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89화

“온지유.”

이현이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네?”

지유가 그를 바라보았다.

“그 여자 너지?”

지유의 몸이 뻣뻣하게 굳었다. 순간 머리가 하얘졌지만 그녀는 빠르게 웃음을 지어 보였다.

“대표님, 농담도 참. 저는 둘째 날이 돼서야 도착했잖아요. 게다가 윤정 씨 보고 대표님 옷도 가져드리라고 했고요. 만약 제가 그 여성분이었으면 대표님께서 진작 알아채지 않았겠어요? 차라리 저였으면 좋겠네요. 그러면 지금쯤 아이가 생겼을지도 모르잖아요.”

웃으면서 얘기하는 그 모습을 보니 이현은 확신이 서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녀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는 것이었다. 자기 남편이 다른 여자와 잠자리를 가졌다는데 그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듯한 얼굴이었다.

“그러면 쓸데없는 추측하지 말고 누군지 알아 와!”

이현은 이 한마디만 남기고 병실을 나가버렸다.

그가 나간 뒤 지유는 곧바로 웃음을 지워버렸다.

그리고 몇 초 뒤 그녀가 한숨을 돌릴 새도 없이 의사 한 명이 병실로 들어왔다.

의사는 병실을 두리번거리며 물었다.

“가족분은요?”

“괜찮아요. 저한테 얘기해주시면 돼요.”

의사는 진단서를 보더니 미간을 미세하게 찡그리고 말했다.

“환자분 혹시 임신한 거 알고 있었어요?”

그 말에 지유가 화들짝 놀라 자신의 배를 바라보았다.

임신?

설마...

고작 그 한 번으로 임신이 됐다고?

지유는 조금 현실감이 없었다.

“선생님, 혹시 다른 환자분과 헷갈리신 거 아니에요?”

의사가 단호하게 말했다.

“온지유 씨 맞으시잖아요. 온지유 씨는 지금 임신한 상태입니다. 이제 막 한 달 정도 됐네요.”

가만히 생각해보니 생리가 며칠 늦어지기는 했다.

하지만 몸이 피곤할 때면 이런 일도 많았기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런데 설마 임신일 줄이야.

“어제는 정말 위험했어요. 온지유 씨는 물론이고 아이한테도요. 그러니 다음에는 절대 이런 일 없도록 하세요. 그리고 남편분한테는 계속 옆에 있으라고 몇 마디 당부해야겠네요.”

“선생님!”

지유가 다급하게 말했다.

“저 임신한 거 누구한테도 얘기하지 말아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