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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구아람의 눈빛에는 그림자가 점점 드리워지고 있었다.

“허, 재밌네, 감히 내 일을 망치려 들어? 내가 이빨 빠진 호랑이로 보이는 모양이지?”

비록 합작은 무산되었지만 아람은 결코 죄절하지 않았다.

안나 조라는 큰 고객을 잃은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은 바로 호텔의 스파이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또다시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아가씨, 그럼 이 쿠키는 어쩌죠?”

임수해가 쓸쓸하게 물었다.

아람은 긴 속눈썹을 늘어뜨리더니 손에 든 상자를 쓰레기통에 깔끔하게 넣어버리고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떠났다.

“상대방이 받아야 선물이지, 받지 않은 것은 쓰레기에 불과해. 절대 거절당한 선물을 가지고 있을 이유도 없고. 가자.”

아람과 임수해가 떠나간 후, 우뚝 솟은 검은 그림자가 천천히 지하주차장에 나타났다.

신경주는 아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마음에는 잔잔한 물결이 일렁이었다.

“신경주 사장님, 아마 작은 사모님께서 당분간 바빠지실 듯하네요. 스파이를 잡는 건 가장 어려운 일이니까요.”

한무가 뒤에서 한숨을 쉬었다.

경주는 묵묵히 쓰레기통 앞으로 가서 몸을 숙이더니 더러움도 잊은 채 아람이 버린 상자를 주웠다.

“신경주 사장님, 하지 마세요! 더럽잖아요!”

보다 못한 한무가 소리쳤다.

‘줄곧 자존심 강하고 도도하던 사람이 왜 저러는지, 아무리 작은 사모님이 버린 물건이라지만, 줍는 건 너무 하잖아!’

“괜찮아, 어릴 때 안 해본 것도 아니고.”

경주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그날 주방에서 쿠키를 열심히 만들던 아람을 생각하며 저도 모르게 가슴이 뜨거워졌다.

“가자.”

아람은 KS WORLD호텔로 돌아온 루 모든 고위층들과 웨딩 기획팀을 회의실로 불러 긴급회의를 열었다.

안나 조가 합작을 취소했다는 소식을 듣자 많은 사람들은 분통이 터졌고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다는 생각에 어떤 사람은 심지어 눈물을 흘렸다.

그리고 아람도 그들과 같은 감정을 똑같이 느끼고 있었다.

아람은 합작이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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