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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9화

“한밤중에 귀신을 불러들였는걸.”

구윤은 와인을 한 모금 마시며 농담을 했다.

필경 오늘 밤 아람은 자신이 구윤, 구진과 함께 있으니 신경주가 감히 함부로 행동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구윤은 결코 성격 좋은 사람이 아니었기에 경주를 가만 두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경주 그 나쁜 자식이 감히 제 발로 찾아와? 미친놈, 당장 패버릴 거야!”

구진을 욕설을 내뱉었지만 눈은 컴퓨터 스크린을 떠나지 않고 키보드를 두드렸다.

“패긴 뭘 패요!”

아람은 고개를 저었고 초조한 표정으로 일어섰다.

“제가 불려들인 귀신이니 제가 돌려보내야죠. 내려가 볼게요.”

아람은 혼자 현관 비디오폰 앞으로 와서 화상 통화를 켰다.

스크린에는 순간 경주의 아름다운 얼굴이 보였다.

“무슨 일로 왔어?”

아람은 눈빛에 아무런 동요도 없이 경주를 바라보며 물었다.

“성주에 볼거리가 없나 봐? 왜 자꾸 우리 집 앞을 돌아다니는데?”

“아람, 나와 봐. 우리 얘기 좀 해.”

경주는 아람의 조롱은 무시한 채 말했다.

“지금 이렇게 말하면 안 돼? 얼굴도, 목소리도 다 보이고 들려.”

경주는 목이 메어왔고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눈앞의 아람이 너무 차갑고 매정하게 느껴졌다.

“아람, 장난 그만 치고 나와. 너한테 할 말 있어.”

“장난? 내가 장난치는 거로 보여? 지금 너 쫓아내려고 하는 거잖아, 모르겠어?”

아람은 냉랭하게 말했다.

“나와, 보고 싶어.”

경주의 가라앉은 목소리에는 복잡한 감정이 담겨 있었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자존심을 내려놓은 채 마음속 깊숙이 억눌러 두었던 감정을 토로했다.

‘보고 싶다니.’

아람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고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것 같아 붉은 입술을 오므리고 반쯤 뒤로 물러났다.

아람은 숨을 깊게 들이마시고 가볍게 웃었다.

만약 전이었다면 경주의 이 한 마디에 아람은 아마 기뻐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그리고 이 말을 듣기 위해서라면 경주를 위해 뭐든지 기꺼이 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이미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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