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된 이상, 구만복은 이렇게 타이를 수밖에 없었다.“우리 구씨 그룹의 병원은 유씨 그룹과 협력을 맺은 후, 의료 기술은 현재 국내 최고의 병원이에요. 아드님은 이곳에서 국내 최고의 치료를 받으실 거예요. 반드시 위험한 시기를 이겨낼 거예요.”신남준은 입을 삐죽거렸다.‘국내 최고? 우리 신씨 그룹의 병원도 실력이 좋거든! 이 자식이, 틈만 나면 잘난 척하네!’이때, 응급실의 문이 열렸다.국내 최고의 외상성 뇌 손상 전문가 두 명이 나왔다. 표정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자 아람은 긴장했다. 바로 달려가서 묻고 싶었다. 하지만 수많은 감정이 아람의 발목을 잡아 한 발짝도 내딛지 못했다.“선생님! 선생님! 우리 손자의 상태는 어때요?”신광구는 신남준을 부축하여 서둘러 앞으로 다가갔다. 아람은 신남준의 떨리는 다리를 보자 가슴이 갈라질 듯 아팠다.“신 사장님의 상황이 안 좋습니다, 아직 위험한 고비를 넘기지 못했습니다.”의사의 얼굴은 유난히 심각했다.우르릉-마치 벼락이 신씨 가문의 사람에게 강타한 것 같았다. 신남준은 곧 쓰러질 것만 같았다. 신광구의 얼굴도 창백해졌다.“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신 사장님께서 처음으로 머리에 충격을 받았으면 쉬웠을 겁니다. 하지만 뇌 CT를 촬영해 보니 오래된 부상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즉, 전에 머리에 충격을 받았었어요. 뇌에 응고된 혈전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습니다.”“오래된, 오래된 부상?”신남준은 믿을 수 없었다.“우리 손자가 금수저를 물고 자랐어. 어떻게 부상을 입을 수 있어? 누가 감히 내 손자를 건드렸어?”아람은 심장이 갑자기 격렬하게 뛰더니 깨달았다. 경주의 아내였을 때, 두통 때문에 침술을 해주었었다. 매번 병에 대해 묻고 싶었지만 경주는 짜증을 내며 입을 꾹 다물었다.‘머리를 심하게 다쳤었어? L 국에 있을 때 다쳤나? 그래서 두통이 있는 건가?’“지금 혈전이 이동하여 뇌 신경을 누르고 있습니다. 제거하지 않으면 뇌사 상태에 빠질 수 있
의사는 땀을 닦았다.“신 사장님은 지금 개두 수술이 필요합니다.”사람들은 깜짝 놀랐다.“개두술?”“해! 경주만 살릴 수 있다면 해야지!”신남준은 즉시 결정을 내렸다.“문제는 수술을 바로 시작해야 돼요. 하지만 병원에 이 수술을 확실하게 끝낼 수 있는 의사가 없습니다.”신광구는 구만복을 노려보았다.“구 회장님! 방금 내 아들을 꼭 살릴 수 있다고 맹세하지 않았어요? 이제 어떡해요?”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말문이 막혔다.“있어요. 왜 없어요?”아람은 담담하게 앞으로 다가갔다.“제가 신 사장님의 수술을 할게요.”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구만복과 구윤까지 어안이 벙벙했다. 그들은 아람이 의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국경 없는 의사가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건 평범한 외상이 아닌 개두술이다. 뇌를 열려는 것은 장난이 아니다.“뭐, 뭐라고요?”신광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아람의 진지한 얼굴을 바라보았다.“소아야! 너 개두술 할 줄 알아?”신남준의 눈에는 희망이 가득한 빛이 반짝였다.“네, 할아버지.”아람은 억지로 위로의 미소를 지음 앞으로 나아가 신남준의 손을 꽉 잡았다.“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있어요. 활발한 손자를 꼭 돌려드리겠습니다.”“큰소리치네, 둘째 오빠를 못 살리면 어쩌려고?”신효린은 틈을 타서 비아냥거렸다. 이런 기회는 정말 많지 않았다.아람의 차가운 눈은 찬바람이 스쳐 지나가듯 신효린의 얼굴을 흘겨보았다.“제가 실수하면, 제 머리를 떼어서 배상할게요.”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다.구윤은 눈썹을 찌푸리며 씁쓸하게 웃었다.‘허, 잔인하네.’...이유희는 경주가 입원한 후에야 사고 소식을 들었다.“효정아, 둘재 오빠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 먼저 집에 데려줄게. 일찍 자. 나 기다리지 마.”이유희는 자상하게 정연이 가져온 붉은색 재킷을 신효정에게 입혀주었다. 옷으로 신효정을 꼭 감싸주며 다정하게 말했다. 신효정이 걱정할까 봐 경주에 대한 말은 회피했다.“둘째 오빠가 왜요?”신효정은 세심
어머니 곁에 서 있는 이소희는 화려한 옷을 입고 공주님처럼 서 있었다.이유희 앞에서 손을 비비고 울며 빌던 모습은 완전히 살아졌다. 음흉한 눈빛은 마치 신효정의 목을 조르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엄마, 소개해 줄게요.”이소희는 억지로 웃으며 신효정을 바라봤다.“제가 말씀드렸던 신씨 가문의 넷째 아가씨 신효정이에요. 제 중학교 동창이에요. 이제 오빠의 여자 친구가 되었네요, 하하, 참 우연이죠.”여자 친구라는 말을 듣자 신효정의 가슴이 질린 것 같았다. 얼굴은 빨개지고 부끄러워 고개를 숙였다. 극도의 열등감에 사로잡힌 신효정은 본능적으로 이유희의 따뜻한 손을 떼려 했다. 하지만 이유희는 마음을 알아차린 듯 손을 더욱 꽉 잡았다.“이소희, 말 다 했어?”안색이 어두운 이유희의 목소리에 분노가 있었다. 이소희는 어머니가 있는 틈을 타 웃음을 터뜨렸다.“오빠, 내가 뭐 잘못 말했어? 왜 화를 내는 거야? 아니면, 넷째 아가씨를 밖에서 애지중지 보살피고, 엄마에게 보여줄 용기가 없는 거야? 오빠도 신효정이 환자라는 것을 알고 싫어하는 거야. 오빠도 신효정이 이씨 가문의 사모님이 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잖아.”“이소희, 닥쳐!”이유희는 누군가가 자신의 연인을 모욕하는 것을 참을 수 없어 분노로 눈시울을 붉혔다. 뒤에 서 있는 정연도 주먹을 불끈 쥐었다.“오빠, 화를 내는 꼴을 좀 봐.”이소희는 혀를 차며 웃었다.“내 말에 찔리니 화를 내는 거잖아?”“너랑 말장난할 시간이 없어.”상남자인 이유희는 어머니 앞에서 동생에게 소리를 지를 수 없어 진정하고 나지막하게 말했다.“효정아, 정연아, 가자.”“잠깐.”이때 서늘한 표정을 지은 하진영이 입을 열었다. 이유희는 발걸음을 멈추었고 차가운 손을 더욱 꽉 잡았다. 하진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얼굴에 살짝 미소만 지으며 연인에게 다가갔다. 이 미소에 이유희는 잠시 경계를 풀었다. 예상치 못한 순간, 신효정 앞에 다가가자마자 하진영은 매서운 눈빛으로 손을 들어 올렸다.짝-“음..
하진영은 화가 나서 그 말만 반복하고 다른 말을 할 수 없었다.효자인 아들이 며칠 안 본 사이에 멍청한 여자 때문에 불효하고 반항적인 아들로 되었다.“오빠! 엄마 건강이 좋지 않다는 걸 알면서 엄마를 화나게 해?”이소희는 하진영을 부축하며 말을 바꾸었다.“이유희 너, 어린 시절부터 얼마나 많은 여자를 놀았어? 여자들이 한 번도 끊기지 않았어. 지금 신효정을 위해 엄마와 싸우는 건, 아직 신선함이 있어서 그러는 거야! 이제 질려서 오늘 엄마에게 한 말을 떠올리고, 엄마를 아프게 한 것을 평생 후회할 거야!”신효정은 비참하게 인형을 안고 이유희의 뒤에 서 있었다. 이 말을 듣자 가슴이 찔린 듯 아팠고 부들부들 떨며 뒤로 물러났다. 신효정은 눈을 깜빡이며 이유희의 넓은 등과 든든하고 잘생긴 등을 바라보았다. 이 남자는 충분한 안정감을 주었다. 하지만 왜지 마음속으로 당황하고 혼란스럽고 두려웠다.“엄마, 어렸을 때부터 엄마에게 아무것도 부탁한 적도 없고, 요구도 제기한 적이 없어요. 엄마와 동생이 원하는 것을 무조건 만족시켜주고 도와주었어요.”이유희는 두 손을 꽉 움켜쥐고 목소리는 단단하고 씁쓸했다.“28년 살면서 원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저 효정을 원하는데도 안...”“안 돼.”말을 마치기 전 하진영은 소리를 질렀다.“내가 죽지 않는 한 너는 절대 신효린과 함께 있을 수 없어. 저 멍청이를 이씨 가문으로 데려올 생각을 하지 마!”이유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엄마!”“아들이 너 하나뿐이야. 넌 이씨 그룹의 희망이야! 이런 여자와 있으면 내가 죽어서 네 아버지를 볼 면복이 있겠어?”하진영은 화가 나서 늘 유지하던 이미지가 곧 무너질 것 같았다.“진주가 어떤 사람이야, 그리고 신효린도, 우리 소희를 모함했어!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은 법이야. 네가 사랑하는 여자도 좋은 사람이 아니야, 순진한 척 널 속이고 있는 거야!”이소희는 겉으로는 걱정스러운 표정이었지만 속으로는 이미 미친 듯이 웃고 있었다.“사모님, 전에 신씨 가문 넷째
결국 이유희는 거리 공원에 있는 그네에서 혼자 앉아서 멍하니 있는 여자아이를 발견했다.“효정아.”이유희는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신효정의 날씬한 등을 바라보았다. 검은 머리카락 위와 빨간 코트에는 하얀 서리가 있었다. 언뜻 보면 눈사람과 같았다.‘바보야, 눈 속에서 얼마나 오래 앉아 있었던 거야.’마음이 아픈 이유희는 충혈된 눈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신효정에게 다가갔다.“효정아, 드디어 찾았네.”이유희는 한쪽 무릎을 꿇었다. 긴장되어 뜨겁고 촉촉해진 큰 손으로 곰돌이를 안고 있는 신효정의 차가운 손을 감쌌다.“어떻게 찾았어요?”신효정은 깜짝 놀라 촉촉한 눈을 깜빡거렸다.“효정아, 우리 마음은 연결되어 있잖아. 네가 어디로 도망가도 내가 찾아낼 거야.”울컥한 이유희는 손을 들어 신효정의 붉어진 빰을 쓰다듬었다. 그러자 가슴이 더욱 아파났다.“이번 생에 도망칠 생각도 하지 마, 바보야.”신효정은 눈을 내리깔고 말을 잇지 못했다.“여기 앉아있으면 얼마나 추워. 가자, 오빠와 집에 가자.”“할아버지 집에 가서 지내고 싶어요. 오빠.”신효정은 이유희의 손바닥에서 천천히 손을 뺐다.“방금 할아버지 옆에 있는 서 아저씨에게 전화했어요. 아저씨가 곧 데리러 올 거예요.”“효정아, 날 버리는 거야?”이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비굴하게 물었다.신효정은 고개를 흔들며 입을 삐쭉거렸다.“귀찮게 하고 싶지 않아요. 오빠가 어머니와 싸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더 이상 어머니를 화나게 하지 마세요. 어머니잖아요. 말을 들어야죠.”“하지만 난 효정의 말만 듣고 싶어.”이유희는 다정한 눈빛으로 신효정의 어깨에 있는 눈을 털어주었다. 그리고 차가운 손으로 신효정의 붉은 얼굴을 감쌌다. 이렇게 하면 얼굴의 통증이 사라질 것 같았다.“오빠, 빨리 집에 가요. 아저씨가 곧 데리러 올 거예요.”신효정은 마음속으로 아쉬웠지만 여전히 재촉했다.“효정아, 뭐 하나 물어볼게.”이유희는 마른침을 삼키며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빨간 두 눈에는 눈물이 고였다.“나를
이른 새벽, 이유희는 신효정을 재운 후 병원으로 달려가 구씨 가문과 신씨 가문의 사람들을 만났다.연세가 있는 신남준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었다. 신광구는 신남준이 쉴 수 있는 편안한 VIP 병실을 찾았다.“형, 이제 심문이 끝났어.”구윤은 복도 밖으로 나가 구도현의 전화를 받았다.“오랫동안 형사를 하면서 한눈에 뭔가 숨기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 하지만 입이 무거워서 말을 안 해!”“그 자식이 뭐라고 했어?”구윤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연서 이모를 습격한 건 예전에 열렬한 팬이었대. 그 사건 이후 은퇴를 해서 원한을 품고 있었어. 그 당시 자기의 감정을 속였다고 느꼈어. 젠장, 이런 헛소리가 어디 있어! 연서 이모는 그 당시 훌륭한 배우였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니 남의 탓을 하고 있어!”구도현은 구윤에게 밤새 참아 왔던 감정을 표현했다.구윤은 눈썹을 찌푸렸다.“요점만 말해.”“아, 미안해, 형. 너무 화가 나서 말이 좀 어긋났네.”구도현은 감정을 추스르고 나지막하게 물었다.“연서 이모가 다시 나타나서 예전의 슬픈 감정이 떠올랐대. 분모를 참을 수 없어서 충동 적으로 공격하러 왔다고 했어. 하지만 이런 거짓말은 도저히 믿을 수 없어. 누군가의 지시를 받은 게 틀림었어.”“네가 밤새 조사한 것이 내 생각과 같아.”구윤은 담담하게 말했다.“형, 내가 가진 증거로는 이걸 조사할 수밖에 없어. 이 남자는 매우 세심해. 핸드폰이 매우 깨끗하고 방조, 지시를 받은 흔적이 없어. 아마 다른 핸드폰이 있을 거야. 계획이 치밀해.”“이 남자의 배경을 더 깊이 조사해 봐. 누군가에게 뇌물을 받았다면 이런 일을 한 번만 하지 않았을 거야. 분명 다른 피해자가 있어.”“만약 한 번만 했다면?”구도현이 물었다.구윤은 눈을 가늘게 뜨며 차갑게 말했다.“그래도 그 말을 믿지 않아. 모든 것이 너무 우연이야. 분명 누군가가 시킨 거야. 연서 이모를 해치려는 사람을 명확하게 조사해야겠어.”“알겠어, 형. 우리 가족을 괜히 억울함을 당하게 하지 않
다음 날 아침 9시.신씨 가문의 사람들이 다시 수술실 밖에 모였다. 신광구는 신남준을 부축하고 있었다. 부자는 수술실 문을 눈도 깜박이지 않고 바라보고 있다.진주는 이미 몸이 좋지 않다는 핑계로 신효린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신남준도 자신을 싫어하고 경주가 죽든 살든 상관없었다. 그래서 더 이상 애쓰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 잠을 청했다.“시간이 벌써 이렇게 됐는데, 아람이 왜 아직도 안 나와?”구만복은 복도에 앉아 수술실 방향을 계속 바라보며 걱정했다.“개두술은 작은 수술이 아니에요. 밤낮으로 하는 것도 정상이에요.”구윤은 옆에서 구만복의 등을 토닥이며 다정하게 위로했다.“걱정하지 마세요. 아람은 아버지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강하고 대단해요. 이번 수술은 반드시 성공할 거예요.”“아니, 그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야. 우리 딸이 밤낮으로 서 있는 게 걱정돼. 그 작은 몸이 견딜 수 있을까? 힘들지 않을까? 밥은 먹었는지, 물은 마셨는지.”구만복은 말할수록 걱정됐다. 아들이 말리지 않았으면 달려가서 딸을 보고 싶었다.구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아버지, 전 아버지가 안에 누워있는 사람을 걱정하는 줄 알았어요.”구만복은 초조해하는 신남준의 뒷모습을 보더니 눈썹을 찌푸렸다.“그 자식이 확실히 내 소중한 딸을 살려주었어. 그래서 점수가 올라갔어. 마이너스에서 영으로 되었어.”구윤은 입을 꾹 다물었다. 비밀을 지키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에 말을 하지 못했다.‘신경주가 아버지의 소중한 딸을 구해준 건 처음이 아니에요. 지난번 기락산에서 아람 때문에 죽을 뻔했어요.’“아버지, 하나만 물어볼게요. 만약...”“둘째 오빠! 오빠!”구윤이 말을 하려 하자 울음소리에 중단되었다. 조용하고 우울했던 복도의 분위기가 바꾸었다. 신광구와 신남준도 그 소리를 따라 뒤를 돌아보았다. 하이힐을 신고 울면서 사람들 앞에 달려가는 이소희가 보였다.“소희야, 왜 왔어?”이유희는 바쁘게 앞으로 나아가 이소희를 막았다.“여긴 네가 소란을 피울 곳이 아니야. 당
“어렸을 때부터 둘째 오빠는 항상 저를 아끼고 챙겨주었어요. 제 마음속에서 둘째 오빠는 가장 소중한 사람이에요.”이소희는 눈물을 닦으며 어깨가 계속 떨렸다.“어젯밤 오빠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아파서 잠을 잘 수 없었어요. 어제 여기 오고 싶었지만 오빠가 오지 못하게 했어요. 제가 폐를 끼칠까 봐 걱정해요. 제가 일찍 왔었어야 했어요. 제가 도와줄 수 있을지도 모르잖아요.”“어휴, 착하네, 마음만 받을게.”신광구는 한숨을 쉬었다. 이소희를 바라보는 눈빛은 감동과 감탄이 가득했다.“경주를 걱정해 줘서 아저씨가 고마워. 어릴 때 잘해준 게 헛되지 않았네.”“어렸을 때뿐만 아니라 지금도 매우 친한 사이에요.”이소희는 부끄러워하며 얼굴을 붉혔다.“둘째 오빠가 저를 필요하는 한 저는 항상 있어요.”그 누구도 이 말의 뜻을 알 것이다. 이유희의 잘생긴 얼굴이 어두워졌다. 다른 건 상관없지만, 이소희가 신씨 가문 사람의 앞에서 경주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것은 귀족 가문 아가씨와 어울리지 않는다.“아들, 이 도련님의 동생도 경주에게 관심이 있어?”구만복도 팔꿈치로 구윤의 옆구리를 찔러대며 재미있게 지켜보고 있었다.구윤은 솔직하게 말했다.“보아하니 그러네요.”“그럼 경주의 마음은? 아가씨를 안 좋아해?”구만복은 의심스럽게 눈을 가늘게 떴다.“제가 알기로는 안 좋아해요.”구윤은 경주를 위해 좋은 말 하는 것은 아니다. 그저 여러 번 접촉해 보면서 경주의 인성을 꿰뚫어 보았다. 경주는 단세포적 식물이다. 김은주를 좋아하면 오로지 김은주만 눈에 들어왔다. 아람과 같은 여신이 곁에 있어도 흔들리지 않았다. 이제야 정신을 차리고 돌아왔고 경주의 눈과 마음에는 오로지 아람만 있다. 그렇지 않으면 아람을 위해 몇 번이고 목숨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풉, 이 어린 소녀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경주 그 자식이 뭐가 좋다고 하나같이 달려드는 거야?”구만복은 코웃음을 치며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내 아들은 하나같이 독신인데. 모두 신경주보
유희는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온다. 효정의 꿈을 방해할까 봐 문 앞에 도착하기 직전에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들어갔다. 넓고 편안한 침대 위에서 효정은 가느다란 작은 몸을 이불 속에 웅크려 작은 머리만 드러냈다. 검은색 긴 머리가 느슨하게 풀려졌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 위에 스친 선명한 먹선 같았다.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효정의 잠든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손끝으로 뺨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떼주었다. 한때 바람둥이이던 유희는 이제 오직 효정만을 바라보고 있다.“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유희의 거친 손끝이 효정의 예쁜 얼굴과 앵두 같은 입술, 예쁜 쇠골을 계속 만졌다.“이 세상에 널 그리워하는 남자는 나뿐인 줄 알았어. 이제 보내 우리 와이프의 매력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 앞으로는 널 데리고 나가지 못하겠네.”“만약 누군가가 널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 그거 알아? 오늘 밤 일을 듣고 참을 수 없었어. 그 자식이 네 새언니의 친오빠가 아니었더라면 자루를 씌워서 때렸을 거야!”유희는 저도 모르게 손끝에 힘을 주었다. 효정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가볍게 낑낑거렸다. 당황한 유희는 효정을 깨울까 봐 급히 손을 거두었다. 바로 이때, 효정이 몸을 뒤집고 이불을 걷어차면서 뜨거운 몸을 드러냈다.비록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잠버릇이 안 좋아 치마가 엉망이었다. 하얀 어깨와 작고 귀여운 가슴의 절반을 드러내며 잠을 잤다. 유희의 눈은 점점 욕망이 찼고 참고 있어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번에는 정말 못 참을 것 같았다.“음, 정말 제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효정은 잠꼬대를 했다. 조용한 방에서 유희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정말 그림이 마음에 드냐고? 효정아, 나한테 묻는 거 아니잖아. 누구한테 묻는 거야?’“도현 오빠.”유희의 몸이 순간 뜨거워 나며 머릿속이 텅 비었다. 그러자 유희는 큰 몸으로 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누르며 사납고 악랄하게 효정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 이 충격으로 효
하지만 아람은 유성이 제일 사랑하는 여자이다. 아람을 망쳐버릴 수 없었다.[이제 어떻게 할지 생각했어요?]남자의 나른한 목소리에서 압박이 느껴졌다.“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세요!”유성의 안색은 점점 창백해지며 살벌한 기운을 발산했다. 마치 진옥의 끝에서 악마에게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는 것 같았다.“연구소에서 지금 사람을 즉시 심장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약을 개발하고 있잖아요. 혹시, 하나 보내주실 수 있어요?”[네? 그건 왜요?]남자는 비아냥거리며 웃었다.[설마 자신에게 주사하려는 건 아니죠? 윤 사장님은 정말 겁도 없네요. 지난 몇 년 동안 자신에게 주사한 게 아직도 부족해요? 그 약은 아직 임상 시험을 통과하지 못해서 매우 위험해요.”“알아요. 하지만 이건 최후의 수단이에요. 이 약에 모든 것을 걸 거예요.”유성의 눈이 충혈되며 이성마저 무너지고 있다.[어휴, 몸이 건강하고 능력이 있으면 절대 실패할 수 없어요. 그저 여자일 뿐인데 이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잖아요.]남자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게다가 지금 당신은 구아람 눈에서 최악이에요. 만약 사고가 생기면 얼마나 기뻐하겠어요.]“저한테 쓰지 않아요.”[그래요?]“동정심과 죄책감은 인간 본성에서 극복하기 가장 어려운 약점이에요.”유성의 눈빛은 어두웠다.“아람은 착한 여자예요. 평상 저한테 빚을 지게 할 거예요. 이래야 제가 아람을 곁에 둘 수 있어요.”...이야기를 나눈 후 아람과 경주는 방으로 돌아가 휴식을 취했다. 유희는 이 시간에 효정이 이미 잠들었다는 것을 알고 서재로 향해 밀린 공무를 처리하고 잘 생각이었다. 유희는 변했다. 예전에 지구가 파괴되어도 유희의 잠을 방해할 수 없었다. 이제 그룹 업무를 다 하기 전에는 한숨도 잘 수 없었다. 그리고 이 모든 노력은 효정에게 행복한 미래를 주기 위한 것이다.“도련님.”정연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유희는 뒤를 돌아보았다.“아직 안 잤어? 날 신경 쓰지 말고 효정을 지켜. 혹시 목이 말라서 깨
구만복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기 비서를 바라보았다.“보아하니 신경주를 많이 좋아하네?”기 비서는 당황하지 않고 말했다.“오해예요. 그냥 사실을 말씀드린 거예요. 제가 아가씨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어요. 아가씨가 상처를 받으면 저도 가슴이 아파요. 사랑하는 남자와 행복하게 인생을 보냈으면 좋겠어요.”“이 말도 신경주를 칭찬하고 있는 거잖아!”기 비서는 말을 하지 않았다. 갑자기 구만복은 걸음을 멈추고 창문 앞에 서서 밖을 내다보았다. 기 비서도 의아해하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이 각도에서 해장원 문 앞이 보였다. 유성은 아람에게 주려던 딤섬을 바닥에 내려쳤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아서 발로 두 번 차며 딤섬을 산산조각 냈다.“허, 성질도 좋은 편은 아니네.”구만복은 경멸의 눈빛으로 비웃으며 자리를 떠났다. 기 비서는 다른 사람으로 변한 유성을 바라보자 아람이 유성을 선택 안 한 것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예전에 구만복의 냉대를 받고 거절을 당하여 해장원 문앞에 서 있는 사람은 오직 경주였다. 하지만 유성은 자신도 이런 상황에 처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승부욕이 강하고 자존심이 강한 유성에게는 심장을 찌르는 것 같고 큰 수치였다.“윤, 윤 사장님. 진정하세요!”우 비서는 몸을 숙여 바닥에 있는 쓰레기를 주우며 겁에 질린 채 위로했다.“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세요. 구 회장님은 항상 사장님을 좋아하셨어요. 갑자기 싫어할 수는 없어요. 우린 그래도 신경주 그 자식보다 나아요!”“오늘 밤 구아람 씨가 구 회장님을 화나게 했을 거예요. 화풀이할 곳이 없었는데 마침 사장님을 만나서 화내는 거예요. 화가 풀리면 구 회장님은 사장님을 생각하실 거예요.”“이번에는 달라.”유성의 충혈된 눈은 사람을 산 채로 찢어버릴 수 있는 듯했다. “구만복은 이미 아람과 신경주를 허락한 것 같아. 이제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을 거고, 나를 도와주지도 않을 거야.”구만복은 현재 두 사람의 관계에 가장 타격을 줄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난번 소희를 이
이 말을 듣자 유성의 표정이 굳어졌다. 비록 이름을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만복의 모든 말이 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느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솟구치는 분노가 창백한 얼굴을 태웠다.“아저씨, 신경주가 하는 짓은 모두 아람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예요. 아람을 속이는 거라고요!”유성은 주먹을 움켜쥐고 손가락이 살에 파고들 것 같았다. 순간 경주를 죽여버리고 싶었다.“만약 진심으로 아람을 사랑한다면, 3년의 결혼 생활을 할 때 계속 곁에 있어 주었겠죠. 정상적인 남자라면 아람처럼 예쁘고 훌륭한 여자를 왜 좋아하지 않겠어요?”“하지만 신경주는 무자비하게 아람을 버렸어요. 신경주는 아람에게 진심이 아니에요. 사랑이 아니에요!”“사랑이 아니야?”구만복은 눈썹을 치켜세웠다.“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세요? 신경주가 언제부터 아람을 좋아하게 됐는지. 이혼 후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던 아내가 KS의 아가씨라는 것을 알고 시작한 거잖아요.”“모두가 알다시피, 신경주는 신 회장님 본처의 아들이 아니에요. 신경주의 어머니는 명예스럽지 않아요. 신경주는 사생아와 마찬가지예요. 신 회장님 장남의 건강이 좋았더라면 신경주에게 신씨 그룹을 맡기겠어요?”“지금 아람에게 집착을 하는 게 목적이 없이 순수한 감정이라고 생각해요? 정말 사심이 없을까요? 구씨 가문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곤란한 상황을 바꾸려고 하지 않을 것 같아요?”유성은 마음이 급해 입이 닳도록 말을 했다.“신경주가 아람을 강요하여 이혼을 하고 다른 사람과 결혼하려고 했어요. 이미 엄청 비겁한 짓을 했어요. 한 번 있으면 두 번이 있고, 세 번이 있을 거 같지 않아요? 정말 소중한 딸 아람으로 신경주의 선을 넘어보실 거예요?”옆에서 듣고 있던 기 비서는 눈썹을 찌푸리며 유성을 노려보았다. ‘예전에는 몰랐는데, 지금 보니 이 윤 도련님은 정말 말을 번지르르하게 잘하네. 저 입으로 나쁜 사람을 도와주고 사실을 뒤집으면 꽤 타격이 크겠네.’“윤 도련님. 우리 딸에 대해 이 아버지보다 더 잘 알고 있네.”
‘아. 너무 멋있어! 너무 매력적이고 남자다워. 너무 섹시해! 구아람 씨가 무슨 안목이야. 왜 우리 윤 사장님처럼 훌륭한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 거야?’이때 저 멀리서 목표물이 천천히 움직였다. 가까이 다가오자 그 목표물은 경주의 사진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유성이 연속으로 쏜 세 발은 정확히 경주의 머리를 조준했다.“너무 대단하세요! 윤 사장님의 사격 수준은 정말 신과 같아요. 한 발도 놓치지 않으셨어요!”우 비서는 바로 박수 치며 아부를 했다.“아쉽네.”유성은 총을 거두며 창백한 입술을 열었다.“아쉬워요?”“사진일 뿐 실제 사람이 아니잖아.”유성은 우 비서를 보지 않고 슈트 바지 주머니에서 네모난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럽게 총을 닦았다.“무슨 일이야?”“윤 사장님, 구 회장님을 미행하던 사람이 소식을 전해왔어요. 구 회장님께서 오늘 밤 구아람 씨와 신경주를 찾으러 갔는데, 구아람 씨를 데려가지 않았어요.”이 말을 하자 우 비서는 식은땀을 흘렸다. 역시 유성의 눈빛도 점차 어두워졌다.“아람을 데려가지 않았어? 그럼 아람은 아직도 신경주와 함께 이유희 집에 있다는 거야?”“네.”우 비서의 목소리까지 떨렸다. 유성의 눈빛이 사나워지며 갑자기 총알을 장전하더니 바닥을 향해 몇 발을 쏘아댔다. 총알은 우 비서의 발 아래에 터지자 겁에 질려 혼비백산했지만 감히 소리도 내지 못했다. 총알이 다 떨어지고 나서야 유성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눈시울을 붉혔다.“차 준비해!”...구만복이 해장원에 돌아올 때 이미 새벽 12시가 되었다. 아람을 찾으러 갈 때 안색이 엄청 어두웠지만, 지금은 이미 생각을 마친 것 같았다. 아람이 경주의 보살핌을 받아 살진 모습을 생각하자 걱정되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았다. 심지어 약간의 후회도 있었다. 당시 아람을 강력하게 감금을 하지 않았더라면, 아람도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에 창문을 뛰어내려 탈출하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생각하면 할수록 가슴이 두근거리네. 만약에 아람이 뛰어내리다가 큰 사고가 나면 나도
유희도 마른침을 삼켰다. 순간 욕망이 불타오르며 오늘 밤 효정과 어떻게 사랑을 나눌지 생각을 마쳤다.“이 변태야!”아람은 입술을 깨물고 팔꿈치로 경주의 갈비뼈를 힘껏 때렸다. 세 사람은 거실로 돌아와 앉았다. 이 시간 효정은 이미 티비를 보다가 잠이 들었다. 정연은 효정을 챙겨주고 아람과 경주, 유희에게 차를 준비해 주었다. 유희를 바라보며 말할지 말지 고민했다. 아직 보고할 타이밍이 아닌 것 같았다.“본가에 갔었어.”유희는 눈을 내리깔고 차를 한 모금 하셨다. 말투는 나지막하고 죄책감이 가득 찼다.“경주야, 아람아. 우선 먼저 사과하고 싶어. 할아버지가 결국 이소희를 꺼냈어.”이 이름을 듣자 경주의 눈빛은 순간 차가워졌다. “정말 큰 잘못을 저질렀어. 하지만 유죄 판결을 받을 정도는 아니야. 열흘 정도 구속되면 풀려날 거야. 이미 예상했어.”아람은 감정 기복이 없었고 오히려 침착했다.“하지만 풀려도 이소희가 국내에서 이미 얼굴을 들지 못할 거야. 스캔들 때문에 명예를 완전히 잃을 거야.”“이소희 그 계집애의 얼굴을 내밀고 불빛 아래 서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싶어 하던 꿈은 완전히 깨졌어. 이씨 가문 출신이라도 이미 공식적으로 차단 되었어.”“공식 생사, 방송국, 심지어 라이브에도 나타나면 안 돼. 피아니스트가 되는 건 말할 것도 없어. 성주에서 악명이 높은 두 여자, 진주랑 이소희. 둘 다 오래도록 유명해질 거야.” “부족해. 너무 부족해.”경주의 눈에는 모든 것을 재로 만들 듯 분노의 불김이 잠재웠다. 손에 힘을 주자 아람의 손까지 아프게 했다.“아람에게 준 상처는 목숨으로 죄를 치러도 과분하지 않아. 이런 벌은 너무 부족해. 법이 이소희를 풀어주었다고 해도 난 그러지 않을 거야. 이소희를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아람의 가슴이 잔잔히 떨리며 경주의 어깨에 기대었다. 왠지 모르게 안도감이 느껴졌다.“어휴, 경주야, 넌 나설 기회도 없을 거야. 내가 이미 보내버렸어.”유희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며 눈썹을 찌푸렸다.“할
도현의 가벼운 말 한마디가 곧바로 분위기를 살벌하게 했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온몸의 신경이 예민하게 긴장했다. ‘유희 오빠는 효정이만 부를 수 있는 애칭인데, 이 자식이 갑자기 왜 이렇게 불러?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집까지 쳐들어왔어?’“오빠, 아직 안 갔어?”대치를 할 때 아람과 경주가 소란스러운 소리를 듣고 다가왔다. 날카로운 아람은 두 남자가 상대하는 모습을 보자 의심하는 듯한 눈빛으로 봤다.“아, 내가 문을 못 열었어. 마침 유희 도련님이 돌아와서 문을 열어줬어. 지금 갈 거야.”도현은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아람을 향해 활짝 웃었다.“아람아, 오빠가 바쁜 일정을 마치면 같이 여행이나 가자. 맨날 같은 남자랑 붙어있지 마. 심심하잖아.”경주는 말문이 막혔다. 농담이라는 것을 알고, 친오빠라는 것도 알지만 질투하기 시작했다. 도현이 떠난 후에도 유희는 침착하지 못하고 경계했다. 집에 없는 동안 도현이 효정을 만났고, 교류가 있었다고 생각했다.“유희야, 왜 그래. 안색이 안 좋아.”경주는 걱정스럽게 물었다.“괜찮아.”유희는 답답한 듯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내가 오빠보고 자료를 가져오라고 했어. 너한테 미리 말하지 못했네.”아람처럼 예리한 사람은 바로 유희의 마음을 알아채고 주동적으로 사과했다.“넌 경주랑 친구잖아. 하지만 여긴 너와 효정의 집이야. 우린 잠깐 있는 건데, 외부인을 들여보낸 건 확실히 실례였어. 다음부터 그러지 않을게.”경주는 깜짝 놀라 아람의 허리를 안고 급히 유희 대신 해명했다.“아람아,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유희가 그렇게 쪼잔한 사람은 아니야.”유희는 눈을 부릅뜨고 손을 흔들었다.“형수님, 그런 말을 하는 건 날 깎아내리는 거잖아. 네가 와서 지내는 건 나도 기쁘고 경주도 기뻐. 우리 와이프도 좋아해. 네가 온 후로 효정의 기분이 엄청 좋아. 말도 많아졌어. 너희들이 쭉 같이 살았으면 좋겠어. 난 절대 반대하지 않아!”아람은 경주의 품에 안기며 다정하게 눈을 마주쳤다.“이렇게
“다른 건 다 괜찮아. 엄마가 뭘 원하는지 몰랐다고 말하는 아람의 말에 좀 상처받았어.”구만복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불빛 아래 비추어진 처량한 속눈썹이 촉촉해졌다.“이 혼탁한 세상에서 나 말고 누가 도연을 잘 알겠어.”“구 회장님, 아가씨는 혈기 왕성해요. 예전에 많은 일을 경험하지 못해서 잘 모를 거예요.”기 비서는 한숨을 쉬었다.“나중에 사모님에 대해 모든 것을 알 기회가 있다면, 아가씨도 회장님의 좋은 의도를 이해할 거예요.”...구만복을 배웅하고 정연은 효정을 위층으로 데려가 쉬게 했다. 아람, 경주 그리고 도현이 거식에 앉아 얘기를 했다.“아람아, 맹세해. 내가 말한 거 아니야!”도현은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맹세하며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알아, 우리 구씨 가문 자식들은 나쁜 사람들이 아니야. 경주에게 가장 적대적인 백진 오빠도 아빠를 이용해 우리에게 압박을 주지 않아. 그런 비겁한 짓을 하지 않을 거야.”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며 가족을 무조건 믿었다. “그동안 계속 여기 살았는데, 소식을 알고 있었으면 아빠는 진작에 찾아왔어. 무조건 누가 말을 했어. 너희들이 잘 지내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야!”도현은 의아한 듯 턱을 쓰다듬었다.“음, 누굴까.”“윤유성 그 나쁜 자식이겠지.”아람은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요즘 답답해서 경주에게 함께 산책하러 가자고 했었어. 성주에 윤유성의 사람이 많아. 우리의 행방을 발견하고 따라와서 아빠에게 일렀을 거야. 존재감을 드러낼 가능성이 엄청 커.”유성을 의심하는 건 점점 자연스러웠다. 유성은 아람의 마음속에서 이미 나쁜 사람으로 찍혔다.“젠장, 윤유성 그 자식이 그렇게 한가해? 소질이 없네.”도현은 혀를 차며 이를 악물었다.“상관없어. 그런 수단이 좋으면 쓰라고 해. 나랑 경주가 여기 있으면 아무렇지 않아.”아람은 경주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경주는 다정하게 바라보며 곁에 있는 사람을 아랑곳하지 않고 키스를 했다. 그녀는 키스해달라고 말할 필요도 없이 경주는 늘 적극적이었다.
저녁 식사는 놀랍도록 평화로웠다. 구만복과 아람은 마음이 통하여 아무도 서로를 불쾌하게 하는 말을 하지 않았다.“헐, 몰래 밥을 먹어? 이게 사람이 할 짓이야?”돌아다니다 지친 도현은 배도 고파서 식탁으로 달려가 앉았다.“아람아, 넌 의리가 없네.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날 부르지 않아? 내가 많이 먹어도 구진 형보다 하겠어? 내가 네 밥을 뺏어 먹을까 봐 그래?”구만복과 아람은 도현을 바라보며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아, 널 잊었네.”...저녁 식사를 마친 구만복은 떠날 준비를 했다. 아람은 계단에 서서 구만복과 기 비서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하지만 경주는 실례를 할까 봐 구만복을 차까지 배웅했다. 차에 타기 전 구만복의 훤칠한 몸은 갑자기 멈칫거리며 눈을 가늘게 뜨고 경주를 바라보았다.“득의양양하지 마. 오늘 밤 내가 남은 건 우리 딸이 보고 싶어서야. 아람과 오래 있고 싶어. 내가 널 인정하지 않았고, 용서하지도 않았어.” 경주는 자연스럽게 행동을 했지만 목은 쉬었고 씁쓸하게 느껴졌다.“알아요. 제가 너무 못난 거. 그래서 회장님의 용서를 바라지도 않았어요. 그저 저에게 아람에게 잘해줄 수 있는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어요. 아람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어요. 전혀 아깝지 않아요.”구만복은 깜짝 놀라며 차갑게 눈썹을 치켜올렸다.“신경주, 네가 아람 앞에서 어떻게 하든 그건 네 일이야. 하지만 내 앞에서 깊은 애정이 있는 척할 필요 없어.”“난 가족 외에 누구한테도 차갑게 굴어. 네가 내 딸을 위해 목숨을 포기해도 싫어. 여전히 네가 싫어. 너희들 사이를 여전히 반대하고 있어. 결국 네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고, 그때 후회해도 소용이 없어.”“제 인생에서 후회되는 건 딱 한 가지예요.”경주의 눈시울이 서서히 붉어지며 입을 떨며 말했다.“처음부터 제 마음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아람을 소중히 여기지 못한 거예요. 마지막까지 아람과 좋은 결과가 없어도 평생 지켜줄 거예요. 제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요.”구만복은 경주를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