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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화

그녀의 행동에 이현은 인상을 찌푸리더니 손을 거두어들였다.

“내가 무서워?”

지유는 아무 말 없이 그저 그를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었다.

그녀에게 거절당했다는 사실에 어쩐지 심기가 불편해진 그는 그녀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다른 일 없으면 이만 나가 봐.”

지유는 오랜 시간 생각을 정리한 후에야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었다.

아이가 생기고 나니 어딘가 변한 것 같기도 했다.

지유는 아이를 꼭 지켜야 한다는 일종의 사명감 같은 것이 생겼다.

그녀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시선을 아래로 내린 채 예를 갖춰 말했다.

“회의 중 실례했습니다. 분부하신 일은 꼭 완수할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그러고는 그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바로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그녀의 말에 이현은 또다시 기분이 나빠졌다.

몇 분 뒤 진호가 들어와 그에게 말했다.

“대표님, 회의가 아직...”

“나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이현의 싸늘한 음성이 들려왔다.

...

사무실에서 나온 지유는 그만 다리가 풀려버렸다.

이제부터는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충동적으로 감정적으로 굴면 안 된다. 항상 이성적으로 절대 이현에게 임신했다는 사실을 들키지 말아야 한다.

결혼식 당일에도 선을 넘지 말라는 엄포를 놓았던 그였기에 방금 한 말도 허투루 들어서는 안 된다.

여기까지 생각한 지유는 서둘러 지희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희야, 나 좀 도와줘.]

[무슨 일인데?]

[여자 한 명 알아봐 줄래? 여이현이 반할 만한 여자가 필요해.]

[?? 이건 또 무슨 소리야? 두 사람 잘 되어 가고 있는 거 아니었어? 여이현이 반할 만한 여자가 왜 필요한데 네가??]

지유는 이현의 성격을 잘 알고 있다. 그가 직접 포기하겠다고 얘기하지 않는 한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날 밤 그 여자를 찾아내고 말 것이다.

만약 인내심이 다 한 여이현이 직접 그 여자를 찾아내게 되면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게 된다.

그에게 들키는 순간 배 속의 아기는 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지게 될 것이다.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니 지금은 어떻게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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