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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36화

남자 역시 온지유를 지켜보고 있었다.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쳤다. 온지유는 남자의 눈빛이 마치 밝게 빛나는 달빛 같다고 생각했다. 분명 처음 보는 얼굴인데도 이상하게도 그 남자에게서는 말 못 할 익숙함이 느껴졌다.

온지유는 곧 시선을 돌렸다.

남자의 시선 깊은 곳에서는 거센 파도가 소용돌이쳤다.

“이 자가 그 나민우라는 사람인가요?”

요한은 두 사람의 시선이 마주치는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온지유가 한 말에 따르면 홍혜주와 나민우가 노예 수용소에 갇힌 지 꽤 된듯했지만 눈앞의 노아는 막 이제 잡혀 온 사람이었다.

“아니에요.”

온지유가 낮게 부정했다.

눈앞의 남자는 나민우와는 완전히 다른 얼굴이었다.

남자는 온지유의 부정과 나민우라는 세글자에 눈빛이 어두워졌다.

곧 A구역의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차례로 한 명씩 온지유의 앞을 지나갔지만 온지유는 나민우를 찾지 못했다.

그때 요한이 귀띔을 했다.

“A구역의 600명은 오늘 모두 확인했습니다. 오늘은 이미 시간이 늦었으니 찾으려면 내일 다시 오시죠.”

“그래요.”

지금은 어쩔 수 없었다.

이곳은 온지유가 마음대로 간섭할 수 있는 곳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럼 돌아가시죠.”

요한이 말을 마친 그 순간, 온지유의 뒤에서 연이은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

온지유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이 목소리는!

‘쿵!’

번개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왜 남자의 눈빛이 그토록 익숙하게 느껴졌는지 이제야 알 수 있었다.

그랬구나!

온지유는 마음속의 흥분을 억누르며 요한과 함께 앞으로 걸어갔다.

길모퉁이에 다다르자 온지유가 요한에게 물었다.

“요한 씨도 매일 바쁘실 텐데 사람을 찾는 일은 제가 혼자 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온지유는 가슴을 졸였다.

요한이 허락 해줄지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시도해 봐야 했다.

요한은 온지유가 그 여자애를 찾으려 한다고 생각하고 눈살을 찌푸리며 경고했다.

“도련님이 챙겨 준다고 너무 과분한 걸 바라지는 마시죠!”

온지유의 행동을 요한은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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