독한 술에 의존해 신경을 마비시키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조증 환자라고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 자식이 불편하게 만들었으니 똑같게 해야죠. 적어도 구아람 씨와 데이트를 순조롭게 즐겁게 해서는 안 돼요.”비서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윤진수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눈을 반짝였다. 한참 지나자 비서를 향해 손짓을 했다.“아이디어가 있어, 당장 시작해.”...경주는 아람이 연락되지 않고, 구윤에게서도 행방을 알 수 없어서 점점 초조해졌다. 지나친 떨림과 불안감에 이명이 생기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귀에 모기가 무수히 윙윙거리는 것 같았다.“신 사장님, 신 회장님께 중요한 사교 모임이 있어요. 지금 서둘로 오라고 연락을 받았어요. 지금 회복 중이시고 오랫동안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오늘 이 리셉션은 회복 후 첫 공식 석상이라 중요해요.”한무는 사장님의 비서로서 중요한 사안에 대해 결코 모호하지 않았다.“사장님이시고 신 선생이 선택한 후계자예요. 이런 자리에 꼭 참석해서 무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해요.”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핸드폰만 뚫어지게 쳐다볼 뿐이다.“신 사장님, 연애는 사실 수 있어도 연애밖에 모르면 안 돼요.”한무는 한숨을 쉬었다.“알아요. 사모님을 걱정하시는걸. 하지만 사모님은 성인이에요. 신분도 존귀하고 많은 형님들이 지켜주고
“한혈마는 말 중의 페라리라고 불려요. 투르크메니스탄의 국보예요. 예전에 아빠한테 사달라고 떼를 쓰곤 했지만, 아빠는 사고를 당할까 봐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하셨어요.”불빛을 빌려 아람은 황금색 말의 털을 신나게 쓰다듬었다. 손끝에서 덜컹거리는 경락이 아람의 심장을 더 빨리 뛰게 했다. 갑자기 입이 마르면서 머릿속에 경주의 단단한 가슴 근육이 떠올랐다. 아람의 손끝이 찌릿하면서 얼굴이 뜨거워 붉게 달아올랐다.경주의 모습도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는 불같은 말이었다.“아람 씨, 맘에 들어요? 아람 씨?”“네.”아람은 정신을 차리더니 급히 손으로 뜨거운 얼굴을 만졌다. 동작이 빨랐고 눈이 촉촉했다.“마음에 들어요. 말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에요.”‘젠장, 멋진 말을 봐도 왜 나쁜 남자가 생각이 나는 거야!’윤유성은 말없이 아람의 뒤에 다가가 아름다운 그림자로 가려주었다. 윤유성이 눈을 내리깔고 아람의 옆모습을 바라보자 눈빛이 부드러워졌다.“어렸을 때 저에게 말했었어요. 말을 제일 좋아하고 승마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어렸을 때는 정말 제 꿈이었어요.”아람은 담담하게 웃었다.“하지만 지금은 제 꿈이 아니에요. 저도 알아요. 제가 운동선수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아요.”윤유성이 가끔씩 어린 시절의 일을 언급하는 것이 싫지 않았다. 그중 일부는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도 있다. 그저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람은 항상 앞만 보고 사는 반면, 윤유성은 항상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아람 씨, 지금의 꿈은 뭐예요?”윤유성은 손을 움켜쥐었다. 아람을 안고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렸고 숨조차 뜨거웠다.“그 후, 오랫동안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경주와 함께 싸울 수는 없지만 든든한 지원군이 돼줄 수 있었다. 아람은 매번 경주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랐고, 만약 다치면 그 상처를 치료해 주는 사람이 자신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지금은, 꿈이 없어요.”아람의 가슴은 아프고 씁쓸했다. 복잡한 감정이 밀려오면서 가볍
아람을 눈을 부릅떴다. 온몸의 신경이 긴장하며 붉은 입술이 떨고 있었다. 아람은 반응이 느린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러웠다. 건장한 말 한 마리가 시속 100킬로미터면 스포츠카와 같다. 인간의 반응이 빠르다면 세상에 교통사고가 없을 것이다.“윤 사장님!”비서는 윤유성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필사적으로 주인을 보호하기 위해 달려가려고 했지만 너무 늦었다.통제력을 잃고 경매장에 뛰어든 검은 말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시뻘겋게 뜨고 아람을 향해 곧장 돌진했다. 아람은 숨이 막혔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두려움 속에서 두 다리는 못에 밖인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아람아!”그 순간 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앞이 캄캄해졌다. 윤유성이 마지막 순간에 달려왔다. 두 팔을 벌리고 아람을 꼭 안고 공중에서 뒤집어 반대편에 심하게 떨어졌다.펑-먼지가 날리면서 두 사람은 땅에 추락했다.윤유성의 등이 가방 먼저 땅에 닿았다. 아람은 윤유성의 품에 안겨 있어 손을 살짝 긁힌 것 외에는 거의 다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어지는 순간 내장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고, 휘저어지는 것처럼 괴로웠다. 윤유성의 몸이 땅에 닿는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유성 씨, 괜찮아요?”아람은 공포에 휩싸여 눈시울이 붉어졌다.“저, 조심해요!”윤유성의 안색이 하얗게 질린 채,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번 아람을 꼭 안고 온 힘을 다해 옆으로 굴렀다.휘익-검은 말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며 앞발굽을 세차게 들어 올렸다.“으...”윤유성은 등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너무 아파서 양복이 거의 땀에 흠뻑 젖었다.“윤성 씨!”아람의 가슴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의해 꽉 조여지는 것 같았고 숨조차 쉴 수 없었다.이때 비서와 말 조련사 두 명이 도착하여 함께 광란에 빠진 말을 제압하고 강력한 진정제를 투여했다. 약의 효과로 인해 광분한 말의 감정이 서서히 진정되었고 붉어진 눈도 맑아졌다.“윤 사장님, 윤 사장님!”비서는 울면
“윤유성, 지금 농담할 때야?”아람은 불안하고 화가 나서 목소리까지 높아졌다. 윤유성도 더 이상 놀리지 않고 통증을 견디며 부드럽게 말했다.“팔, 허리, 모두 조금 아파요.”말을 꺼내자마자 아람은 동작을 멈추더니 부러진 팔 위치를 찾았다. 튀어나온 뼈를 만지며 방금 전의 충격적인 순간을 떠올리자 가슴이 찔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괜찮아요. 아람 씨.”윤유성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을 깊게 바라보았다.“괜찮다고요? 뼈가 부러졌어요!”아람은 눈시울을 붉히며 소리를 질렀다. 다친 사람은 분명히 윤성인데, 자신을 먼저 위로하는 것을 보자 더욱 죄책감을 느꼈다.“걱정 마세요, 저만 있으면 몸의 어느 뼈가 부러지든, 온몸의 뼈가 다 부러져도 연결해 줄 수 있어요. 어쨌든 제가 꼭 책임질게요!”‘책임질게.’윤유성의 마음이 따뜻해졌다. 지금까지 감히 윤유성을 책임지겠다고 말한 여자는 없었다. 남들이 감히 하지 못한 일을 아람은 할 수 있다. 이것이 윤유성이 아람에게 깊이 빠져든 이유 중 하나이다.“정, 정말 이상해!”말 조련사 한 명이 믿기지 않는 듯 머리를 긁적였다.“이 검은 말은 우리 경마장에서 제일 온순하고 순종적이라고 할 수 있어요. 평소에 겁이 많아요. 오, 오늘 왜 감자기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죠?”비서는 화를 내며 노려보았다.“누구한테 묻는 거야? 무슨 일이 있는지 네가 잘 알잖아, 쓸모없는 놈!”“보통 심하게 겁을 먹은 말은 이런 반응을 보이기도 해요.”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겼다.“이, 이게 가능해요?”또 다른 말 조련사가 말했다.“이 검은 말은 마구간에서 조용히 있었어요. 아무도 만지거나 내보내지 않았는데 어떻게 겁을 먹고 통제 불능이 될 수 있어요?”이 말을 들은 아람과 윤유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성주 선시 컨벤션 센터에서 수많은 거물급 인사들이 참석한 파티가 열리고 있다. 신광구는 친한 비즈니스 거물들과 함께 잔을 들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신 회장님, 오랜만이네요!”신광구는 깜짝 놀라 뒤돌아
신광구는 가만히 얘기를 들었다. 그저 눈빛에 복잡한 감정이 들어 있었다.“그 일을 저도 들었어요. 어휴, 몇 년 전의 일인데, 아직도 꺼내는 사람이 있네요. 정말 나빠요!”“질투 나서 그랬겠죠. 생일에 축하도 받고 갑부에게 시집도 가고, 얼굴도 예쁘잖아요. 질투가 나서 뒤에서 흑역사를 터뜨리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에요. 우리 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들도 자주 싸워요. 정말 쓸데없는 짓이에요!”신광구는 입을 꽉 다물고 눈썹을 찌푸렸다. 비록 이름을 말하지 않고 관점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왠지 모르게 귀에 거슬렸다.“구 회장님은 정말 의리가 있는 분이에요.”“맞아요, 초연서가 배우 출신이지만 딸 하나만 낳아주었는데도 야박하게 굴지 않았어요. 여기서 인성을 알 수 있죠!”다른 손님들도 고개를 끄덕였다.구해진은 비꼬는 듯한 미소를 지으며 마음이 불편했다. 이 일을 꺼낸 이유는 사람들이 구만복을 웃음거리로 역일 줄 알았다. 하지만 역효과를 일으켜 구만복이 칭찬을 거두게 했다.‘이런 속물들, 구만복이 죽어 라면 죽을 거야?’신광구는 시계를 보고 주위를 훑어보았지만 경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신 회장님, 오늘 같은 중요한 자리에 신 사장님은 왜 안 왔어요?”구해진은 조심스럽게 뭄ㄹ었다.“이따가 올 거예요.”“그래요? 잘 됐네요!”구해진은 눈빛이 밝아지고 아부를 떨었다.“마침 우리 그룹에 환경 보호에 관한 좋은 프로젝트가 있어요. 국가가 매우 지지하고 있어요. 형이 저에게 맡겨서 파트너를 찾고 있어요.”구해진은 프로젝트와 관련된 이야기를 짧게 얘기했다. 신광구는 고개를 끄덕이며 약간의 관심이 생겼다.“우리 딸 하영이 좋은 협력 제안을 생각해냈어요. 아따가 올 거예요. 연회가 끝나면 제가 자리를 마련할 테니 신 회장님과 신 사장님도 같이 앉아서 얘기를 나누는 게 어때요?”“딸이요?”“네, 저에게 딸 한 명이 있어요. 구하영이라고 해요. 형의 딸 구아람과 동갑이고 4개월만 어려요. 전에 H 국 최고의 교육기관에서 공부하면서 해마다 전액 장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신 사장님의 입은 정말 날카롭고 직설적이네.’비즈니스 거물들이 이 말을 듣자 표정관리를 할 수 있있다. 하지만 구해진의 눈빛에는 경멸이 가득 찼다. 사업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으면 사업에 관한 얘기를 해야 했다. 갑자기 초대를 하고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딸까지 데려오는 것은 속셈이 너무 뻔했다. 구해진은 경주가 그렇게 솔직하고 거침없는 사람일 줄은 몰랐다. 속셈이 드러나자마자 경주가 끊어 버렸다. 구해진은 평소 감정을 잘 숨기는 부처였지만, 이 순간 웃음은 서서히 굳어져 버렸다.“하하하, 신 사장님의 말도 맞아요. 제가 너무 갑작스러웠죠. 약속을 잡고 두 분을 모셔야 했어요. 오늘 이 자리에서 오랜만에 신 회장님을 뵙게 돼서 기분이 좋았어요. 그래서...”“아버지를 뵙게 되어 반가우시면 아버지만 모시면 되죠. 아버지는 신씨 그룹의 회장님입니다. 회장님과 직접 말씀하시는 게 좋습니다.”경주는 냉정하게 구해진을 훑어보더니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더 차갑게 말했다.“부회장님께서 KS 그룹을 대표하여 우리 신씨 그룹과 사업을 얘기하는 것을 구 회장님은 알고 있습니까?”구해진는 깜짝 놀라더니 웃으며 말했다.“형이 프로젝트를 저에게 맡기고 전적으로 책임지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강한 힘을 가진 그룹과의 협력을 우선시하고 싶습니다. 형이 신씨 그룹과 협력할 수 있다는 것을 알면, 매우 기뻐하고 적극 지지할 거예요.”경주는 차갑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눈빛이 날카로워졌다.“만약, 구 회장님께서 부회장님이 구아람 씨의 전 남편과 협력을 한다는 것을 아시면 기뻐하고 지지할까요?”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신광구도 눈썹을 찌푸리며 나지막하게 꾸짖었다.“경주야, 이 자리에서 그런 얘기를 왜 해?”구해진은 눈을 부릅뜨고 입을 벌리더니 머리가 하얘졌다.‘전, 전 남편? 신씨 그룹 사장님이 구아람 그 계집애의 전 남편이야? 언제 결혼했어? 이혼은 또 언제 한 거야? 구씨 가문의 사람들이 입이 참 무겁네. 어떻게 아무도 말하지 않았어?’“어
윤민주의 표정이 점점 끔찍해지며 유성의 정교하고 악독한 얼굴을 노려보았다.“도와줘, 하하, 저들도 짐승인데, 윤유성 넌 다를 것 같아? 그래, 넌 달라. 넌 악독한 뱀이야. 아빠와 오빠들보다 더 독해!”유성은 조금도 화를 내지 않고 대신 미소를 지었다.“난 신사로 간주될 수는 없어. 하지만 짐승도 정이 있어. 가족한테는 잔인하게 손을 댈 수 없어. 그래서 누나를 도와주고 싶어.”“게다가 지금 나 말고 누가 누나를 생각해 주고 있어? 빛도 보지 못하는 캄캄한 감옥에 갔는데, 아직도 누나가 윤씨 가문 사람인 것 같아?”윤민주가 유성의 도움에 저항하는 것을 보자 유성은 치명적인 타격을 가했다.“누나, 잘 생각해 봐. 누나와 매형이 비참한 상황에 처하게 된 건 누구 탓일까?”윤민주는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복수하고 있어. 구아람 그 계집애 탓이야!”유성의 창백한 입술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흔들었다.“네가 건드린 건 구만복의 친딸이야. 어르신께서 널 죽이지 않은 것도 두 가문의 몇십 년의 정을 봐서 그런 거야. 하지만 이 모든 일은 윤진수 때문에 일어난 거잖아?”“윤진수.”윤민주의 머릿속이 윙윙거렸다. 그동안 구씨 가문만 생각하느라 윤진수를 잊을 뻔했다.“모두 윤진수의 사주를 받아서 구씨 가문에게 보복을 당한 거잖아. 처음부터 쓰레기 짓을 하지 않고, 제멋대로 나서지 않았더라면 누나와 매형은 고귀한 생활을 누리고 있었을 거야.”“이제 윤진수가 모든 것을 망쳤어. 기자회견부터 누나가 감옥에 들어갈 때까지 윤진수가 누나 대신 나선 적이 있어? 그저 범죄를 누나한테 뒤집어씌워 책임을 떠넘겼잖아.”“윤진수는 윤씨 가문의 보호를 받아 무사하게 도련님 생활을 누리고 있어. 이 억울함을 참을 수 있어? 나도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 같아, 누나.”유성의 말이 일리가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흔들렸다. 윤민주는 조용해졌다. 이미 생각에 잠긴 것 같았지만 원망스러울수록 눈시울이 붉어졌다.“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싶어?”
아람은 경주의 튼튼한 팔에 팔짱을 끼고 자신 있게 말했다.“우리가 움직이지 않고 자취를 감추면 윤유성은 분명 참지 못하고 온갖 방법을 생각해서 윤진수를 상대할 거야.”...다음 날 주식 시장이 개장했다. 윤씨 그룹 주가는 폭락했다. 마치 성주 사람들에게 큰 빛을 주던 주식이 초롱초롱하게 빛이 났다. 보는 사람마다 가슴이 내려앉았다. 윤민주와 주성택의 일이 점점 커져 윤씨 그룹의 명성도 떨어지며 그룹 전체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했다.셋째 날에도 윤정용은 여전히 아파서 입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장님인 윤성우도 검찰에 소환되었다. 넷째 날, 구만복이 회의에 참석했을 때 기자의 취재에 막혔다. 윤씨 그룹에 대한 견해를 발표하라는 질문을 피할 수 없었다.“구 선생, 윤 사장님과 개인적인 친분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번 윤씨 가문에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구만복의 안색이 차가워지면서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저와 윤 회장님은 그저 비즈니스 파트너일 뿐이에요. 다른 기자들의 말에 오도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제 생각을 물으면 실수는 인정하고 바로 서기 위해 벌을 받아야 한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네요. 윤씨 그룹이 이번 교훈을 통해 다시는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라요.”병원에 입원 중이던 윤정용이 구만복의 인터뷰를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의자를 들어 TV를 부숴버렸다....하루하루가 지나고 경주와 아람은 더 이상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았다. 역시 아람의 예상과 같았다. 담담하던 유성이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원래 이 기회에 남을 이용하여 사람을 해치려 했다. 하지만 폭풍이 곧 지나갈 것 같았고, 더 이상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좋은 기회를 놓칠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오늘 밤 우 비서와 함께 구치소에 와서 윤민주를 만났다. 한때 고귀하고 편안한 삶을 누리던 명문가 집안 아가씨가 감옥에 들어간 지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미 엉망진창으로 되어 귀신 같았다.그뿐만 아니라 얼굴도 멍이 들었다. 여성 죄수들도 성매매를 강요하는 악행을 참을
“윤정용이 지금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건 진짜 아픈 게 아닐 수도 있어. 그냥 위험을 잠시 피하러 갔을 수도 있어.”경주는 깊은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검찰이 수사 절차를 시작하면 윤정용을 반드시 소환할 거야. 그럼 아프다는 핑계로 수사를 거부할 수 있어.”“젠장, 이 늙은이가 참 교활하네!”유희는 화를 내며 욕설을 퍼부었다.“유희 오빠, 성매매가 뭐야?”효정은 순진한 눈동자를 깜빡이며 물었다. 정말 포인트를 잘 잡는 것 같았다. 순간 경주, 아람, 유희 모두 그 질문에 침묵이 흘렀다. 유희는 어색하여 가볍게 기침을 하며 효정의 볼을 가볍게 꼬집었다.“켁, 이제 방에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내가 천천히 말해줄게.”뉴스가 끝났다. 짧지 않은 시간을 차지했던 윤씨 가문의 문제는 화려하게 주목을 받고 싶어 하는 그들의 마음을 만족해 주었다.“정말 나쁜 사람들이야. 어떻게 감히 여자들에게 그런 짓을 강요할 수 있어!”뉴스를 다 본 효정은 화가 나서 눈시울이 붉어졌다.“경찰 아저씨들은 무조건 저 사람들을 다 체포해야 해. 피해자들에게 정의를 되찾아야 해!”“이미 잡혔어. 자기야, 걱정 마.”유희는 숨을 내쉬며 효정의 허리를 꼭 안았다. 거실이 갑자기 고요해졌다. 비록 윤민주가 잡혔지만 아린을 괴롭히고 용서받지 못할 범죄를 저지른 윤진수는 여전히 당당하게 지내고 있다. 그리고 독뱀 같은 유성도 마음 끝에 날카로운 가시처럼 박혀 있었다.그래서 현재 윤씨 가문에게 복수를 하는 일은 그저 3분의 1밖에 지나지 않았다. 경주는 아람의 심각한 표정을 알아채고 아람의 긴장된 어깨를 감싸안았다. 큰 손으로 둥근 어깨를 문지르며 다정하게 위로했다.“아람아, 넌 충분히 잘했어. 윤씨 그룹은 4대 가문 중 하나야. 세력이 엄청 커. 하룻밤 사이에 뿌리를 뽑아버리는 건 정말 쉬운 일이 아니야. 윤진수의 일은 걱정하지 마. 내가 해결해 줄게.”“아니, 누구도 움직일 필요가 없어.”아람의 눈에는 차가운 눈빛이 반짝이며 교활하게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누군
그날 밤, 별장에서 아람과 경주는 거실에 앉아 뉴스 채널에 고정된 TV를 열심히 바라보고 있었다. 몇 분 후 뉴스가 시작되었다. 오늘의 헤드라인은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던 대형 뉴스였다. 바로 윤민주의 체포 소식이다. 뉴스에서 윤민주가 경찰에 의해 체포되는 코믹한 장면을 다시 반복했다. 그 장면을 보면 여전히 웃음이 터졌다.“응? 이 잘생긴 경찰 오빠가 너무 낯익어요. 어디서 본 것 같아요.”효정은 작은 손으로 턱을 괴고 보더니 순간 눈빛이 반짝였다.“아, 생각났어요! 구씨 가문 셋째 사모님의 생일 연회 때 제 옆에 앉았었어요. 오빠가 저랑 얘기도 나누었어요. 음!”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희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참지 못하고 효정의 턱을 잡고 카리스마 넘치게 키스를 했다. 유희는 화나고 질투한 것 같았다. 아람과 경주가 뉴스를 집중해서 보고 있었는데, 부끄러운 소리가 들려오자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순간, 경주는 훤칠한 몸을 기울이며 키스하는 두 사람의 모습을 막았다. 그러며 고개를 숙이고 아람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왜, 미성년자 관람 불가야? 왜 못 보게 해?”아람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내가 뭐든 다 목격한 여자야. 그저 키스잖아.”“아니, 네가 어색할까 봐 그랬어.”경주는 아람의 코를 가볍게 잡으며 씁쓸하게 웃었다.“흥, 내가 어색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들이 어색해할 거야.”유희는 눈시울을 붉게 물들이며 효정의 입술을 떠났다. 키스에 효정의 눈이 초롱초롱해지며 호흡마저 흐트러졌다.“여보, 내 앞에서 다른 남자 얘기하는 건 일부러 화나게 하려는 거야?”유희는 손끝으로 효정의 입술을 반복해서 만지며 허스키한 목소리로 말했다.“잘생긴 오빠? 네 남편인 나보다도 잘생겼어? 응?”“음, 다, 다 멋있어.”효정의 얼굴은 복숭아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 “응? 누가 멋있어??”유희는 효정을 간지럽혔다.“하하하, 유희 오빠가 멋있어, 유희 오빠가 제일 멋있어!”효정은 너무 간지러워 어깨를 움치리고 유희의 품에서 깔깔 웃었다. 아
“사장님, 저한테 뭘 보상해 주실 거예요?”[보상? 비서로서 네가 당연히 해야 할 일 아니야?]경주의 목소리는 배부른 사자처럼 나른하게 들렸다. 한무가 생각하자 얼굴이 순간 붉어졌다.“그, 그럼 사모님도 보상해 주셨는데, 부창부수라는 말을 모르세요? 사모님이 사장님을 쪼잔하다고 할 수 있잖아요!”[너 지금 누구를 협박하는 거야?]“아니요, 아니요! 제가 감히 그러겠어요!”한무는 즉시 허리를 곧추세우고 이마에 땀을 흘렸다.[오랫동안 쉬지 못했잖아. 연차를 열흘 더 줄게. 가고 싶은데 가서 재밌게 놀다 와.]“사장님, 모태 솔로에게 연차를 줘요? 출산 휴가를 줘도 제가 할 일이 없어요!”한무는 웃으며 말했다.“아니면 보너스를 조금 주시는 건 어때요? 이제 연차도 쓰지 않고 24시간 내내 사장님을 위해 목숨을 걸고, 사장님과 사모님의 노예가 될게요!”한무는 돈을 탐냈다. [수백만의 연봉도 만족하지 못해? 그룹 전체를 보면 주주 외에 너보다 연봉이 높은 사람이 몇 명이나 돼?]경주는 피식 웃었다.[네가 무슨 노예야, 참 뻔뻔하네.]“사장님, 비록 지금 아내가 없더라도, 장가갈 돈은 많이 모아두어야 하잖아요. 제가 매일 사장님을 위해 뛰어다니고, 수사하는 일까지 했어요.”“바빠서 지금 연애할 시간도 없어요. 제 청춘을 신씨 그룹에 바쳤어요. 사장님께서 넓은 마음으로 이 늙은 총각에게 친절과 배려를 베풀어주셔야죠!”한무는 경주가 지금 아람과 화해를 하여 행복한 사랑에 빠져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지금의 경주는 자상한 아버지와 같았다. 이때가 바로 월급 얘기를 하기에 좋은 타이밍이라고 생각했다. 경주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아람의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숨소리까지 자세하게 들려 두 사람은 가까이 붙어 있는 것 같았다.[신 사장님, 너무 쪼잔하게 굴지 마. 한 비서가 어렵게 말을 꺼내는데 그냥 들어줘.]‘세상에, 사모님이 지금 사장님께 애교를 부리는 거야?’아람의 말투를 듣자 온몸이 찌릿찌릿하며 애교에 녹을 것 같았다. 역시 경주의 호
윤씨 가문은 정말 구더기 떼를 키우는 가문 같았다.“아, 아니에요. 그런 게 아니에요!”윤민주는 순식간에 목 밑까지 붉어졌다. 마치 온몸의 피가 얼굴에 쏘인 듯 히스테리하게 외쳤다.“이 녹음은 가짜예요. 모두 가짜예요! 전 무당을 몰라요. 안에 말하는 건 제가 아니에요. 모두 가짜예요. 누군가가 저를 해치려는 거예요!”“해쳐요? 윤민주 씨 이거 보세요. 이건 또 어떻게 해명하실 건가요?”기자는 핸드폰을 높이 들었다.바로 이때, 자리에 있던 모든 기자들의 핸드폰이 울리고 진동했다. 모두 고개를 숙여 화면을 보았다. SNS에서 푸시한 뉴스이다. 이건 바로 윤민주가 사적으로 무당과 만나 돈을 주는 장면이었다. 비록 몰래 찍은 것이지만 윤민주의 악행이 완전히 폭로되었다.“아가씨!”이때 경호원이 달려와 온몸이 뻣뻣해진 윤민주를 무대 아래로 끌어당겼다.“저는 윤 사장님께서 보낸 경호원이에요. 상황이 안 좋아요. 빨리 가요!”말을 마치자 연회장의 문이 열렸다. 도현은 사복 경찰 몇 명을 이끌고 당당하게 들어왔다. 표정이 엄숙하며 카리스마가 넘쳐 사람들은 소리도 내지 못했다.“경찰이에요!”도현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며 사람들 앞에서 경찰 신분증을 보여주었다.“윤민주, 당신은 뇌물 수수, 성매매, 불법 구금으로 공식적으로 체포되었어요.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지만, 당신이 말하는 모든 말은 법정에서 증거로 사용될 것이에요. 데려가!”뒤에 있던 경찰 두 명이 다가가 부들부들 떨고 있는 윤민주에게 차가운 수갑을 채웠다. 두 경찰은 양쪽 팔을 잡고 겁에 질려 멍해진 윤민주를 끌어나갔다. 현장에 있는 기자들은 모두 라이브를 켰다. 이 순간 라이브는 천만 명을 돌파하며 반응이 뜨거웠다.[세상에! 명문가 집안에서 살기 이렇게 힘들어? 명문가 집안 아가씨가 인간 관계를 끌어모으며 돈을 벌어야 해? 참 신기하네!][윤씨 가문이 명문가 가문이 아니지? 구씨 가문과 친한 척하더니, 참 잘난 척을 해!][하하하, 꼴 좋네. 보복이야. 윤민주의 물개 같은
눈 깜짝할 사이에 기자회견 당일이 되었다. 5시부터 호텔 연회장 모인 여러 기자들은 카메라를 설치하고 각도를 조정했다. 그리고 노트북을 꺼내 들고 윤민주가 나타나기를 기다렸다.“근데 저는 윤정용이나 윤성우가 나설 줄 알았어요. 윤민주일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이 여자 참 대단하네요. 남편이 잡혀갔는데 잠이 오나요? 기자회견 할 힘도 있나 보네요.”“허, 윤씨 가문 남자들이 얼마나 똑똑해요. 이건 윤민주를 이용하여 내세우는 거예요!”“쯧, 명문가 집안은 참 인정이 없네요. 윤민주도 참 비참하게 사네요.”“비참하다고?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받은 뇌물만 수천억이에요. 평생 감옥에 있을 수 있는 금액이에요. 이런 더러운 돈이 윤민주의 손에 안 들어갔다고 하면 누가 믿어요? 그저 문제가 생기니 부부가 갈라서는 문제일 뿐이에요!”곧 시간이 7시가 되었다. 윤민주는 쌩얼로 나타났다. 검은 정장을 입고 고개를 숙인 채 비참한 표정을 지으며 가시덤불 같은 모습으로 마이크 앞 무대로 걸어들어왔다. 눈부신 플래시가 윤민주의 초췌한 얼굴을 뒤덮었고, 눈시울을 붉히며 카메라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기자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윤민주 씨. 주성택 씨의 갑작스러운 체포는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어요. 결국 주성택 씨는 이번 성주 시장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였는데요. 주성택 씨가 한 모든 일에 대해 알고 있었나요?”“몰랐어요.”윤민주는 눈물을 흘리며 억울한 척했다. 무고하고 순진한 여성의 이미지를 최대한으로 연기했다.“전 그저 무지한 여성이에요. 집에서 매일 아이들을 키우는 것만 해요. 일에 대해 많이 묻지 않아요. 사적으로 어떤 사람을 만나서 횡령하는 지 아무것도 몰랐어요. 전 윤씨 그룹 출신이에요. 4대 가문 중 하나라고요. 제 혼수는 아주 값져요. 그런 사소한 돈 때문에 명예를 잃을 수 없잖아요!”“정말 주 의원님이 한 일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세요?”갑자기 한 남자 기자가 나타나 큰 목소리로 모든 사람의 관심을 끌었다.“이 바닥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
“그리고 이런 시원하지 않고 고통스럽게 괴롭히는 행위가 신경주답지 않아. 아람 그 계집에의 방법 같은데.”유민지는 눈을 깜빡이며 구만복의 팔짱을 꼈다.“만복아, 너무 늦었어. 이제 자러가야지.”...요즘 아람은 구만복이 성주의 집에 찾아올까 봐 걱정했다. 호텔에서 머무는 것도 불편하여 경주와 함께 유희와 효정의 집에 머물고 있었다. 이 순간 효정보다 더 행복한 사람이 없다. 효정은 아람을 많이 좋아한다. 하지만 떨어져 있는 시간이 더 많았었다. 이번에 기회를 잡아 효정은 아람의 곁에 딱 붙으며 가까이 있었다. 그래서 경주는 저녁 잘 때만 아람과 단둘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경주는 매일 침대에 누워 아람을 괴롭혔다. 아람이 지쳐 자비를 구걸할 때까지 절대 놓아주지 않았다. 마치 낮에 잃어버린 스킨십 기회를 만회하려는 것 같았다. 아람은 어이가 없었다. 인색한 사람은 봤어도 이런 일을 따지는 사람은 처음 본다.지난번 효정이 케이크를 만들고 싶었을 때 갑자기 방문한 신우 때문에 하지 못했다. 오늘 밤 모두가 모인 드물 날이라 효정은 핑크색 앞치마를 두르고 손을 비볐다. 실력을 발휘하여 아람과 경주에게 케이크를 만들어주고 싶었다.아람은 일찍이 침대에 누워 드라마를 보며 케이크를 기다렸다. 하지만 밤이 되었고 배가 슬슬 고파도 효정은 소식이 없었다. 그러자 아람은 참지 못하고 아래층으로 내려가서 살펴보았다.부엌에 들어가지 않고 거실에 도착하자 아람은 깜짝 놀랐다. 유희가 효정의 작은 몸을 식탁에 눌렀다. 한 손으로 아람의 머리를 감싸고 격렬하게 효정의 붉은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효정은 유희의 행동을 따르며 목구멍 깊숙한 곳에서 나른한 신음을 냈다. 이때 점점 사랑에 빠진 유희는 효정의 얇은 왼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아아아! 이 변태. 순진한 소녀를 괴롭혀?’아람은 입술을 벌리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어쩔 줄 몰라 할 사이에 뜨거운 포옹이 느껴졌다. 순간 경주의 강한 호르몬 향기가 아람을 감쌌다.“놀라지 마, 아람아. 여기선 이런
윤민주는 원래 술에 취해 다리에 힘이 없었다. 그러자 바로 넘어져 치마가 들렸다. 그 모습은 너무 비참하고 추악했다. 집사는 눈을 더럽힐까 봐 바로 고개를 돌렸다. 바로 이때, 더러운 물이 하늘에서 쏟아졌다. 윤민주는 순간 머리부터 발끝까지 흠뻑 젖었다. 곧바로 시큼하고 고약한 냄새가 났다. 팔을 들어 냄새를 맡자 저녁밥까지 토할 뻔했다. 악취가 나는 냄새가 지독해서 너무 역겨웠다.“누구야, 누가 감히 나한테 물을 뿌려, 누구야!”윤민주는 마치 성난 개처럼 하늘을 향해 맹렬히 짖어댔다.“허, 누가 여기서 소리를 지르며 휴식을 방해하라고 했어?”강소연은 턱을 치켜들고 성큼성큼 집에서 나섰다.“봐, 하느님도 네가 짜증이 나서 물을 뿌려 술을 깨워주잖아. 더러운 입을 다물고 빨리 꺼져!”“너, 네가 나한테 물을 뿌렸어?”윤민주는 눈을 부릅떴다. 차가운 바람이 불자 추워서 입을 부들부들 떨었다.“허, 왜 내가 했다고 그래? 하늘에서 비도 오는 데 더러운 물이 쏟아질 수도 있지. 어떤 사람들은 죄를 짓고 살 수 없어. 어느 날 길을 걷다가 하늘에서 친 천둥번개 때문에 죽을 수도 있어.”강소연은 현지 사람이 아니다. 비록 해문에 시집을 왔지만 입맛은 변하지 않았다. 평소 지하실에서 김치를 담그기 좋아한다. 작년에 발효된 김치 물을 다룰 시간이 없었는데, 마침이 소용이 있었다. 원래 하수구 물을 뿌리려고 했다. 하지만 자기 집 정원이고, 윤민주 때문에 더럽힐 수 없어 참았다.“하, 하수구 물? 우웩.”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가슴을 움켜주고 구역질했다.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네가 잘 알잖아. 우린 따지지 않았어. 그럼 찾아와서 소란을 피우는 게 아니라 조용히 숨어서 살아야지. 우리 구 선생은 네 아버지도 만나기 싫어하는데, 네가 뭔데 찾아와? 빨리 꺼져, 멍청한 짓을 하지말고.”강소연은 코를 막고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윤민주는 소름이 돋았다. 오늘 밤에 구만복도 만나지 못하고 굴욕을 당하여 화가 나서 바닥을 세게 내리쳤다.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