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하면 그것은 아람이 해낼 수 있는 짓이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아람이 무슨 짓을 하든 경주는 지지하고 응원해 주려 했다.“알아, 네가 복수하고 싶다는 거.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어. 배후는 도망칠 수 없어.”아람은 안색이 어두워지더니 눈동자가 흔들렸다. 사실 말하지 않은 또 다른 이유가 있었고, 경주 앞에서 말할 수 없었다. 즉, 악당이 경주의 목숨을 가져갈 뻔했다는 것이다. 만약 아람이 화이트신이 아니었더라면, 경주는 죽을 수도 있었다. 며칠 동안 화를 품고 있던 아람은 잠도 설치고 밥도 넘어가지 않았다. 복수를 안 하면 아람이는 화병을 걸릴 것 같았다. “신경주, 네가 나랑 연서 이모를 지켜주었지만, 이 일은 우리 구씨 가문의 일이야. 넌 편하게 회복해. 끼어들지 마.”“구씨 가문의 일이지만, 아람아, 난 네 것이야.”경주는 약간 쉰 목소리로 뻔뻔하게 말했다. 아람은 경주를 째려보았다.“그래서 네 일이 내 일이야.”“쉬고 있어. 갈게.”아람은 더 이상 듣기 싫었다. 이 나쁜 남자는 말을 할수록 점점 더 심해졌다.“아람아, 가지 마!”경주는 급한 마음에 벌떡 일어나 쫓아갔다. 너무 빨리 일어나서 머리가 심하게 흔들렸다. 순간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속이 안 좋았다. 곧 침대에 쓰러지려는 순간, 갑자기 장미 향기가 느껴졌다. 가늘지만 힘이 센 팔이 경주를 안정적으로 붙잡았다.“아람아.”경주는 가슴이 설레어 눈시울을 붉혔다. 두 팔을 벌려 아람을 안고 코끝을 검은 머리카락에 묻었다. 마치 아람에게만 있는 향기를 미친 듯이 킁킁거렸다.예전에 아람은 늘 곁에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거리가 멀어져 너무 후회되었다. 경주는 아람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꽉 껴안았다. ‘금방 머리 수술을 받고 며칠 동안 혼수상태에 빠진 남자가, 힘이 왜 이렇게 세? 말도 안 돼.’“신경주.”아람은 경주의 넓은 어깨를 잡고 온 힘을 다해 밀었지만 몸에 붙은 듯 꼼짝도 하지 않았다.“나한테서 떨어져, 냄새나!”
경주가 아람을 사랑한 후 한 가지를 깨달았다.아람은 망고스틴과 같다. 항상 경주를 엄숙하게 대하지만 사실 마음은 부드럽고, 성실하고 착하다. 경주는 아람을 매료시킬 수 있는 것이 없다. 그래서 뻔뻔스럽게 불쌍한 척을 하며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조금이라도 더 같이 있고 싶었다. 과거에는 아람이 경주와 함께 있으려고 매달렸지만, 이젠 경주의 차례이다. 결국 아람은 병실에서 빠져나오지 못했고 어쩔 수 없이 경주 곁에 있었다.“오해하지 마, 네가 잡아서 남은 게 아니라. 할아버지와 효정과의 약속 때문에 남은 거야.”아람은 마음을 다잡고 침대 옆에서 일어났다.“옆방에서 쉴 테니 필요한 거 있으면 전화해. 바로 올게.”경주는 급히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잡았다.“아람아, 오늘 밤 여기서 자.”“소파가 불편해. 잘 수 없어.”아람은 손을 힘껏 뺏지만 빼지 못했다.“침대에서 자자.”경주의 매력적은 목소리는 아람을 달래는 것 같았다.“신경주, 정상적인 말을 할 줄 모르는 거야?”아람은 줄자가 없어 아쉬워했다. 당장 경주의 얼굴 두께를 재보고 싶었다.“오해하지 마, 아람아. 싫으면 강요하지 않을 게. 난 같이 자고 싶지만.”말하는 사이로 경주는 불과 같은 몸을 아람에게 기대었다.‘같이 자고 싶어? 꿈이나 꿔!’“냄새나, 가까이 오지 마!”아람은 뒤로 물러서며 다른 한 손으로 코끝을 꼬집었다.“너랑 한방에서 자기 싫어. 한밤중에 기절할 수도 있겠어.”“냄새나? 괜찮은데.”경주는 옷깃을 잡고 킁킁거렸다.“군인이었을 때 수용소 환경이 엄청 열악했어. 샤워를 일주일에 한 번도 못 했어. 지금보다 훨씬 더러워. 신씨 그룹으로 돌아와서 매일 샤워를 할 수 있어서 처음에는 조금 불편했어.”아람의 동공이 흔들렸다. 경주의 고생은 경주 외에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아람이다.싫은 건 아니다. 그저 마음을 풀기 어려울 뿐이다. 지금 아람을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해도 경주에게 다가가지 못했다. 아람은 불나방처럼 주저 없이 경주에게 다가갔었다. 모든 사랑과 열정
이혼하기 전 일이 떠올랐다. 경주는 항상 아람에게 짜증을 부렸다. 아람이 샤워를 너무 늦게 하는 것 같았고, 피부 관리를 하면 너무 짜증이 났고, 아람이 정성을 다하여 요리를 하면 시간 낭비하고 있다고 느꼈다. 아주 작은 디테일들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갈 때마다 가슴이 아파났다.덜컥-화장실 문이 열렸다. 아람이 긴 머리를 흰 수건으로 감싸고 부드러운 민낯으로 천천히 걸어왔다. 그 모습을 보자 경주는 눈을 부릅떴다. 이 젊고 아름다운 얼굴을 보자 가슴이 설렜고 마른침을 삼켰다.“넌 민낯이 더 예뻐.”“그만해, 지난번에 말했었잖아.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마.”아람은 머리에 수건을 덥고 음침한 표정으로 소파로 걸어가 앉았다.“칭찬할 줄 모르면 억지로 하지 마. 민낯이 이쁘다니, 내가 언제 안 예뻤어? 여신이거든.”“맞아, 넌 여신이야.”경주는 아람을 멍하니 바라보았다.“항상 예쁘다고 생각했어.”“항상? 언제부터?”“우리가 부부였을 때부터 예쁘다고 생각했어.”경주의 말투는 진지했다.“허, 신경주. 넌 그 말을 믿어?”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리며 퉁명스럽게 말했다.“예쁘다고 생각했으면, 3년 동안 나를 쳐다보지 않았겠어?”경주는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했다. 말을 더 하면 실수할 것 같았다. ‘천천히 하자, 아람이 마음은 부드럽고 착하잖아. 다 좋아질 거야. 반드시 되돌릴 수 있을 거야.’“졸려, 너도 빨리 자.”아람의 고양이처럼 부드럽게 기지개를 피우고 소파에 누우려고 했다. 그러자 노크 소리가 들려오면서 한무의 소리가 들렸다.“신 사장님, 사모님, 쉬세요?”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을 하려 하자 경주가 먼저 입을 열었다.“아니, 들어와.”쾅-문이 열렸다. 한무와 경호원 두 명이 땀을 뻘뻘 흘리며 초대형 침대를 옮겨왔다. 너무 커서 좌우로 비스듬히 기울어져도 들어오기 힘들었다. 한참을 지나서야 방에 들어왔다.“신 사장님. 사모님을 위해 준비한 침대를 사 왔어요!”한무는 숨을 헐떡이며 땀을 흘렸다.“고생했어, 여기 다 놔.”어렸
창밖은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었다. 방은 고요하지만 따뜻하고 평화로웠다.두 사람의 침대는 나란히 놓여있었다. 중간에 간격이 있었지만 경주는 같은 침대에서 자는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한무는 일부러 두 사람의 침대를 최대한 가깝게 배치했다.아람이 발견했을 때 이미 늦었다. 세 사람은 재빨리 피했고 혼자서 옮길 수도 없었으며 연약한 경주는 더욱 도움이 안 됐다. 아람은 침대에 등을 대고 누워 눈을 감고 숨을 고르게 헐떡였다.경주도 반듯하게 누워서 아람의 샴푸 향을 맡았다. 그러자 가슴이 설레며 단조롭던 천장에 마치 낭만적이고 찬란한 별들이 보이는 것 같았다. 경주의 촉촉하고 뜨거운 손은 부들부들 떨며 아람에게 다가갔다.“가만있어.”아람의 맑은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다. 경주의 손을 굳어져 버렸다.“아니면 오늘 밤 넌 오른손을 가진 마지막 시간이 될 거야.”경주는 식은땀을 흘리며 씁쓸하게 웃었다. 경주는 시체처럼 곳곳 하게 누워 있었다. 마침내 아람이 숨을 고르게 내쉬며 잠이 들었다.경주는 마른침을 삼키고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먹었다.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아람의 따뜻한 손을 꼭 잡고 깍지를 꼈다.“아람아, 사랑해. 잘 자.”경주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감고 금세 잠이 들었다. 한참 지난 후 얕은 코골이와 함께 아람은 조용히 눈을 떴다. 손을 꽉 움켜쥐자 가슴이 두근거렸다.“나쁜 남자, 잘 자.”...이틀 동안 경주를 돌본 후 아람은 해문의 집으로 갔다. 한편으로 며칠째 돌아가지 않아 초연서가 걱정되어 상태를 보고 싶었다. 다른 한편으로 유민지에게 경주의 후유증을 치료할 방법이 있는지 묻고 싶었다. 비록 화이트신이지만 모은 병을 치료할 수는 없다.“아린아, 연서 이모는 어때?”아람은 눈시울이 붉은 구아린을 안고 걱정스럽게 물었다.“엄마가 방에 숨어 있어요. 사람들을 만나지 않아요. 어제 밥을 한 입도 먹지 않았어요. 방 불이 켜져 있어서 자지는 않았을 거예요.”구아린은 눈물을 흘리며 울음을 터뜨렸다.“엄마가 충격을 받아서
임수해는 죄책감에 휩싸여 잘못을 인정했다.“죄송해요, 아가씨. 죄송해요. 제가 아홉째 아가씨를 잘 챙겨주지 못했어요. 저를 혼내 주세요.”“언, 언니. 수해 오빠를 혼내지 마요! 이미 매우 바쁘고 피곤해요. 저를 많이 챙겨주었어요. 최선을 다했으니 오빠 탓을 하지 마세요. 네?”아람은 겁에 질려 얼굴이 하얗게 지렸다. 임수해에게 폐를 끼칠까 봐 간절하게 부탁했다.“흥, 잘못한 건 잘못한 거야. 임수해. 너에게 벌을 줄게. 아린을 데리고 산책하고 해문에서 제일 맛있는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어. 그리고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 가게에 가. 밤이 될 때까지 들어오지 마. 들었어?”아람은 자상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자 구아린은 멍해졌다.“언, 언니.”임수해는 가슴이 두근거려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구아린을 바라보았다.“아가씨, 오늘 많이 힘들 수도 있겠네요.”‘힘들다고? 수해 오빠와 단둘이 데이트를 하는 건 꿈에서도 상상 못 할 일이야! 하지만.’“아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구아린의 속마음을 꿰뚫고 긴 머리를 다정하게 쓰다듬었다.“집에 언니가 있으니 걱정하지 마. 며칠 동안 고생했는데, 이제 좀 쉬어야지. 정신적으로 너무 긴장하면 몸에 안 좋아. 수해랑 함께 산책하러 가.”임수해와 구아린을 보낸 후, 아람은 서둘러 초연서를 만나러 가지 않고 유민지를 찾았다.“먼저 만나러 가지 마. 네 아빠도 만나지 않아. 충격이 너무 커서 혼자 진정해야 돼.”유민지는 그날의 일을 떠올리며 우울한 표정을 지었고 마음도 씁쓸했다.“나중에 연서 이모와 얘기를 나누어볼게요.”아람은 입술을 오물거리더니 한참 머뭇거린 후 입을 열었다.“민지 이모, 무리한 부탁이 있어요.”“아람아, 그게 무슨 말이야! 무리하다니!”유민지는 화를 내면서 손끝으로 아람의 얼굴을 부드럽게 찔렀다.“계속 나에게 예의를 갖추면 앞으로 날 찾지 마!”아람은 능글맞게 웃으며 유민지의 어깨에 기대었다.“잘못했어요. 그럼 솔직하게 말할게요. 예전에 M 국의 조카가 훌륭한 뇌 의학자
유민지는 백신우을 건드릴 용기가 없었다. 왜냐하면 백신우가 유민지에게, 이 가족에게 깊은 원한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아이들 눈에서, 유지민은 항상 아버지의 일부일처제를 깨뜨린 제3자였다. 유지민을 뒤 이어 구만복은 초연서와 강소연이 생긴 것이다.만약 개입하지 않았더라면 구만복은 그렇게 많은 여자가 없었을 것이다. 항상 처음 등장한 사람이 제일 많은 논쟁과 스트레스를 감당하고 큰 죄책감을 짊어지는 법이다.“그런 일은 지체하면 안 돼. 지금 지운에게 전화해 볼게.”아람의 부탁이라면 유민지는 항상 가장 먼저 도와주었다. 그래서 바로 핸드폰을 꺼내 조카에게 전화를 걸었다. 젠화벨이 몇 번 울리자 젊고 맑은 소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고모, 너무 보고 싶어요.”“지운아, 많이 바빠? 고모에게 전화도 안 하고, 밖에서 돌아다니니 고모를 잊은 거야?”유민지는 일부러 화난 척했다.“에이! 모든 사람을 잊어도 고모를 잊을 수 없죠. 미인은 항상 제 마음속에 있어요. 특히 고모 같은 미녀라면 더욱 그래요.”유지운은 말을 예쁘게 했다. 아람은 눈썹을 치켜올렸다.‘유 도련님이 민지 이모에게 말하는 말투는 소설 속의 바람둥이 역할이 생각나네. 내가 생각하는 것과 너무 달라.’“지운아, 너도 나이가 있잖아. 젊었을 때 이런 말을 들으면 좋지만 지금은 좀 느끼해.”유민지는 가볍게 웃으며 놀렸다.“느끼해요? 겨우 스물일곱인데 왜 느끼해요? 남자는 서른부터 느끼한 거예요.”유지운은 비웃었다.“제 기억이 맞다면 사촌 오빠가 느끼할 나이 아니에요? 고모는 느끼한 남자를 너무 많이 만나서 그래요. 나중에 M 국에 와서 저를 봐봐요. 상큼한 남자를 보고 눈을 정화해요, 하하하!”아람은 통화 내용을 똑똑히 듣고 화를 내며 이를 악물었다.‘유진우의 말이 왜 이래? 너무 역겨워!’“됐어, 그만 장난칠게.”유민지는 목을 가다듬고 잠시 머뭇거리더니 정색했다.“지운아, 고모가 전화한 건 부탁이 있어서 그래.”“부탁이라 하지 말고 그냥 얘기하세요.”유민
“하지만 딸에게 가야 할 심장이 누구에게 갔는지 알아요? 성주의 송 시장 아들이요! 그 불쌍한 소녀는 다음 기증자를 기다리지 못하고, 고통 속에서 세상을 떠났어요!”유지운이 내뱉은 분노 한 마디 한 마디가 칼처럼 날카로웠다. 그 말을 듣는 아람도 가슴이 아팠다. 같은 의사로서 유지운의 고통을 알 수 있었다.“지운아, 네 마음은 이해해, 하지만.”“고모, 제 규칙은 절대, 절대 고위 임원, 권력자, 재벌에게 치료하지 않는 거예요. 돈이 흘러넘치고 권력도 있는데, 무슨 의사를 찾지 못하겠어요. 제 성격으로 나서면 구하는 게 아니라 죽을 수 있어요. 그러니 다른 의사에게 부탁하세요!”유민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유지운은 전화를 끊었다.“아람아, 미안해. 우리 집 놈은, 부모도 어쩔 수 없어. 나도 더 이상 방법이 없어.”유민지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 아람은 움찔하며 입을 오물거리더니 부드럽게 웃으며 위로했다.“이모, 자책하지 마세요. 이 일은 이모와 아무런 상관도 없어요. 최선을 다해 설득했잖아요. 그 외에는 제가 알아서 할게요.”...아람은 무거운 마음으로 방에 돌아갔다. 생각 끝에 백신우에게 전화를 걸었다.“아람아, 넷째 오빠가 보고 싶었어?”백신우는 숨을 거칠게 쉬었다. 하지만 말투는 여느 때처럼 다정했다.“오빠, 바빠?”아람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다.“방금 집중 훈련을 마쳤어. 괜찮아, 말해.”“오빠, M 국 요원 본부에 있지 않아? M 국에 있는 사람을 조사하려면 쉽지?”“쉬운 게 아니라 엄청 쉽지!”백신우의 입담은 구진과 비슷했다. 조금만 칭찬해 주면 하늘에 붕붕 떠있을 것이다.“좋아, 다행이야.”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사람 한 명을 조사해 줘, 유 도련님의 막내아들이야. 민지 이모의 조카. 이름은 유지운이고 실력이 좋은 뇌과 의사야.”“나 알아.”백신우는 덤덤하게 대답했다.“뭐?”아람은 깜짝 놀랐다.“내부 비밀이라 말할 수 없어. 말해, 뭐 하고 싶어?”백신우는 시원하게 웃으며 물었다.“유지운이
백신우는 장난스럽게 웃었다.“유지운은 게이라서 여자한테 관심이 없어.”아람은 소름이 돋았다.“미인계를 쓰려고 해도 남자를 찾아야 해. 여자에게 관심이 없어.”말을 하면서 백신우는 사악하게 웃었다.“아니면 둘째 보고 꼬셔라고 그래. 어깨도 넓고 허리도 가늘고 꿀벅지잖아. 분명 인기가 많을 거야. 유씨 가문 그 녀석이 구진을 보면 눈빛이 반짝거릴 거야. 그러다가 넘어올 수도 있어.”아람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이건, 넷째 오빠가 처음으로 둘째 오빠를 칭찬한 건가?’...보름이 지난 후 경주는 퇴원을 했다. 퇴원하던 날, 신남준이 직접 데리러 왔다. 언론들을 피하기 위해 매우 겸손하게 갔다. 차에서 신남준은 경주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계속 머리를 쳐다보고 있어 소름이 돋았다.“할아버지, 제 머리가 이상해요?”경주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경주야, 빡빡이 머리도 멋있어.”신남준은 경주의 머리를 만지며 감탄했다.“제가 사관학교 다닐 때도 이 헤어스타일이었어요. 그때 다들 저보고 킹카라고 했어요.”신경주는 입꼬리를 치켜올렸다. 자신감이 넘쳤다.“소아 솜씨가 참 좋네, 머리를 꿰맨 곳을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어. 정말 섬세하게 잘했어.”신남준은 또다시 감탄했다. 아람을 생각하자 경주의 마음이 따뜻해져 다정한 미소를 지었다.“관해 정원으로 갈 거야, 아님 할아버지 집에서 밥 먹을 거야?”신남준이 물었다.“할아버지, 아람이 보고 싶어요. 아람에게 가고 싶어요.”곧게 뻗은 경주의 멈은 약간 앞으로 기울어졌다. 눈빛에는 기대가 가득 찼다. 비록 차에 앉아 있지만, 뜨거운 마음은 이미 아람에게 갔다.“하하, 좋아! 와이프 찾으러 가야지!”신남준은 활짝 웃으며 철든 손자의 어깨를 두드렸다.“할아버지가 소아한테 데려다줄게! 헤헤, 우리 손자가 큰 재앙으로 죽지 않았다면 아내를 맞이하는 축복을 받을 거야!”조수석에 앉아 있던 서 비서는 입을 꾹 다물고 웃을 참지 못했다.경주는 얼굴이 뜨거워지고 마른 입술을 핥았다. 그 모습은 첫사랑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