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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1화

구윤은 눈을 내리깔고 손목을 들어 시계를 차갑게 바라보았다.

“윤 도련님, 전 아람을 잘 알아요. 어릴 때부터 단 한 번도 남자 집에서 밤을 보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어젯밤에는 도련님 집에 묵었네요. 설명 좀 해줘야겠어요.”

“아람 씨가 외박하는 건 동의 안 하시는데, 결혼 사실을 숨기는 건 동의했네요? 3년 동안 아저씨를 속이면서 쓰레기 같은 놈과 유명무실한 결혼을 했어요. 시댁에서 3년 내내 고통을 받게 내버려 두었어요?”

윤유성은 여전히 차분한 미소를 지으며 구윤의 맞은편에 여유롭게 앉았다.

구윤은 숨이 막혀 입꼬리를 살짝 내렸다.

“그게 같아요? 슬쩍 바꿔치기하네요? 아람은 한때 신경주를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한 거예요. 아람이 자발적으로 선택한 거고 원해서 그런 거예요. 오빠로서 동의하지 않지만 아람의 의견을 존중해요. 하지만 도련님은 달라요.”

윤유성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평온했던 그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

“전 잘 알고 있어요. 아람은 도련님을 좋아하지 않아요. 아람의 마음속에는 도련님이 없어요. 계속 강요하면 아람은 싫어할 거예요. 그리고 저도 도련님을 다시 볼 것 같아요.”

구윤의 눈빛은 엄숙하고 차가운 기색이 맴돌아 매우 위협적이었다.

윤유성은 금색 안경을 올리더니 옅은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마른침을 삼키며 분노를 억누르고 있었다.

“어젯밤, 저와 어머니가 아람 씨가 보고 싶어서 저희 집으로 초대했어요. 저녁에 함께 식사하고 수다를 떨며 아주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그 후 신경주가 전화 왔어요. 통화할 때 신경주가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람 씨가 엄청 화를 냈어요. 그리고 아람이 쓰러졌고요.”

윤유성은 어젯밤의 일을 떠올리자 눈시울을 붉혔다.

이 말을 들은 구윤은 눈썹을 찌푸렸다.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모든 것을 믿을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우리한테 말도 없이 아람을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했네요. 이 일은 아무리 설명해도 말이 안 돼요. 오빠는 아버지의 존재와 같아요. 아람은 아버지의 가장 소중한 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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