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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5화

병실은 쥐 죽은 듯 고요했다. 공기 속에는 여인의 달콤한 숨결이 퍼져 있었다.

윤유성은 꼼짝도 하지 않고 침대 옆에 앉아 아람을 지키고 있었다.

갑자기 그녀가 몸을 뒤척이더니 부드럽게 낑낑거렸다.

윤유성은 가슴이 찌릿해져 목이 말라 침을 삼켰다.

오랜 시간 동안 성주든 S 국이든, 그를 좋아하고 갈망하는 미인이 많고도 많았다.

하지만 그럴수록 흥미가 없어졌고, 배밑에 빽빽하게 붙어 있는 따개비보다 더 까다롭고 역겹다고 생각했다.

오직 아람만이 그에게 거리낌 없이 마음대로 할 수 있었다.

나쁜 짓을 저지르고 모두의 분노를 사도 두렵지 않았고 그녀를 아껴주면 그만이었다.

윤유성은 아람을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저도 모르게 손을 들어 넋을 잃게 하는 작은 얼굴을 살짝 만져보고 싶었다.

순간, 핸드폰이 진동했고 비서가 메시지를 보내왔다.

[사장님, 구아람 씨의 가족이 데리러 오셨어요, 지금 문 앞에 있어요.]

윤유성은 금테 안경을 올리더니 병실 문을 열였다.

복도에는 구윤, 구진, 그리고 임수해의 늘씬한 모습들이 마치 압박감이 강한 세 빙산처럼 눈앞에 서 있었다.

“죄송합니다, 구 사장님.”

윤유성은 서둘러 선수를 쳤다.

“아람 씨의 위가 갑자기 아파서 걷지도 못하더라고요. 병원으로 데려오느라 제때에 연락 못 드렸어요.”

수해는 입술이 하얘질 정도로 오므렸고 아가씨를 몰래 데려간 행위를 참을 수 없었다.

“윤 도련님!”

입을 열려고 했지만 구윤은 침착해라고 손짓을 했다.

그러더니 웃는 듯 마는 듯하며 윤유성을 바라보았다.

“윤 도련님, 아람이를 병원에 데려다주신 건 고마워요. 하지만 우리가 동생을 찾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제 전화를 여러 번 끊었어요, 마지막엔 전화를 아예 꺼놓았네요…… 이건, 무슨 뜻이죠?”

구진은 눈썹을 찌푸리며 눈에 분노가 가득 찼다.

‘윤유성 이 자식이 겁도 없네, 감히 몰래 우리 사랑둥이를 데려가? 우리를 놀고먹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윤유성은 눈을 가늘게 뜨고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죄송합니다. 아람 씨 생각만 했었어요. 편히 쉬게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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