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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87화

나아가 사랑하는 사람이 해준 소개팅이라면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지옥에 떨어지는 것도 이것처럼 고통스럽지 않을 것이다.

“미안해요. 저는 명진 씨가 잘 살길 바라는 마음에...”

“알아.”

인명진은 부드럽게 웃으며 온지유의 말을 끊었다. 그의 부드러운 눈빛은 조용히 온지유에게 향해 있었다.

“율아, 내가 한 번 안아봐도 될까?”

이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하는 말일 것이다.

별이의 골수 이식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회복하면, 신무열과 법로는 온지유를 위해 가족 상봉 파티를 준비할 예정이다. 온지유는 Y국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여이현과 함께 경성에 돌아갈 계획이었다.

인명진은 이미 S국에 자리 잡고 있었다. 만약 의원을 닫고 경성에 돌아간다면 그가 온지유에 대한 마음이 모두에게 드러날 게 뻔했다.

온지유와 여이현은 그런 것에 개의치 않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달리 생각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의 평판이 나빠지는 것은 상관없었지만, 온지유가 그런 오해를 받는 건 원치 않았다.

온지유는 말없이 인명진을 껴안았다. 인명진은 조심스럽게 그녀를 안아주며 말했다.

“너랑 여이현 씨가 결혼식을 올리면 내가 축의금 많이 줄게. 여이현 씨는 친구가 많아서 내가 굳이 필요 없고, 너도 혜주랑 친구들이 있으니...”

“명진 씨는 제 가족이에요.”

온지유의 이 한마디는 인명진의 위치를 인정해 주는 말이었다.

인명진은 온지유의 행복한 결말을 기쁘게 여겼다. 하지만 동시에 마음속 깊은 곳에는 쓸쓸함이 자리 잡았다. 온지유와의 관계는 이제 여기까지였다.

...

별이의 수술은 오전 9시로 예정되었다.

그날은 날씨가 좋았다. 법로와 인명진은 함께 수술실로 들어갔다. 온지유, 여이현, 신무열, 강서현, 그리고 요한까지 모두 그 자리에 있었다. 심지어 하 장로까지 찾아왔다.

하 장로는 온지유가 잘 기억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예전에 노승아가 온지유를 해치려 했을 때 그녀를 구해준 사람이 바로 하 장로였다. 온지유와 여이현이 이곳에 머무는 동안 하 장로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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