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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7화

KS 그룹 맞은편 길가에서.

윤유성은 스포츠카에 기대어 바지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석양 아래 서 있었다. 침울한 표정으로 KS 그룹의 문을 바라보았다.

요즘 윤유성은 계속 기다렸다. 아람이 먼저 연락 오기를 기다렸고, 만나지는 못하더라도 문자도 좋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결국 실망을 했고, 이는 한 가지를 증명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속에는 자기가 없었다. 하지만 경주의 자리는 있다는 것을 알았다. 아람은 그저 이혼의 트라우마 때문에 경주에 대한 감정을 인정하지 않을 뿐이다.

이렇게 생각하자 윤유성은 금테 안경을 치켜올렸다. 온몸이 차가움을 발산하는 얼음처럼 굳어졌고 눈빛도 어두워졌다.

“유성 씨.”

달콤한 목소리를 듣자 윤유성의 웃음은 봄바람처럼 따뜻해졌다.

“아람 씨, 드디어 왔네요.”

아람은 두 손을 등 뒤로 한 채 윤유성을 향해 힘차게 걸어가며 고개를 기울였다.

“네? 드디어? 오래 기다렸어요? 방금 도착하지 않았어요?”

아람의 행동은 마치 15년 전 어두움 속에서 구해주던 소녀처럼 밝고 명랑했다. 아람이를 보는 순간, 아름다운 미모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아무리 여색을 좋아하는 남자가 아니라도 말이다.

“오래 기다렸어요. 지난번 셋째 사모님의 생일 연회에서 헤어진 이후로 만남을 기대했어요.”

윤유성의 미소는 씁쓸했다. 창백한 얼굴까지 보니 알 수 없는 연민의 정이 느껴졌다.

아람은 깜짝 놀랐다. 그제야 그날 서둘러 떠나서 윤유성과 고상아에게 인사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 생각났다.

‘확실히 실례했네.’

“죄송해요, 그날, 유성 씨도 알 거예요. 너무 복잡했어요. 가족의 안전도 걱정돼서.”

“아람 씨, 확실히 저에게 사과를 해야 돼요.”

윤유성은 갑자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아람은 멍해졌다.

“네?”

“그렇게 큰일이 일어났는데, 왜 저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았어요?”

윤유성은 아람에게 한 걸음 더 다가가 분노가 찬 목소리로 말했다.

“아람 씨, 저를 못 믿어요? 제가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요?”

“유성 씨, 그런 게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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