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85화

온지유가 손목에 그 팔찌를 끼지 않았다면 그는 그녀를 알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랬다면 노승아가 그녀의 자리를 영원히 대신하게 될 수도 있었고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 정도로 끔찍했을 것이다.

“이미 다 지나간 일이에요.”

온지유는 조용히 말했다.

여이현이 그녀에게 했던 조언 덕분이기도 했고 그녀는 또 별이를 떠올렸다.

남들은 외할아버지가 있는데 별이만 없게 할 수는 없었다. 부모로서 여이현과 자신이 별이 곁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으니 이제 가족이 모두 모이기로 한 지금 별이에게 아쉬움을 남기고 싶지 않았다.

“아니야. 그 일들은 결코 지나간 것이 아니야. 나와 아버지는 평생 너에게 빚을 졌어. 지유야, 나는 너를 위한 친자 인정 연회를 열고 싶어.”

비록 주변의 근신들이 온지유가 큰 아가씨임을 알고 있었고 신무열 역시 모두에게 온지유를 존중하라고 지시했으나 Y 국 내에서 온지유의 신분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지난번 김혜연이 온지유를 무례하게 대했던 일이 또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 왜 이 기회를 통해 온지유의 신분을 명확히 하지 않겠는가?

이를 통해 Y 국 사람 모두가 온지유의 신분을 알게 되어 감히 그녀를 무시하거나 상처 주려는 일이 없게 하자는 것이었다.

온지유는 서둘러 거절했다.

“그런 거 필요 없어요...”

하지만 그녀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신무열은 단호히 그녀의 말을 가로막았다.

“안 돼. 내 여동생에게도 마땅히 이런 중요한 순간이 필요해.”

신무열은 이미 확고한 결심을 한 상태였고 그의 표정을 보아하니 무슨 말을 해도 바꿀 수 없는 단단한 결의가 보였다. 결국 온지유는 그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다만 이번 친자 인정 연회는 별이의 골수 이식 수술이 끝난 후에 열리기로 했다.

신무열은 당연히 허락했다. 그리고 법로는 온지유가 그를 아버지로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친자 인정 연회까지 수락했다는 소식에 한없는 기쁨에 휩싸였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그는 신무열의 의견을 조심스럽게 묻기까지 했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