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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3화

하지만 여이현의 마음은 여전히 아팠다. 여이현은 심호흡한 뒤,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온지유의 얼굴을 매만졌다. 마음의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절망스러웠다.

“지유야, 난 네가 쉬운 여자가 아니란 걸 알아. 하지만 영원한 것은 없고 변수는 항상 존재해. 넌 앞으로 살아갈 날이 많잖아. 배진호의 도움을 받으면 다 잘 해결할 수 있을 거야.”

업무를 보거나 사업을 이어갈 때 곁에 배진호가 있었고 홍혜주도 온지유 곁에 남았기에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하지만 온지유가 Y 국에 오지 않고 경성에서 원하던 삶을 산다고 해도 여이현과 아이가 없는 삶은 여전히 지옥이나 다름없었다.

어떤 감정은 너무 복잡해서 아직도 헤어 나올 수 없었다. 게다가 온지유는 평생 나민우에 대한 죄책감을 벗어던질 수 없을 것이다.

“지유야, 사랑해.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너를 알기 전으로 돌아가서 널 만나지 않았을 거야.”

여이현은 떨리는 손으로 온지유의 손을 잡은 채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따뜻한 말과 차가운 말을 동시에 내뱉는 여이현은 온지유와 스쳐 지나갔다면 온지유를 위험에 빠뜨리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후회했다.

온지유는 문뜩 떠오른 낯선 기억이 분명 예전에 일어났던 일 중 하나라고 여겼다. 이 세상은 운명의 굴레 속에서 이어지기에 그 기억도 무언가를 암시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떠오른 것이었다. 온지유는 여이현의 손을 붙잡고 갈라지는 목소리로 말했다.

“이현 씨, 지금 말해봐도 소용없어요. 이현 씨는 나의 이상형, 롤모델이자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할아버지를 구해준 날, 할아버지는 이현 씨와 결혼하라고 하셨죠. 당신을 처음 본 순간, 난 사랑에 빠지고 말았어요.”

온지유는 시련으로 가득 찬 인생을 받아들였는지, 아니면 여이현의 진심에 감동했는지 저도 모르게 속마음을 드러냈다. 그동안 온지유는 이런 말을 여이현에게 한 적이 없었다. 여이현도 진심을 드러내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서로 사랑하지 않는다고 오해했었다.

하지만 애틋한 사랑을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여이현은 온지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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