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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화

그날 승아는 울면서 뛰쳐나갔지만 지금은 한껏 여유 있는 얼굴로 웃고 있다.

그녀가 활짝 웃을 만한 즐거운 일이 있는 게 분명했다.

지유는 그녀와 말을 섞고 싶지 않아 무시하고 지나쳤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 오르려는데 승아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조만간 그쪽은 아무것도 아니게 될 테니 일단 며칠은 봐주도록 할게요. 어차피 당신은 곧 오빠한테 버림받을 테니까요.”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는 순간 지유는 벌써 이긴듯한 승아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지유는 주먹을 꽉 쥐더니 자기도 모르게 배를 바라보았다.

아이가 생긴 이상 희망은 품어야 했다.

사무실에 도착한 후 그녀는 자신의 자리가 아닌 대표이사실로 향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이현은 온라인 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보더니 잠깐 회의를 스톱하고 물었다.

“무슨 일 있습니까?”

“네.”

이현은 컴퓨터를 끄고 소파에 앉아 그녀에게 물었다.

“무슨 일인데?”

그의 맞은편에 앉아 눈을 똑바로 마주쳐오는 모습이 뭔가 중요한 할 말이 있는 사람 같았다.

지유는 순간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라 일단 아무 말이나 던졌다.

“아까 올라오는 길에 노승아 씨를 만났어요. 즐거워 보이더라고요.”

“할 말이 그거야?”

지유는 입을 달싹이더니 그와 다시 눈을 마주치고 본론을 꺼냈다.

“저한테 그날 밤 함께 했던 그 여성분 찾아내라고 하셨잖아요.”

“그랬지?”

이현은 아직 그녀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을 파악하지 못했다.

“만약에 말이에요. 정말 만약에 그 여성이 임신했다고 하면 대표님은 어떻게 하실 거예요?”

지유는 이현의 의심 가득한 눈초리에 서둘러 한마디 덧붙였다.

“술 취한 상태라 아무리 대표님이어도 피임을 못 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만약 그 여성분이 임신이라도 했으면 어떡하실 생각이세요?”

“나조차도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참 세심해?”

지유는 흠칫하더니 이내 최대한 자신은 그날 밤 그 여자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 말했다.

“우리 아직 이혼한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만약 다른 여자가 대표님 아이를 임신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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