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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7화

경주는 아람의 손을 잡고 텅 빈 화려한 복도로 걸어갔다.

그 모습은 마치 귀족 가문의 소년과 소녀 같았다. 세상의 족쇄에서 벗어나 공서양속을 뚫고 사랑의 도피를 하는 것 같았다.

아람은 경주의 넓고 듬직한 등을 바라보았다. 그러자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땀이 났다.

이 순간 확실히 경주에게 설레었다. 동시에 아람은 자신이 미웠다. 13년 전 경주를 좋아하는 자신이 미웠고, 3년 전 경주를 좋아하는 자신이 미웠다. 지금은 단순하게 손을 잡은 것에 마음이 흔들렸다.

‘짜증 나! 너무 쉽게 넘어갔어!’

기분이 좋은 경주는 아람을 데리고 질주했다. 그러자 고급스러운 스위트룸 입구에서 멈췄다. 아람은 당황한 나머지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졌다. 그리고 경주의 손을 힘껏 뿌리치며 화를 냈다.

“신경주! 이게 무슨 뜻이야? 지금 내 곳에서 날 업신여겨? 내가 지금 오빠들을 불러서 널 죽일 수도 있어!”

경주는 멍해졌다. 아람이 오해한 것을 보자 저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렸다.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너에게 줄 선물이 여기에 있을 뿐이야.”

아람은 눈을 깜빡거렸다. 장미처럼 빨간 입술을 굳게 다문 채 얼굴을 붉혔다.

“형님들이 같이 날 때려도 상대할 수 있어. 하지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어. 그래서 얌전히 있을 거야.”

갑자기 경주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아람 쪽으로 몸을 기울더니 눈시울을 붉혔다.

“내가 얌전히 있기 싫어도, 집에까지만 데리고 갈게.”

“죽는 한이 있어도 네 집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야! 이미 충분해!”

아람은 들을수록 부끄러워서 고개를 돌리고 더 이상 경주를 쳐다보지 않았다.

“관해 정원은 단 한 번도 내 집이 아니었어. 아람아, 난 집이 없어.”

경주의 목소리는 약간 쉬었다. 눈빛도 순간 어두워졌다.

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앞으로 너와 함께 있어야 내 집이 있을 거야. 그렇지 못하면 평생 유랑할 거야.”

경주는 울컥했다. 수천 가지 쓰라린 감정이 가슴을 막았다. 아람은 천천히 경주의 진심 어린 눈빛으로 빛나는 눈을 바라보았다. 마치 오랫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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