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그것은 아람이 해낼 수 있는 짓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람이 무슨 짓을 하든 경주는 지지하고 응원해 주려 했다.“알아, 네가 복수하고 싶다는 거.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어. 배후는 도망칠 수 없어.”아람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눈동자가 흔들렸다. 사실 말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가 있었고, 경주 앞에서 말할 수 없었다. 즉, 악당이 경주의 목숨을 가져갈 뻔했다는 것이다. 만약 아람이 화이트신이 아니었더라면, 경주는 죽을 수도 있었다. 며칠 동안 화를 품고 있던 아람은 잠도 설치고 밥도 넘어가지 않았다. 복수를 안 하면 아람이는 화병을 걸릴 것 같았다. “신경주, 네가 나랑 연서 이모를 지켜주었지만, 이 일은 우리 구씨 가문의 일이야. 넌 편하게 회복해. 끼어들지 마.”“구씨 가문의 일이지만, 아람아, 난 네 것이야.”경주는 약간 쉰 목소리로 뻔뻔하게 말했다. 아람은 경주를 째려보았다.“그래서 네 일이 내 일이야.”“쉬고 있어. 갈게.”아람은 더 이상 듣기 싫었다. 이 나쁜 남자는 말을 할수록 점점 더 심해졌다.“아람아, 가지 마!”경주는 급한 마음에 벌떡 일어나 쫓아갔다. 너무 빨리 일어나서 머리가 심하게 흔들렸다.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속이 안 좋았다. 곧 침대에 쓰러지려는 순간, 갑자기 장미 향기가 느껴졌다. 가늘지만 힘이 센 팔이 경주를 안정적으로 붙잡았다.“아람아.”경주는 가슴이 설레어 눈시울을 붉혔다. 두 팔을 벌려 아람을 안고 코끝을 검은 머리카락에 묻었다. 마치 아람에게만 있는 향기를 미친 듯이 킁킁거렸다.예전에 아람은 늘 곁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리가 멀어져 너무 후회되었다. 경주는 아람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꽉 껴안았다. ‘금방 머리 수술을 받고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빠진 남자가, 힘이 왜 이렇게 세? 말도 안 돼.’“신경주.”아람은 경주의 넓은 어깨를 잡고 온 힘을 다해 밀었지만 몸에 붙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나한테서 떨어져, 냄새나!”
경주가 아람을 사랑한 후 한 가지를 깨달았다.아람은 망고스틴과 같다. 항상 경주를 엄숙하게 대하지만 사실 마음은 부드럽고, 성실하고 착하다. 경주는 아람을 매료시킬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뻔뻔스럽게 불쌍한 척을 하며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다. 과거에는 아람이 경주와 함께 있으려고 매달렸지만, 이젠 경주의 차례이다. 결국 아람은 병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경주 곁에 있었다.“오해하지 마, 네가 잡아서 남은 게 아니라. 할아버지와 효정과의 약속 때문에 남은 거야.”아람은 마음을 다잡고 침대 옆에서 일어났다.“옆방에서 쉴 테니 필요한 거 있으면 전화해. 바로 올게.”경주는 급히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잡았다.“아람아, 오늘 밤 여기서 자.”“소파가 불편해. 잘 수 없어.”아람은 손을 힘껏 뺏지만 빼지 못했다.“침대에서 자자.”경주의 매력적은 목소리는 아람을 달래는 것 같았다.“신경주, 정상적인 말을 할 줄 모르는 거야?”아람은 줄자가 없어 아쉬워했다. 당장 경주의 얼굴 두께를 재보고 싶었다.“오해하지 마, 아람아. 싫으면 강요하지 않을 게. 난 같이 자고 싶지만.”말하는 사이로 경주는 불과 같은 몸을 아람에게 기대었다.‘같이 자고 싶어? 꿈이나 꿔!’“냄새나, 가까이 오지 마!”아람은 뒤로 물러서며 다른 한 손으로 코끝을 꼬집었다.“너랑 한방에서 자기 싫어. 한밤중에 기절할 수도 있겠어.”“냄새나? 괜찮은데.”경주는 옷깃을 잡고 킁킁거렸다.“군인이었을 때 수용소 환경이 엄청 열악했어. 샤워를 일주일에 한 번도 못 했어. 지금보다 훨씬 더러워. 신씨 그룹으로 돌아와서 매일 샤워를 할 수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어.”아람의 동공이 흔들렸다. 경주의 고생은 경주 외에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아람이다.싫은 건 아니다. 그저 마음을 풀기 어려울 뿐이다. 지금 아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해도 경주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아람은 불나방처럼 주저 없이 경주에게 다가갔었다. 모든 사랑과 열정
이혼하기 전 일이 떠올랐다. 경주는 항상 아람에게 짜증을 부렸다. 아람이 샤워를 너무 늦게 하는 것 같았고, 피부 관리를 하면 너무 짜증이 났고, 아람이 정성을 다하여 요리를 하면 시간 낭비하고 있다고 느꼈다. 아주 작은 디테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가슴이 아파났다.덜컥-화장실 문이 열렸다. 아람이 긴 머리를 흰 수건으로 감싸고 부드러운 민낯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그 모습을 보자 경주는 눈을 부릅떴다. 이 젊고 아름다운 얼굴을 보자 가슴이 설렜고 마른침을 삼켰다.“넌 민낯이 더 예뻐.”“그만해, 지난번에 말했었잖아.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마.”아람은 머리에 수건을 덥고 음침한 표정으로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칭찬할 줄 모르면 억지로 하지 마. 민낯이 이쁘다니, 내가 언제 안 예뻤어? 여신이거든.”“맞아, 넌 여신이야.”경주는 아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항상 예쁘다고 생각했어.”“항상? 언제부터?”“우리가 부부였을 때부터 예쁘다고 생각했어.”경주의 말투는 진지했다.“허, 신경주. 넌 그 말을 믿어?”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예쁘다고 생각했으면, 3년 동안 나를 쳐다보지 않았겠어?”경주는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말을 더 하면 실수할 것 같았다. ‘천천히 하자, 아람이 마음은 부드럽고 착하잖아. 다 좋아질 거야. 반드시 되돌릴 수 있을 거야.’“졸려, 너도 빨리 자.”아람의 고양이처럼 부드럽게 기지개를 피우고 소파에 누우려고 했다. 그러자 노크 소리가 들려오면서 한무의 소리가 들렸다.“신 사장님, 사모님, 쉬세요?”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을 하려 하자 경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아니, 들어와.”쾅-문이 열렸다. 한무와 경호원 두 명이 땀을 뻘뻘 흘리며 초대형 침대를 옮겨왔다. 너무 커서 좌우로 비스듬히 기울어져도 들어오기 힘들었다. 한참을 지나서야 방에 들어왔다.“신 사장님. 사모님을 위해 준비한 침대를 사 왔어요!”한무는 숨을 헐떡이며 땀을 흘렸다.“고생했어, 여기 다 놔.”어렸
창밖은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었다. 방은 고요하지만 따뜻하고 평화로웠다.두 사람의 침대는 나란히 놓여있었다. 중간에 간격이 있었지만 경주는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한무는 일부러 두 사람의 침대를 최대한 가깝게 배치했다.아람이 발견했을 때 이미 늦었다. 세 사람은 재빨리 피했고 혼자서 옮길 수도 없었으며 연약한 경주는 더욱 도움이 안 됐다. 아람은 침대에 등을 대고 누워 눈을 감고 숨을 고르게 헐떡였다.경주도 반듯하게 누워서 아람의 샴푸 향을 맡았다. 그러자 가슴이 설레며 단조롭던 천장에 마치 낭만적이고 찬란한 별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 경주의 촉촉하고 뜨거운 손은 부들부들 떨며 아람에게 다가갔다.“가만있어.”아람의 맑은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경주의 손을 굳어져 버렸다.“아니면 오늘 밤 넌 오른손을 가진 마지막 시간이 될 거야.”경주는 식은땀을 흘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경주는 시체처럼 곳곳 하게 누워 있었다. 마침내 아람이 숨을 고르게 내쉬며 잠이 들었다.경주는 마른침을 삼키고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먹었다.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아람의 따뜻한 손을 꼭 잡고 깍지를 꼈다.“아람아, 사랑해. 잘 자.”경주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감고 금세 잠이 들었다. 한참 지난 후 얕은 코골이와 함께 아람은 조용히 눈을 떴다. 손을 꽉 움켜쥐자 가슴이 두근거렸다.“나쁜 남자, 잘 자.”...이틀 동안 경주를 돌본 후 아람은 해문의 집으로 갔다. 한편으로 며칠째 돌아가지 않아 초연서가 걱정되어 상태를 보고 싶었다. 다른 한편으로 유민지에게 경주의 후유증을 치료할 방법이 있는지 묻고 싶었다. 비록 화이트신이지만 모은 병을 치료할 수는 없다.“아린아, 연서 이모는 어때?”아람은 눈시울이 붉은 구아린을 안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엄마가 방에 숨어 있어요.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요. 어제 밥을 한 입도 먹지 않았어요. 방 불이 켜져 있어서 자지는 않았을 거예요.”구아린은 눈물을 흘리며 울음을 터뜨렸다.“엄마가 충격을 받아서
임수해는 죄책감에 휩싸여 잘못을 인정했다.“죄송해요, 아가씨. 죄송해요. 제가 아홉째 아가씨를 잘 챙겨주지 못했어요. 저를 혼내 주세요.”“언, 언니. 수해 오빠를 혼내지 마요! 이미 매우 바쁘고 피곤해요. 저를 많이 챙겨주었어요. 최선을 다했으니 오빠 탓을 하지 마세요. 네?”아람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지렸다. 임수해에게 폐를 끼칠까 봐 간절하게 부탁했다.“흥, 잘못한 건 잘못한 거야. 임수해. 너에게 벌을 줄게. 아린을 데리고 산책하고 해문에서 제일 맛있는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에 가. 밤이 될 때까지 들어오지 마. 들었어?”아람은 자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구아린은 멍해졌다.“언, 언니.”임수해는 가슴이 두근거려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구아린을 바라보았다.“아가씨, 오늘 많이 힘들 수도 있겠네요.”‘힘들다고? 수해 오빠와 단둘이 데이트를 하는 건 꿈에서도 상상 못 할 일이야! 하지만.’“아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구아린의 속마음을 꿰뚫고 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집에 언니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 며칠 동안 고생했는데, 이제 좀 쉬어야지. 정신적으로 너무 긴장하면 몸에 안 좋아. 수해랑 함께 산책하러 가.”임수해와 구아린을 보낸 후, 아람은 서둘러 초연서를 만나러 가지 않고 유민지를 찾았다.“먼저 만나러 가지 마. 네 아빠도 만나지 않아. 충격이 너무 커서 혼자 진정해야 돼.”유민지는 그날의 일을 떠올리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고 마음도 씁쓸했다.“나중에 연서 이모와 얘기를 나누어볼게요.”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리더니 한참 머뭇거린 후 입을 열었다.“민지 이모, 무리한 부탁이 있어요.”“아람아, 그게 무슨 말이야! 무리하다니!”유민지는 화를 내면서 손끝으로 아람의 얼굴을 부드럽게 찔렀다.“계속 나에게 예의를 갖추면 앞으로 날 찾지 마!”아람은 능글맞게 웃으며 유민지의 어깨에 기대었다.“잘못했어요. 그럼 솔직하게 말할게요. 예전에 M 국의 조카가 훌륭한 뇌 의학자
유민지는 백신우을 건드릴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백신우가 유민지에게, 이 가족에게 깊은 원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 눈에서, 유지민은 항상 아버지의 일부일처제를 깨뜨린 제3자였다. 유지민을 뒤 이어 구만복은 초연서와 강소연이 생긴 것이다.만약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구만복은 그렇게 많은 여자가 없었을 것이다. 항상 처음 등장한 사람이 제일 많은 논쟁과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큰 죄책감을 짊어지는 법이다.“그런 일은 지체하면 안 돼. 지금 지운에게 전화해 볼게.”아람의 부탁이라면 유민지는 항상 가장 먼저 도와주었다. 그래서 바로 핸드폰을 꺼내 조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젠화벨이 몇 번 울리자 젊고 맑은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모, 너무 보고 싶어요.”“지운아, 많이 바빠? 고모에게 전화도 안 하고, 밖에서 돌아다니니 고모를 잊은 거야?”유민지는 일부러 화난 척했다.“에이! 모든 사람을 잊어도 고모를 잊을 수 없죠. 미인은 항상 제 마음속에 있어요. 특히 고모 같은 미녀라면 더욱 그래요.”유지운은 말을 예쁘게 했다. 아람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유 도련님이 민지 이모에게 말하는 말투는 소설 속의 바람둥이 역할이 생각나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너무 달라.’“지운아, 너도 나이가 있잖아. 젊었을 때 이런 말을 들으면 좋지만 지금은 좀 느끼해.”유민지는 가볍게 웃으며 놀렸다.“느끼해요? 겨우 스물일곱인데 왜 느끼해요? 남자는 서른부터 느끼한 거예요.”유지운은 비웃었다.“제 기억이 맞다면 사촌 오빠가 느끼할 나이 아니에요? 고모는 느끼한 남자를 너무 많이 만나서 그래요. 나중에 M 국에 와서 저를 봐봐요. 상큼한 남자를 보고 눈을 정화해요, 하하하!”아람은 통화 내용을 똑똑히 듣고 화를 내며 이를 악물었다.‘유진우의 말이 왜 이래? 너무 역겨워!’“됐어, 그만 장난칠게.”유민지는 목을 가다듬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정색했다.“지운아, 고모가 전화한 건 부탁이 있어서 그래.”“부탁이라 하지 말고 그냥 얘기하세요.”유민
“하지만 딸에게 가야 할 심장이 누구에게 갔는지 알아요? 성주의 송 시장 아들이요! 그 불쌍한 소녀는 다음 기증자를 기다리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났어요!”유지운이 내뱉은 분노 한 마디 한 마디가 칼처럼 날카로웠다. 그 말을 듣는 아람도 가슴이 아팠다. 같은 의사로서 유지운의 고통을 알 수 있었다.“지운아, 네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고모, 제 규칙은 절대, 절대 고위 임원, 권력자, 재벌에게 치료하지 않는 거예요. 돈이 흘러넘치고 권력도 있는데, 무슨 의사를 찾지 못하겠어요. 제 성격으로 나서면 구하는 게 아니라 죽을 수 있어요. 그러니 다른 의사에게 부탁하세요!”유민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지운은 전화를 끊었다.“아람아, 미안해. 우리 집 놈은, 부모도 어쩔 수 없어. 나도 더 이상 방법이 없어.”유민지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 아람은 움찔하며 입을 오물거리더니 부드럽게 웃으며 위로했다.“이모, 자책하지 마세요. 이 일은 이모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최선을 다해 설득했잖아요. 그 외에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아람은 무거운 마음으로 방에 돌아갔다. 생각 끝에 백신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람아, 넷째 오빠가 보고 싶었어?”백신우는 숨을 거칠게 쉬었다. 하지만 말투는 여느 때처럼 다정했다.“오빠, 바빠?”아람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방금 집중 훈련을 마쳤어. 괜찮아, 말해.”“오빠, M 국 요원 본부에 있지 않아? M 국에 있는 사람을 조사하려면 쉽지?”“쉬운 게 아니라 엄청 쉽지!”백신우의 입담은 구진과 비슷했다. 조금만 칭찬해 주면 하늘에 붕붕 떠있을 것이다.“좋아, 다행이야.”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사람 한 명을 조사해 줘, 유 도련님의 막내아들이야. 민지 이모의 조카. 이름은 유지운이고 실력이 좋은 뇌과 의사야.”“나 알아.”백신우는 덤덤하게 대답했다.“뭐?”아람은 깜짝 놀랐다.“내부 비밀이라 말할 수 없어. 말해, 뭐 하고 싶어?”백신우는 시원하게 웃으며 물었다.“유지운이
백신우는 장난스럽게 웃었다.“유지운은 게이라서 여자한테 관심이 없어.”아람은 소름이 돋았다.“미인계를 쓰려고 해도 남자를 찾아야 해. 여자에게 관심이 없어.”말을 하면서 백신우는 사악하게 웃었다.“아니면 둘째 보고 꼬셔라고 그래. 어깨도 넓고 허리도 가늘고 꿀벅지잖아. 분명 인기가 많을 거야. 유씨 가문 그 녀석이 구진을 보면 눈빛이 반짝거릴 거야. 그러다가 넘어올 수도 있어.”아람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이건, 넷째 오빠가 처음으로 둘째 오빠를 칭찬한 건가?’...보름이 지난 후 경주는 퇴원을 했다. 퇴원하던 날, 신남준이 직접 데리러 왔다. 언론들을 피하기 위해 매우 겸손하게 갔다. 차에서 신남준은 경주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계속 머리를 쳐다보고 있어 소름이 돋았다.“할아버지, 제 머리가 이상해요?”경주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경주야, 빡빡이 머리도 멋있어.”신남준은 경주의 머리를 만지며 감탄했다.“제가 사관학교 다닐 때도 이 헤어스타일이었어요. 그때 다들 저보고 킹카라고 했어요.”신경주는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자신감이 넘쳤다.“소아 솜씨가 참 좋네, 머리를 꿰맨 곳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 정말 섬세하게 잘했어.”신남준은 또다시 감탄했다. 아람을 생각하자 경주의 마음이 따뜻해져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관해 정원으로 갈 거야, 아님 할아버지 집에서 밥 먹을 거야?”신남준이 물었다.“할아버지, 아람이 보고 싶어요. 아람에게 가고 싶어요.”곧게 뻗은 경주의 멈은 약간 앞으로 기울어졌다. 눈빛에는 기대가 가득 찼다. 비록 차에 앉아 있지만, 뜨거운 마음은 이미 아람에게 갔다.“하하, 좋아! 와이프 찾으러 가야지!”신남준은 활짝 웃으며 철든 손자의 어깨를 두드렸다.“할아버지가 소아한테 데려다줄게! 헤헤, 우리 손자가 큰 재앙으로 죽지 않았다면 아내를 맞이하는 축복을 받을 거야!”조수석에 앉아 있던 서 비서는 입을 꾹 다물고 웃을 참지 못했다.경주는 얼굴이 뜨거워지고 마른 입술을 핥았다. 그 모습은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