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러네!’저녁 식사를 마치고 계산을 마친 아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갔다.아람이 나가자마자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휴대폰이 진동했다. 윤유성은 몸을 기울여 눈을 내리깔고 한 손가락으로 핸드폰을 앞으로 가져왔다. 그러자 눈빛이 매서워지더니 핸드폰을 들고 말했다.“아람아, 지금 얘기할 수 있어? 아람아?”저쪽에서 들려오는 경주의 목소리는 매우 부드러웠고 사랑이 가득했다. 윤유성은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경주는 말이 없자 목소리가 더욱 어두워졌다.“아람아, 지금 어디야? 만날 수 있어?”윤유서은 입꼬리를 치켜올리더니 전화를 끊었다. 그러자 경주는 바로 전화를 걸어왔다. 윤유성은 차갑게 웃더니 경주의 전화번호를 블랙리스트에 넣고 핸드폰을 제자리에 돌려놓았다.“오래 기다렸죠, 가요.”마침 아람도 돌아왔다. 부드러운 입술에 립스틱을 바르고 하얀 피부는 빛이 났다. 그 모습을 보자 윤유성은 마른침을 삼키며 웃었다.“네.”...아람은 윤유성의 스포츠카 조수석에 앉았다. 차는 동쪽을 향해 속도를 냈다.“우리 어디 가요?”아람은 궁금해서 물었다.“거의 다 왔어요.”20분 후, 스포츠카는 최근에 지어진 경마장에 도착했다.“경마장?”아람은 차창을 내리며 눈을 반짝였다.“기억나요? 어렸을 때 우리 가족이 아직 해문에 살았을 때, 가끔씩 저를 몰래 경마장에 데려가 놀았어요. 말에게 먹이도 주곤 했어요.윤유성은 고개를 돌려 따스한 봄 햇살 같은 미소를 지으며 아람을 바라보았다.“기억나요! 유성 씨가 겁이 많아서 말을 만지지도 못했어요.”아람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얘기하자 말투도 밝아졌다. 윤유성은 씁쓸하게 웃었다. 사실 겁이 많은 것이 아니라 결벽이 있어 더러울까 봐 걱정했던 것이다.“동환에 있는 이 경마장은 윤씨 가문의 산업이에요. 올가을에 지어져서 아직 정식으로 공개하지 않았어요.”주차한 후, 윤유성은 아람을 데리고 경마장 안쪽으로 이끌었다.“두 분, 잠시만요.”그런데 뜻밖에도 정문에 도착하자마자 경호원이 그들을 막았다.“아
아람은 민망하지 않았다. 만약 민망했다면 윤유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애증이 분명한 사람이지만 누구를 업신여기거나 경멸하지는 않는다. 아람의 가정 교육은 잘 되어 있었다.“괜찮아요, 들어갈 수 없다면 개방 후 다시 와요, 가요.”아람은 윤유성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담담하게 얘기했다.“말을 타고 싶으면 우리 집 경마장에 가요. 똑같아요.”아람이 돌아서서 떠나려는 순간, 윤유성은 아람의 손을 잡더니 천천히 힘을 주었다.“아람 씨, 가지 마요. 오늘 밤 들어가야 해요.”아람의 손끝이 떨렸다. 본능적으로 손을 빼고 싶었지만 빼지지 않았다. 윤유성의 어조도 강했다. 다시 만난 후부터 지금까지 윤유성이 위압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었다.경호원 두 명은 서로 바라보더니 차갑게 말했다.“빨리 가세요. 아니면 저희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윤씨 가문 도련님 두 분께서 지금 손님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외부인이 들어가서 방해하면 안 됩니다.”아람은 그들을 째려보았다.‘외부인? 말을 더럽게 하네.’“아, 그래요?”윤유성은 오히려 침착한 표정으로 돌아서서 그들 앞으로 걸어갔다.“제가 들어가겠다면요?”“시비를 걸어?”경호원 한 명이 눈을 부릅뜨고 윤유성을 밀치려 했다. 하지만 윤유성의 옷깃도 만지지 못한 채 눈앞이 흔들렸다. 팔에서 뚝 소리가 들리더니 비명을 질렀다. 다른 한 경호원도 이 상황을 보자 달려들었다. 그러자 또다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아람 씨, 가요.”윤유성은 하얀 비단 손수건을 꺼내 손을 닦으면서 아람에게 다정하게 얘기했다. 눈빛은 따뜻한 지성미가 풍겼다. 우아한 모습은 방금 전과 너무도 달랐다.아람은 말문이 막혔다. 윤유성은 입술을 오물거리더니 눈썹을 부드럽게 치켜올렸다. 그러자 앞으로 다가가 아람의 손을 잡고 앞으로 걸어갔다.“잠, 잠깐. 도대체 누구세요?”바닥에 있는 경호원이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윤유성은 걸음을 멈추고 가볍게 웃었다.“성이 윤 씨야.”이 말을 듣자 경호원은 겁에 질려 주저앉아
모든 것을 조종할 수 있어도 꿈은 조종할 수 없다. 하지만 예전의 경주는 확실히 나쁜 남자였다. 아마 아람에게 트라우마를 남겼을 것이다.“아니면, 구 사장님께 연락해 보시겠어요? 사모님이 해문에 돌아갔다는 건 알았잖아요. 그럼 형님께서 사모님의 행방을 알고 있을 거예요!”한무는 눈동자를 굴리더니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경주는 한무를 냉정하게 쳐다보았다.“신씨 그룹 사장님인 내가, 사람을 못 찾아서 집에까지 전화해야 돼? 구윤도 모르면? 다른 오빠들에게도 전화해? 나가, 거슬려.”“네네네, 이만 물러가겠습니다!”한무는 경주의 기분이 좋지 않은 것을 보자 조용히 나갔다. 문이 닫히자 경주는 바로 핸드폰을 꺼내 구윤에게 전화를 걸었다.“신 사장님, 부상은 좀 나았어요?”구윤은 담담하게 말했다.“구 사장님, 아람이와 같이 있어요?”경주의 목소리에는 다급함이 묻어났다.“아니요. 왜요? 동생이 연락이 안 돼요?”경주는 심호흡을 했다.“전화를 안 받아요. 여러 번 전화했는데 받지 않았어요.”“아, 정상이에요.”경주는 말문이 막혔다.“아람이 어디로 갔는지 잘 모르겠어요. 아이도 아니고, 저에게 보고할 필요는 없어요. 당시 신 사장님 때문에 몇 년 동안 가족들과 연락을 하지 않았지만.”“저 때문에 몇 년 동안 가족들과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요? 왜요?”경주는 깜짝 놀라 날카롭게 물었다. 구윤은 말실수를 했다는 것을 깨닫고 화제를 돌렸다.“신 사장님, 무슨 급한 일이 있어요? 왜 아람을 찾아요? 머리가 아파요?”“아니요, 그냥 걱정돼서요.”“걱정 마세요. 아람은 항상 위험을 피하고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고 있어요. 신 사장님을 찾고 싶으면 나타날 거예요. 찾지 못한다면 당분간 신 사장님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예요.”이 말을 듣자 경주는 가슴이 찔린 것 같았다. 피는 흘리지 않았지만 미묘한 통증이 온몸에 퍼졌다. 전화를 끊은 후, 경주는 막연과 실망감에 빠졌다. 손바닥에서 흐르는 땀이 핸드폰을 적혔다. 하지만 구윤의 말이 마음속에서 파문
말을 하면서 윤유성은 또 저도 모르게 아람의 손을 잡으려 했다. 순간 아람이 불편한 것이 생각나 손이 허공에 멈추고 부들부들 떨며 움켜쥐었다. 아람의 심장도 윤유성의 손과 함께 움츠러들었다. 이때, 윤유성의 비서가 땀을 흘리며 헐떡이며 달려왔다.“윤, 윤 사장님, 큰일 났어요!”윤유성은 눈썹을 찌푸렸다.“왜?”“구아람 씨에게 선물하려는 말이, 둘째 도련님께서 경마장으로 데려갔어요!”이 말을 듣자 윤유성은 안경을 밀었다. 마치 눈동자가 불타오르는 것 같았고 안색이 차가워졌다....한편, 윤진수는 말 조련사를 보내 완벽한 비율을 자랑하는 골드 빛깔의 한혈마를 데려와서 손님들에게 자랑을 했다.“도련님, 이 말은 한혈마예요! 들어본 적은 있어도 실물은 처음 봐요!”“이 말은 적어도 20억은 하죠?”“20억? 너무 적게 말했어.”윤진수는 웃음을 감추지 못한 채 손을 뻗어 말의 미끄러운 털을 만졌다.“이런 투르크메니스탄의 명물 한혈마는 혈통이 순수해, 생산이 귀해서 한 마리에 적어도 30억이야.”손님들은 감탄하며 핸드폰을 들고 말을 찍었다.이곳에 있는 사람들은 30억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저 고급차, 저택, 요트를 사면 괜찮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돈으로 말을 산 후, 말을 보양하는 것도 엄청난 비용이 들 것이다. 이런 사치스러운 애완 동물은 신씨 가문, 윤씨 가문, 구씨 가문과 같은 귀족들이 놀 수있는 여유가 있다.“자, 나 좀 도와줘. 말이 힘차게 달리는지 한 번 봐야겠어!”윤진수는 손을 비비며 안장을 잡고 말 등에 올라타고 싶었다.“누가 내 물건을 마음대로 만져라고 했어?”갑자기 싸늘한 목소리가 들려와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젠장!”윤진수도 깜짝 놀라 발을 헛딛어서 말에서 떨어졌다. 다행히 조련사가 재빨리 잡아줬다. 하지만 여전히 형편없는 모습이었다.“아! 도련님 조심하세요!”손님들은 말로 걱정해 주었지만 마음속으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윤진수가 이를 악물고 조련사를 밀어냈다. 눈에는 칼을 품은 것처럼 날카롭게 돌아겄
윤진수가 이 말을 듣자 얼굴이 녹색이 되었다. 사람들도 깜짝 놀랐다.‘넷째 도련님의 말투가 매우 거만하고 태도가 도발적이네!’손님들은 웅성웅성했다.“윤씨 가문의 도련님들이, 사이가 안 좋은가?”“안 좋은 게 아니라, 아예 흩어진 것 같아!”“넷째 도련님이 방금 자기 말이라고 했어? 그럼 둘째 도련님이 동생의 물건을 함부로 쓴 거야?”“그건 좀 보기 안 좋네.”수군거리는 소리가 윤진수의 귀에 닿자 참지 못하고 차갑게 말했다.“유성아, 그냥 평범한 말인데, 굳이 사람들 앞에서 그렇게 말을 해야겠어?”“응.”윤유성은 눈썹을 찌푸리고 목소리가 더욱 싸늘해졌다.“평범한 말이면 가져가도 돼. 내가 너그럽게 봐줄 수 있어. 하지만 지금 건드린 건 내가 구아람 씨에게 줄 선물이야. 구아람 씨가 아직 보지도 못했어. 근데 형이 먼저 탔는데 그게 맞다고 생각해?”아람은 여전히 흥분한 시선으로 한혈말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그 말을 듣자 초롱초롱했던 눈이 부릅떴다.“둘째 형, 오랜만에 만났는데, 왜 점점 품위가 없어?”윤유성은 대놓고 윤진수를 조롱했다. 아무리 형제라도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어렸을 때, 아버지가 말하지 않았어? 허락 없이 남의 물건을 만지는 것은 매우 무례한 행동이라고.”윤진수는 뺨을 세게 맞은 듯 표정이 점점 무너졌다. 초대한 손님들이 보는 것은 괜찮지만, 아람이 앞에서 모욕을 당하니 수치심이 수백, 수천 배로 커져 얼굴이 터질 것 같았다.“구아람 씨에게 줄 선물이라면, 왜 여기에 묶어두었어? 여기에 묶어두어서 윤씨 가문 경마장의 말인 줄 알았어. 내가 윤씨 가문의 도련님인데, 내가 쓰면 안 돼?”윤유성은 안경을 올리더니 입술을 치켜올렸다.“그럼 형이 여기에 묶여 있었으면, 나도 끌고 갈 수 있어?”“너!”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웃음소리를 터뜨렸다. 윤진수는 화가 나서 얼굴이 빨개졌다. 앞으로 반 발자국 다가가며 주먹을 꽉 주었다. 옆에 비서가 말리지 않았으면 이미 윤유성의 멱살을 잡았을 것이다.“진수 씨, 사소한 일에 화
윤진수는 화를 내며 노려보았다.“그 말은 내가 날 모욕할 기회를 줬다는 거야?”“아니요! 오해예요! 전 그저 대신 불평을 품었을 뿐이에요. 도련님이야말로 회장님께서 정한 구아람 씨와 소개팅할 사람이니까요!”비서는 겁에 질려 식은땀을 흘렸다.“나 대신 화낼 필요는 없어. 나 대신 방법이나 생각해!”윤진수는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혔다. 호흡도 흐트러졌고 손도 떨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비서는 서둘러 새 잔을 가져다 위스키를 부어주었다. 윤진수는 위스키를 원샷 하자 점차 진정되고 손도 떨리지 않았다.사람들 앞에서 고상하고 귀한 남자가 독한 술에 의존해 신경을 마비시키고,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조증 환자라고 상상하지 못할 것이다.“그 자식이 불편하게 만들었으니 똑같게 해야죠. 적어도 구아람 씨와 데이트를 순조롭게 즐겁게 해서는 안 돼요.”비서는 나지막하게 말했다. 윤진수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눈을 반짝였다. 한참 지나자 비서를 향해 손짓을 했다.“아이디어가 있어, 당장 시작해.”...경주는 아람이 연락되지 않고, 구윤에게서도 행방을 알 수 없어서 점점 초조해졌다. 지나친 떨림과 불안감에 이명이 생기고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귀에 모기가 무수히 윙윙거리는 것 같았다.“신 사장님, 신 회장님께 중요한 사교 모임이 있어요. 지금 서둘로 오라고 연락을 받았어요. 지금 회복 중이시고 오랫동안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았어요. 오늘 이 리셉션은 회복 후 첫 공식 석상이라 중요해요.”한무는 사장님의 비서로서 중요한 사안에 대해 결코 모호하지 않았다.“사장님이시고 신 선생이 선택한 후계자예요. 이런 자리에 꼭 참석해서 무사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사람들의 마음을 안정시켜야 해요.”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핸드폰만 뚫어지게 쳐다볼 뿐이다.“신 사장님, 연애는 사실 수 있어도 연애밖에 모르면 안 돼요.”한무는 한숨을 쉬었다.“알아요. 사모님을 걱정하시는걸. 하지만 사모님은 성인이에요. 신분도 존귀하고 많은 형님들이 지켜주고
“한혈마는 말 중의 페라리라고 불려요. 투르크메니스탄의 국보예요. 예전에 아빠한테 사달라고 떼를 쓰곤 했지만, 아빠는 사고를 당할까 봐 두려워서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게 하셨어요.”불빛을 빌려 아람은 황금색 말의 털을 신나게 쓰다듬었다. 손끝에서 덜컹거리는 경락이 아람의 심장을 더 빨리 뛰게 했다. 갑자기 입이 마르면서 머릿속에 경주의 단단한 가슴 근육이 떠올랐다. 아람의 손끝이 찌릿하면서 얼굴이 뜨거워 붉게 달아올랐다.경주의 모습도 거칠고 길들여지지 않는 불같은 말이었다.“아람 씨, 맘에 들어요? 아람 씨?”“네.”아람은 정신을 차리더니 급히 손으로 뜨거운 얼굴을 만졌다. 동작이 빨랐고 눈이 촉촉했다.“마음에 들어요. 말은 제가 제일 좋아하는 동물이에요.”‘젠장, 멋진 말을 봐도 왜 나쁜 남자가 생각이 나는 거야!’윤유성은 말없이 아람의 뒤에 다가가 아름다운 그림자로 가려주었다. 윤유성이 눈을 내리깔고 아람의 옆모습을 바라보자 눈빛이 부드러워졌다.“어렸을 때 저에게 말했었어요. 말을 제일 좋아하고 승마 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어렸을 때는 정말 제 꿈이었어요.”아람은 담담하게 웃었다.“하지만 지금은 제 꿈이 아니에요. 저도 알아요. 제가 운동선수가 되기에 적합하지 않아요.”윤유성이 가끔씩 어린 시절의 일을 언급하는 것이 싫지 않았다. 그중 일부는 정말 기억이 나지 않는 것들도 있다. 그저 두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은 아람은 항상 앞만 보고 사는 반면, 윤유성은 항상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 같았다.“아람 씨, 지금의 꿈은 뭐예요?”윤유성은 손을 움켜쥐었다. 아람을 안고 싶어서 가슴이 두근거렸고 숨조차 뜨거웠다.“그 후, 오랫동안 훌륭한 의사가 되고 싶었어요.”경주와 함께 싸울 수는 없지만 든든한 지원군이 돼줄 수 있었다. 아람은 매번 경주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랐고, 만약 다치면 그 상처를 치료해 주는 사람이 자신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지금은, 꿈이 없어요.”아람의 가슴은 아프고 씁쓸했다. 복잡한 감정이 밀려오면서 가볍
아람을 눈을 부릅떴다. 온몸의 신경이 긴장하며 붉은 입술이 떨고 있었다. 아람은 반응이 느린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러웠다. 건장한 말 한 마리가 시속 100킬로미터면 스포츠카와 같다. 인간의 반응이 빠르다면 세상에 교통사고가 없을 것이다.“윤 사장님!”비서는 윤유성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필사적으로 주인을 보호하기 위해 달려가려고 했지만 너무 늦었다.통제력을 잃고 경매장에 뛰어든 검은 말은 숨을 헐떡이며 눈을 시뻘겋게 뜨고 아람을 향해 곧장 돌진했다. 아람은 숨이 막혔다. 도망치고 싶었지만 두려움 속에서 두 다리는 못에 밖인 것처럼 움직일 수 없었다.“아람아!”그 순간 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앞이 캄캄해졌다. 윤유성이 마지막 순간에 달려왔다. 두 팔을 벌리고 아람을 꼭 안고 공중에서 뒤집어 반대편에 심하게 떨어졌다.펑-먼지가 날리면서 두 사람은 땅에 추락했다.윤유성의 등이 가방 먼저 땅에 닿았다. 아람은 윤유성의 품에 안겨 있어 손을 살짝 긁힌 것 외에는 거의 다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넘어지는 순간 내장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느꼈고, 휘저어지는 것처럼 괴로웠다. 윤유성의 몸이 땅에 닿는 순간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상상할 수 있었다.“유성 씨, 괜찮아요?”아람은 공포에 휩싸여 눈시울이 붉어졌다.“저, 조심해요!”윤유성의 안색이 하얗게 질린 채, 아픔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번 아람을 꼭 안고 온 힘을 다해 옆으로 굴렀다.휘익-검은 말이 갑자기 방향을 바꾸며 앞발굽을 세차게 들어 올렸다.“으...”윤유성은 등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너무 아파서 양복이 거의 땀에 흠뻑 젖었다.“윤성 씨!”아람의 가슴은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의해 꽉 조여지는 것 같았고 숨조차 쉴 수 없었다.이때 비서와 말 조련사 두 명이 도착하여 함께 광란에 빠진 말을 제압하고 강력한 진정제를 투여했다. 약의 효과로 인해 광분한 말의 감정이 서서히 진정되었고 붉어진 눈도 맑아졌다.“윤 사장님, 윤 사장님!”비서는 울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