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다고 하면 가질 수 있는 거예요? 무슨 자격으로!”경주의 말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한무는 화를 냈다.“사장님이 없으면 지금의 신씨 그룹이 있겠어요? 사장님이 그룹을 위해 열심히 일을 해서 몸도 점점 안 좋은데, 직접 프로젝트를 점검하기 위해 건설 현장에서 사고로 목숨을 잃을 뻔했어요! 제대로 즐기지도 못했는데, 무슨 자격으로 와서 뺏겠어요! 신 회장님의 지지를 받으면 뭐 어때요, 사장님도 어르신이 있어요. 우리도 나쁘지 않아요! 아들이 아무리 대단해도 아버지의 말을 들어야해요!”“무슨 말장난을 하는 거야?”아람이 나타나기전에 달콤한 목소리가 먼저 들여왔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리고 한무에게 조용히 하라는 손짓을 하더니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아람이 차 두 잔을 들고 들어왔다.“무슨 얘기를 하고 있는 거야. 한 비서가 왜 그렇게 흥분했어.”“아무것도 아니야. 한무는 길가에서 강아지가 싸우는 걸 봐도 흥분해. 젊어서 그래.”경주는 바로 일어나서 아람을 맞이했다. 아람 손에 있는 쟁반을 들고 나지막하게 말했다.“왜 차까지 가져와, 날 손님 취급해? 응?”계속 얘기를 나누고 있어서 목 마를까 봐 그래.”아람은 가볍게 웃었다.“뽀뽀해 줘, 물보다 더 소용있어.”경주는 눈을 감고 옆 사람을 신경 쓰지 않고 아람의 입술에 키스를 했다. 깊은 사랑이 넘쳐날 듯했다. 한무의 얼굴이 빨개지면서 시선을 피했다. 아람의 심장도 두근거렸다. 경주가 입을 열려는 순간 아람은 급히 밀어냈다.“난, 진지한 얘기를 하러 왔어. 좀 진지하면 안 돼?”“아람아, 넌 너무 유혹적이야.”경주는 욕망을 억누르느라 눈시울이 붉어졌다.“널 보면 진지할 수 없어.”아람은 경주의 깊은 눈동자 속에 빠질까 봐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소파에 앉았다. 경주는 자연스럽게 아람을 품으로 안았고, 아람도 자연스럽게 경주의 품에 기대었다.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마치 그림처럼 예뻤다.순간 한무는 울컥했다. 이번생에 이 모습을 다시 볼 줄은 상상도 못 했다.“일곱째 오빠
아람은 가슴 끝이 조여 오며 입을 오물거렸다.“말도 안 돼. 라이언의 정보를 확인했었어. 라이언은 고용병 출신이고 황실에서 경호원을 한 적이 있어. 뛰어난 전투 실력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왔는데, 그렇게 쉽게 죽겠어? 게다가 성주에 혼자 온 것은 아닐 거야. 분명 사람을 데리고 왔어. 윤유성이 죽이고 싶어도 쉽지 않을 거야.”비록 아람은 이렇게 말하고 있지만 경주의 말에 걱정이 들었다. 경주는 아람의 생각을 알아채고 천천히 깍지를 끼며 위로했다.“상대방의 세력도 만만치않아. 우리가 한 번에 잡을 수 없어도 괜찮아. 아직 시간 많아. 지금 우리의 상황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어. 지금 제일 중요한 건 진주를 처리하고 영이와 우리 어머니를 위해 복수하는 거야.”정서연의 얘기가 나오자 경주의 목소리가 떨리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저 아람 앞에서 억지로 감정을 다스렸다. 아람에게 든든한 수소신이 되고 싶었고, 정서가 안정적이고 언제나 아람을 안심시킬 수 있는 배우자가 되고 싶었다.아람은 가슴에 단단한 돌롤 채워진 것처럼 마음이 아파 부들부들 떠려 경주를 안았다. 경주도 바로 안으며 마치 포옹을 기다린 듯 응답했다.“말하지 않아도 돼. 다 알아.”‘네가 마음 아프다는 걸 알아.’...늦은 밤, 경찰서 취조실.도현과 강력반의 동료들은 10시간 동안 압박적인 환경에서 왕준을 심문했다. 그들은 모두 경험이 풍부한 심문 경찰관이지만, 극도로 안정적이고 뻔뻔하고 악독한 왕준 앞에서 역할을 할 수 없었다. 협박하든 감형을 미끼로 하든 왕준의 자백을 받을 수 없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아람과 경주는 밤새 경찰서로 달려갔다.“아람아, 미안해.”도현은 답답한 마음에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잘생긴 얼굴에 먹구름이 가득했다.“오빠가 쓸모없어. 지금까지도 자백을 받아내지 못했어. 일부러 시간을 끌면 검찰이 유죄 판결을 하더라도 진주가 매수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어. 단서는 완전히 끊혀버릴 거야!”‘그럼 어떻게 신경주를 도와 복수를 할 수 있겠어?’“그리고 더 심각
“어머, 잊을 뻔했네!”도현은 이마를 치며 눈을 반짝거렸다.“예전에 아람이 살인 사건 두 건을 해결해 준 적이 있어. 하나는 중요한 단서를 발견해서 사건의 돌파구를 찾아주었어. 다른 한 번은 용의자의 자백에 허점을 발견하여 자백을 받아냈었어!”경주는 깜짝 놀라며 담담하게 있는 아람을 보았다.‘큰일 났네. 우리 아람이 왜 이렇게 훌륭해. 밤을 새서 노력해도 따라잡을 수 없어.’예전에 경주는 허세가 많지 않지만 자신이 꽤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아람 앞에서 그저 휴지처럼 평범한 것 같았다.“흥, 오빠가 내 영광스러운 업적을 기억하고 있었네.”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장난했다.“구회장과 민지 이모가 말리지 않았더라면 나도 경찰학교에 합격해 퀸카가 됐을 거야. 지금 나를 리더라고 부르고 있을 수도 있어.”“그건 네가 우리에게 너무 소중한 보물이라서 그래. 여자아이가 위험해질까 봐 그랬어. 하지만 결국 말리지 못했잖아. 그래도 거기에.”아람이 눈을 부릅뜨자 도현은 급히 말을 멈추었다. 하마터면 말할 뻔했다....그 후 도현은 두 사람을 데리고 경찰서장을 만나러 갔다. 경찰서장은 예리한 아람을 기억하고 있었다. 당시 아람의 뛰어난 눈치로 큰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경찰서장을 더욱 놀라게 한 건 경주가 같이 왔다는 것이다. 신씨 그룹, 신경주라는 글자가 성주에게 어떤 지위고 어떤 힘인지 말로 할 수 없다.“신 사장님, 직접 오실 줄 몰랐네요. 마중 나가지 못해서 죄송해요!”경찰서장은 아람을 만나자 친절했지만 경주를 만나자 아부를 떨기 시작했다. 관심은 말할 것도 없고, 형사팀 팀장인 도현에게 차를 따르라고 시키기까지 했다. 도현은 눈을 부릅뜨며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경주는 급히 일어섰다.“제가 할 거요!”아람의 앞에서 미래의 형님에 차를 따르라고 하는 건 미친 짓인 것 같았다. ‘그럼 내가 어떻게 구씨 가문에 들어갈 수 있겠어!’도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그래, 이 자식이 인정사정을 잘 아네!’“아니에요,
“도현아, 신 사장님께서 만나고 싶어하시니, 바로 준비해.”서장은 손을 흔들자 세 사람은 멍해졌다.‘이렇게 쉬워?’“네, 서장님.”도현은 멍해졌다. 일이 이렇게 순조로울 줄은 생각도 못했다.“하지만 왕준은 엄청 위험한 인물이에요. 신 사장님께서 직접 대화하는 건 안전하지 않아요. 도현도 같이 들어가!”“괜찮아요.”경주는 담담하게 거절했다.“괜찮아요. 신 사장님의 실력은 왕준과 구 팀장님보다 좋아요.”아람은 경주를 향해 고개를 기울이며 미소를 지었다.“만약 화를 내면 사람을 불러 왕준을 잘 지켜요. 구치소에서 죽을까 봐 걱정이네요.”‘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기 전에, 왕준아. 꼭 살아.’...구치소에서 도현과 다른 두 경호원은 문 밖에서 기다리고 아람과 경주가 들어가서 왕준과 상대했다. 한참 기다린 후, 죄수복을 입고 수갑과 족쇄를 찬 왕준이 들어왔다.“아이고, 지인들이네.”왕준은 사악하게 웃으며 이을 수시며 의자에 앉았다. 아람을 보는 눈빛이 야릇했고 말투도 이상했다.“왜요, 구아람 씨, 내가 보고 싶었어?”아람은 차가운 표정을 지으며 침착했다. 하지만 경주는 화가 났다. 이를 악물고 화를 억제했다. 몸속에 잠자고 있던 짐승이 깨어날 듯했다. 왕준은 경주가 화는 것을 보자 득의양양하며 웃음을 터뜨렸다.바로 이때, 아람은 책상 밑에서 경주의 부들부들 떠는 손을 잡았다. 따뜻하고 힘이 있는 느낌이 경주의 신경을 건드려 안심시키는 힘이 느껴져 점점 안정되었다.“할 말 있으면 빨리해. 빨리 가서 자야 해.”왕준은 끝까지 상대하려고 마음을 먹은 것 같았다.“왕준, 우리가 이번에 온 건 너와 협력하려는 거야.”아람은 천천히 말하며 받아드릴 수 있는 말로 바꾸었다.“협력? 허, 구아람 씨. 내가 세살짜리 아이인 것 같아? 난 당신들을 죽일 뻔한 사람이야. 나랑 협력한다고? 웃기지 마!”“우리를 죽이고 싶었지만 실패했잖아.”아람은 웃는 듯 마는 듯했다. 왕준은 눈썹을 찌푸렸다. 고용병 출신이자 직업 킬러인 왕준은 아람의 말이 자
왕준은 피식 웃더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협력하는 건 어때? 네가 증은이 되어 진주가 방영을 죽이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하여 복수를 해줘. 그럼 우리도 도와줄게, 1년 안에 T국으로 돌아갈 수 있어. 지난번에 보시다싶이 우리 언니가 황실과 친해. 우리 언니가 나서서 왕비와 말하면 2년도 안 되어 자유를 찾을 수 있어.”아람은 웃으며 계속 말했다.“어때, 왕준 씨. 생각해 봐.”경주는 또다시 깜짝 놀랐다. 아람의 카리스마, 꿍꿍이, 머리는 수년 동안 비즈니스를 한 남자들보다 못지 않았다. 심지어 많은 거물들이 아람보다 못했다.‘다행히 아람은 착하고, 우린 서로 사랑을 하고 있어. 아니면 엄청 당했을 거야.’왕준은 소리내어 웃으며 비아냥거렸다.“다른 사람이 거래하면 마음이 흔들렸을 거야. 하지만 구아람 씨 입에서 나오니 신뢰가 없네. 지금 이 지경이 된 건 모두 구아람 씨 덕분이잖아. 지금 진주를 처리하려고 내 자백이 필요한 거야. 날 이용하는 거야. 내가 네 수작을 모르는 것 같아?”말을 하며 왕준은 벌떡 일어나자 의자에 날카로운 소리가 났다.“나한테서 힘을 빼지 마. 그럴 시간에 진주와 싸울 방법을 생각해. 하하하.”...아람과 경주가 나온 후 표정이 좋지 않았다. 도현도 협상이 실패했다는 걸 알아채고 더 묻지 않았다. 그저 위로를 하며 왕준을 계속 심문할 준비를 했다. 아람과 경주는 차로 돌아갔다. 경주는 아람이 기분이 안 좋을까 봐 품에 안고 날카로운 턱으로 아람의 머리를 문지르며 위로했다.“아람아, 답답해하지 마. 왕준의 자백이 없더라도 영이의 녹음파일이 있어. 직접적인 증거가 아니고 20년이 지났지만, 녹음이 폭로되면 진주에게 큰 타격을 줄 거야. 그럼 명에를 잃고 신광구도 더 이상 진주를 지켜주지 않을 거야.”“신경주, 네가 원하는 게 정말 이뿐이야?”아람은 갑자기 차갑게 물었다. 경주는 숨이 막히고 가슴이 아파 무너질 것 같았다. 경주도 이런 것이 싫었다. 진주가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20년이 지났어. 영이의 목숨으로
이때, 경주의 핸드폰이 울렸다. 한무의 전화였다.[사장님! 모두 준비했어요. 오늘 저녁 7시 황금 시간대에 모든 방송국의 뉴스에서 왕준이 잡혔다는 걸 보도할 거예요. 진주도 무조건 볼 수 있을 거예요!]“알았어.”경주는 만족한 듯 입꼬리를 올렸다.“앞으로 진주를 잘 지켜봐. 감옥의 상황도 잘 살펴.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나와 사모님에게 연락해.”[네, 사장님!]한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빠르게 말했다.[사장님과 사모님이 화해한 것을 축하해요, 앞으로 사모님을 화나게 하지 마세요. 진심으로 잘 해주세요, 3년 동안 빚진 것을 모두 갚아요!]“너!”경주가 입을 열기도 전에 한무가 먼저 전화를 끊었다. 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이 자식이, 담이 커졌네, 감히 내 전화를 끊어! 그리고 뭐라고 중얼거리는 거야, 지금 날 가리키는 거야?’“켁.”아람은 얼굴을 붉혔다.“내가 훔쳐들은 건 아니야. 네 비서 목소리가 너무 커, 북을 치는 것 같아.”“난 너한테 비밀이 없어. 뭐든 들어도 돼.”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다음에는 스피커폰으로 할게. 한 비서가 사모님께 인사할 수 있게.”“됐어, 서로 사적인 시간을 갖는 게 좋아.”아람은 눈동자를 굴리더니 살짝 화난 목소리로 물었다.“그리고, 누가 네 사모님이야. 내 손에는 이혼 증명서밖에 없어. 결혼증은 없어.”“구씨 가문 구아람말고 누가 있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잡고 가볍게 키스를 하며 다정하게 보았다.“너만 괜찮다면 난 언제든 너와 평상 함께할 준비가 되었어.”“칫, 누가 해달래.”경주는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다정하게 잡자 마음도 잡힌 것 같아 귀끝까지 빨개졌다. 경주의 눈에는 점점 욕망이 가득 차 안고 있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그러자 뜨거운 키스로 아람의 입을 봉인하고 달콤함을 빼어냈다. 아람은 절대 욕구가 많은 여자가 아니다. 그러나 매번 경주와 스킨십을 할 때마다 가슴이 흔들린다. 눈시울이 촉촉해지고 코끝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며 점점 힘이 빠졌다.
저녁 7시, 모든 뉴스 채널은 총 사건에 대해 방송했다. 왕준이 체포된 장면이 노출되었다. 경주가 언론에 제공한 영상에서 왕준의 얼굴을 모자이크도 하고 공개되었다. 동시에 총 사건으로 무고한 소녀의 사망 소식도 퍼져 여론은 소란스러웠다. 국민들은 모두 방송국 공식 웹 사이트와 SNS에 댓글을 달며 왕준을 비난했다.[성주는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알려져 있어, 그런도 총 사건이 터지다니, 너무 놀랍네!][왕준은 정말 양심도 없고 악독하네! 짐승보다도 못해! 법이 왕준을 엄중하게 처벌하고 무고한 소녀에게 정의를 찾아줘야해, 국민을 실망시키지 마!][뉴스는 항상 피해자의 얼굴을 보여주고 가해자에게 모자이크를 하는 건 너무 미친 짓이야! 이번 언론이 너무 잘했어. 이런 사람도 아닌 짐승의 얼굴을 대중에게 보여줘야 해! 사형을 선고하지 않았더라도 망신을 줘야 해!][불쌍한 어린 소녀, 꽃다운 나이에 돌아갔네, 울고 싶어!][살인자가 법의 심판을 받았으니 소녀가 하늘에서 흐뭇하겠네.]원래 댓글에서 모두 왕준을 비난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때 댓글 몇개가 살며시 들어오며 잠잠했던 호수에 돌을 던졌다.[왕준이 누군지 알아?][내부자들에 따르면 왕준은 진주 곁에 있는 보디가드야. 진주 밑에서 일해왔고, 신씨 가문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어.][뭐? 진주의 사람이야?][그리고 왕준의 배경도 엄청 복잡해. 예전에 T국에서 고용병을 할 때부터 사람을 죽였어. 진주의 밑에서 일을 하더니 배경이 깨끗해졌어. 신씨 가문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숨이 있었다니, 허허. 재벌이 대단하네, 곁에 있는 경호원까지도 총을 들고 있어.][그리고 피해자 생전에 신씨 가문의 가정부야. 완준은 신씨 가문의 경호원이고 모두 진주를 모시는 사람이야. 뭔가 이상하지 않아?]네티즌들은 깨달은 듯 온갖 추측이 쏟아져 나왔다. 원래부터 망신을 당한 진주가 또다시 끌려나왔다.[진주가 재수가 없네, 왜 곁에 있는 사람들이 다 이래?][정말 다시는 진주 이름을 보고 싶지 않아, 누가 이 할망구를 치
아람이 제일 잘하는 게 여론을 이용하여 네티즌의 감정을 선동하는 것이다.“수해야, 미안해. 아직 회복 중인 걸 알고 있는데 귀찮게 해서. 하지만 회사 홍보팀과 연계하는 사람이 너야. 네가 모든 과정을 잘 알고, 가장 빨리 할 수 있어서 어쩔 수 없었어.”“아가씨, 그런 말 하지 마세요.”수해는 진지하지만 다정하게 말했다.“언제가 되든, 어떤 일이 생기든, 기억해요. 제가 항상 아가씨의 뒤에 있어요.”“수해야.”아람은 울컥했다. 요즘 사랑을 지나치게 받아서 그런지 마음이 점점 약해지며 계속 울고 싶었다.‘모두 신경주의 탓이야, 마음이 점점 약해지잖아!’“게다가 요양원 생활이 너무 지루해요. 빨리 일 시켜주세요. 미리 알츠하이머에 걸릴 것 같아요!”“듣기로는 아린이가 심심하면 너한테 간다고 했는데도 지루해?”아람은 수해를 놀렸다.“아홉째 아가씨가 매일 다양한 요리를 해줘서 복근도 점점 사라져요!”수해는 답답한 마음에 한숨을 쉬었다. 그러나 내쉬는 한숨마저 행복한 느낌이 들었다.“아린이 연서 이모의 솜씨를 닮았어, 너 이 자식, 복이 있네.”아람은 감탄했다. 그러다 잠시 침묵하더니 정색했다.“이번 복수가 끝나고 잠잠해지면 네 몸도 어느정도 회복되었을 거야. 그때 구회장, 그리고 연서 이모에게 너와 아린의 얘기를 해볼게.”“우, 우리의 일이요?”놀란 수해는 목소리까지 커졌다. 아람은 미소를 지었다. 수해의 큰 목소리를 보니 회복도 잘 된 것 같았다.“비록 너도 아린을 어렸을 때부터 봤지만 만난지는 1년도 안 되었어. 아직 서로 더 알아가고 지내봐야 해. 아직 결혼 얘기할 때가 아니야. 하지만 아린은 우리 구씨 가문의 아가씨야. 아빠와 연서 이모의 소중한 딸이야. 미래 사위를 선택하는 일에 항상 신중해. 내가 알기로는 아린이 성주에서 공부하던 4년 동안, 아빠는 계속 국내에서 훌륭한 남자를 알아보고 있었어. 연서 이모가 아린이 아직 어리고 학업이 가장 중요하다는 핑계로 미룬 거야.”수해는 조용히 들었다. 호흡이 가라앉고 마음이 쪼여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