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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0화

인명진의 말에 법로는 바로 그의 뜻을 알아차렸다.

법로는 알고 있었다. 인명진이 진심으로 온지유를 걱정해서 하는 말이라는 것을. 설령 온지유를 위한 것이 아니라고 해도 온지유가 행복한 모습을 보기 위해 그는 자신의 피를 뽑아주면서라도 온지유에게 소중한 사람을 구해주고 싶어 했다.

하지만.

온지유는 이미 인명진을 그저 친구로 여기고 있었다. 이것 또한 법로가 알고 있는 것이다. 온지유는 어릴 때 푸른 구슬로 만들어진 팔찌를 인명진에게 주었다.

그것은 온지유 어머니의 유물이었다.

만약 인명진을 희생해서 별이를 살린다면 온지유는 분명 슬퍼할 것이다.

법로는 자신의 유일한 딸이 슬퍼하는 모습을 원치 않았다.

그는 천천히 입을 열어 낮게 깔린 목소리로 말했다.

“전에 널 봤을 땐 확실히 널 이용하려고만 했었지. 하지만 지금은... 넌 율이의 친구가 아니니. 진심으로 율이를 걱정하고 잘되길 바라니 난 절대 널 희생할 수 없단다. 하지만 이 아이를 치료할 때 네가 옆에서 보조로 도와주렴.”

“네.”

인명진은 두말하지 않았다.

법로는 별이의 구체적인 상태를 알아야 했기에 피를 뽑아 자세히 검사해 봐야 했다.

온지유는 이번에 별이에게 피를 뽑아야 한다고 말을 했었던지라 별이는 얌전히 있었다.

법로는 빠르게 검사를 진행했다.

혈액 검사 결과와 종합 검진 결과를 보았을 때 그의 눈빛이 어둡게 가라앉았다. 별이는... 천식뿐만 아니라 심장병도 있었다.

심지어 혈소판 응고 수치도...

인명진은 검사 결과를 보고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법로를 보며 뭔가를 깨달았다. 그가 검사 결과를 직접 보았을 땐 멍한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아이의 몸에는 성분을 알 수 없는 약물도 발견되었다.

백혈병이 의심되기도 했다.

아니, 의심이 아니라 확신이었다.

하지만 이런 결과를 온지유에게 알려준다면 온지유는 분명 충격받을 것이었다. 애당초 홍혜주는 아이가 살아있다는 말로 온지유에게 삶의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기 때문이다.

백혈병은 골수가 일치해야 했다. 비록 법로와 여이현, 그리고 신무열이 다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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