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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7화

이소희는 멍해졌다. 창백한 얼굴은 벼락을 맞은 듯 점점 어두워졌다.

“오빠…… 그게 무슨 말이야. 동생을 버리겠다는 거야? 오빠…….”

이유희는 그녀를 무시한 채 품에 안긴 신효정에게만 집중했다. 그는 큰 손으로 떨고 있는 그녀의 등을 토닥거렸다.

“괜찮아…… 오빠 왔어. 아무도 감히 널 괴롭힐 수 없어. 아무도…….”

하지만 이번에는 신효정이 예전처럼 얌전하지 않았다. 심지어 온몸에 가시를 세운 고슴도치처럼 빠른 호흡조차도 이유희에게 저항했다.

“아니에요…… 내 오빠가 아니에요. 오빠는 이소희의 오빠예요…….”

그녀의 부드럽고 힘없는 작은 손은 그의 단단한 가슴을 밀쳤다. 그때마다 송곳으로 가슴을 세게 찌르는 것처럼 아파났다.

“놔요…… 집에 갈래요. 할아버지에게 갈래요, 집 가고 싶어요!”

“효정아, 예뻐…….”

이유희는 눈시울이 붉은 채로 여전히 고집스럽게 그녀를 달랬다.

“놔, 놔요!”

하지만 신효정이 아무리 울고 소리쳐도 이유희는 단 한순간도 놓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더 꼭 껴안았다.

이유희의 크고 거친 단단한 손이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움켜주었다. 하얀 드레스 사이로 그녀의 부드럽고 하얀 살을 꼬집어 빨갛게 되었다. 그는 눈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귀에 대고 쉰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했다.

“네 말이 맞아. 난 너의 오빠가 아니야. 난 네 남자야, 신효정.”

이소희는 충격을 받았다.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괴롭혔고 평생 괴롭힐 수 있다고 생각했던 여자가 친오빠의 사랑을 받고 있었다.

그녀는 심장이 찢어지고 영혼마저 찢어질 것만 같았다. 이런 고통은 신경주가 구아람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보다 백배는 더 고통스러웠다.

이유희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이다. 여동생인 그녀는 항상 그의 보호 아래서 평생 제멋대로 방종하며 무법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수호자를 잃을 것 같았다. 그 전부를 신효정에게 줘야 했다.

“내…… 내 남자?”

신효정은 고개를 들었다. 초롱초롱한 눈동자에는 그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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