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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화

더는 그에게 분에 맞지 않는 걸 바라면 안 된다. 두 사람 사이를 원래대로 돌려놓아야 한다.

이게 그녀가 해야 하는 일이다.

이현은 모든 게 정상으로 돌아간 것 같으면서도 또 어딘가 석연치 않은 느낌에 뭐라고 더 물어보고 싶었지만 창백한 그녀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 그럴 마음도 싹 사라졌다.

“다음번에는 혼자 나가지 마. 나가거든 핸드폰이라도 가지고 가던가, 아니면 누구랑 같이 가던가 해. 그래야 바로바로 널 찾을 수 있으니까.”

지유는 그 말에 쓰게 웃었다.

대체 언제까지 걱정하는 척을 하려는 거지?

그는 아마 이렇게 걱정해주는 것도 보상해주는 거라고 생각하겠지?

“알겠어요. 그렇게 할게요.”

지유는 고분고분 그의 말을 따랐다.

이현은 의자를 가져와 병상 옆에 앉고는 그녀를 한번 쭉 훑어보다 확실히 아무 문제 없는 걸 확인하고는 입을 열었다.

“혹시 그날 밤 일 기억해?”

“그날 밤 일이라뇨?”

“내가 술에 취한 그날 밤 말이야.”

담담한 그의 말에 지유는 순간 심장이 움찔했다.

갑자기 왜 또 그 일을 묻는 거지?

혹시 뭔가 알고 있는 건가?

아니면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 묻는 건가?

지유는 주먹을 꽉 움켜쥐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날 밤 일은 왜요?”

“그날 밤 그 여자 아직 못 찾았어.”

이에 지유가 긴장을 내려놓으며 주먹을 쥔 손을 풀었다.

“그 일 아직도 기억하고 계셨어요?”

이현이 미간일 찌푸리며 물었다.

“내가 기억하면 안 되나 봐?”

“아니요. 그런 뜻은 아니었어요.”

지유가 서둘러 답했다.

이현이 그녀를 이용했다는 걸 알아버린 이상 더욱더 그날 밤 그 여자가 자신인 걸 들킬 수는 없었다.

만약 자신인 걸 알기라도 하면... 아마 그때는 큰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몰랐다.

“제가 대표님 찾으러 호텔에 갔을 때 확실히 어떤 여성분이 나오셨어요.”

“너는 그게 이상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

이현이 묻자 지유가 다시 긴장하며 티 안 나게 그와 시선을 피한 뒤 답했다.

“글쎄요?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잘 모르겠네요. 물론 그 여성분과 함께 한 건 대표님이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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