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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6화

“열심히 준비했는데 왜 저한테 졌는지 아세요?”

경주의 눈동자에는 감정이 없었다. 얇은 입술은 아름답고 차갑게 치켜올렸다.

“제가 속임수를 써서 마음을 사로잡으려고 하는 건, 아람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예요. 하지만 윤유성 씨의 생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요. 오늘 밤 사모님의 몸이 좋지 않다는 걸 알았잖아요. 그럼에도 억지로 연회에 데려왔어요. 그 순간 이미 저에게 졌어요.”

말을 마치자 경주는 성큼성큼 자리를 떠났다.

윤유성은 숨이 턱 막혔다. 눈빛은 무자비하고 사나워졌다.

...

연회장은 활기차고 즐거운 분위기로 가득 차 있었다.

경주는 첫 승리를 거두었다. 기쁨 속에 담배를 피우며 자신에게 보상을 주었다.

연회장을 막 빠져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뒤에서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는 부드러운 외침이 들려왔다.

“신경주!”

경주는 마른 침을 삼키며 황급히 뒤를 돌아봤다. 아람이 섹시하고 날카로운 힐을 신고 바람처럼 경주를 향해 걸어왔다.

아람의 맑고 투명한 눈빛에 생기가 돌았다. 부드럽고 윤기나는 머리카락은 가볍게 흔들렸고, 붉은 입술은 장미처럼 부풀어 올라 마음을 뒤흔들었다.

순간 경주는 충동을 느꼈다. 두 팔을 벌려 아람을 단단히 감싸 안고 키스를 하고 싶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아람은 이미 경주의 눈앞에 다가왔다.

두 사람은 한동안 눈을 마주쳤다. 공기의 온도가 서서히 상승하면서 서로 흐트러진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

여운도, 사랑의 말도 없었다. 그러나 분위기는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애매했다.

“켁, 오늘 밤 연서 이모에게 이런 깜짝 선물을 준비할 줄은 몰랐어.”

아람은 가볍게 기침을 했다. 아름다운 눈동자는 반짝였다.

“생일 선물 중 네가 준 왕관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아. 내가 준 선물보다 더 좋아하네.”

“어?”

경주는 깜짝 놀라 당황하며 서둘러 설명했다.

“미안해, 사모님이 이 선물을 좋아할 것 같았어. 그렇게까지 생각하지 못했어. 아람아, 미안해. 잘난체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 넌 사모님께 소중히 여기는 가족이야. 네가 준 선물을 가장 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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