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여이현은 요한의 손목을 낚아채며 격렬한 싸움을 시작했다. 주먹과 발길질이 오가며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대문 입구는 삼엄하게 지켜지고 있는 법로 저택이었지만 내부는 경계하는 사람이 얼마 없었다.우선 법로의 허락 없이 이곳에 들어올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요한과 여이현이 요란하게 싸우고 있었지만 공간이 넓은 것도 더해 외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았다.순간 여이현은 요한을 떨쳐내고 안으로 들어가려 했지만 바로 요한이 뒤쫓아와 두 사람은 쉽게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있었다....방 안.법로는 여전히 총을 들고 있었다.온지유는 멍해져 있었다,그녀는 연합군의 방화와 약탈을 본 적도, 유젠이 소녀들을 학대하는 모습을 본 적도, 수많은 부상자를 목격한 적도 있었다.하지만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서...그러나 다음 순간 온지유는 어깨가 무거워지는것을 느꼈다.그녀는 신무열의 품에 강하게 감싸안겨 있었다.“제 사람을 함부로 대하지 마세요. 지유 씨가 죽으면 아버지는 아들을 하나 잃게 되는 거라 생각하세요.”신무열의 한마디 한마디는 무겁고 단호했다.온지유는 혼란스러웠다.신무열은 법로의 아들이다. 이곳에서는 강한 권력을 갖고 있었고 법로가 물러나면 신무열이 바로 다음 ‘법로’가 될 터였다.하지만 신무열은 온지유를 위해 친아버지와 맞서 싸우고 있었다.온지유는 자신이 그토록 매력적인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신무열이 그녀에게 잘해주기 시작한 건 언제부터였을까?“작정하고 끝까지 이 여자를 지키겠다는 거냐?”법로가 차갑게 물었다.신무열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했다.“예. 그리고 저는 한번 뱉은 말은 꼭 지키죠.”이 말을 던지고 신무열은 온지유를 감싸안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자리를 떴다.떠나는 그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법로의 눈빛은 더욱 어두워졌다.온지유라는 이 여자는 율이를 괴롭혔을 뿐만 아니라 그의 아들까지 앗아가려고 하고 있다. 가볍게 시험했을 뿐인데도 신무열이 온지유에게 품을 감정을 알 수 있었다.미인은 화를 부른다 라는 말이
마지막 단계로 봉합을 마쳤다.신무열의 상처를 처리한 후 요한은 신무열에게 몇 알의 약을 먹였다.“도련님이 이렇게까지 하시는 걸 저는 이해할 수 없네요. 그 사람은 온지유 씨와 아는 사이였습니다. 총소리를 들었을 때 바로 온지유 씨를 구하려고 했어요.”요한은 입술을 꾹 다물더니 다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이 상황에서 법로는 이미 도련님과 지유 씨를 지켜보고 있을 겁니다.”요한의 뜻은 신무열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까지 왔는데 온지유를 구하지 않고 눈앞에서 총에 맞아 죽는 걸 지켜봐야 한다는 것인가?신무열은 차갑게 말했다.“요한, 내 곁에 있은 지 오랜 너라면 알고 있을 텐데. 내가 하는 일엔 나름의 원칙과 이유가 있어. 지금 네가 할 일은 명령을 따르고 지시를 듣는 거야.”물을 필요가 없는 건 묻지 말고, 물어봤자 답은 없었다.말은 하지 않았지만 요한도 잘 알고 있었다.“지유 씨와 여이현에게 방범용 무기를 좀 보내줘.”신무열이 낮고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여이현, 노아.역시 그는 잠입한 사람이었다. 직감은 한 치도 틀리지 않았다.요한은 고개를 끄덕였다.“바로 가겠습니다.”...온지유 측.온지유와 여이현은 이미 별도의 작은 방으로 돌아왔다. 여이현은 그녀의 양 어깨를 잡고 좌우로 살펴보며 다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긴 숨을 내쉬었다.“나는 이미 이것저것 신경 쓸 겨를이 없어.”여이현은 냉랭하게 말했다. 그는 군인이었기에 자신의 나라를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했지만 그 다음은 바로 자신의 가족이 가장 중요했다.지금 그의 가족이 눈앞에 있는데 그것조차도 지킬 수 없다면...“이현 씨, 조급하게 움직이지 마요. 법로는 이미 내가 신무열의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들킬 수 있는 일은 벌이지 마세요.”온지유는 낮은 목소리로 여이현의 생각을 끊었다.법로가 어떻게 생각하든 신무열이 법로에게 분명하게 태도를 밝힌 마당에 이 부자가 무슨 연극을 벌이든 상관없었다.지금은 우선 홍혜주와 나민우를 찾아야 한다.신무
요한은 이 말을 남기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났다. 그러나 돌아가는 도중 갑작스러운 불편함을 느끼며 격렬하게 기침을 했고 순간 목구멍에서 비릿한 피 맛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요한의 눈빛이 변했다. 그는 예상하지 못했다. 여이현이 그에게 내부 손상을 입혔을 줄이야. 도련님과 함께 훈련장에서 나와 수년간 곁에 있었던 그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다. 방금 여이현과 대결했을 때 만약 신무열과 온지유가 1, 2분만 늦게 도착했더라면 그는 이미 여이현에게 패했을 것이다!여이현은 매우 강했다.만약 그가 화국 출신이 아니었더라면 그의 실력과 야망으로는 반드시 이곳에서 주도권을 잡았을 것이다. 또한 다행히 여이현의 목표는 온지유 하나라는 점이다.요한이 떠난 후, 여이현과 온지유는 방에 홀로 남겨졌다.여이현은 살짝 턱을 들어 온지유에게 신호를 보냈다.“내가 가르쳐줄게.”온지유는 신무열을 찾아가고 싶었지만 요한이 데려가지 않으면 특권을 가지고 있어도 근처를 빙빙 돌 수만 있을 뿐 멀리까지는 갈 수 없었다. 게다가 신무열이 어디에 사는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그녀가 움직이지 않자, 여이현이 다가왔다.“됐어.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마. 불이 오면 물로 막고, 물이 오면 흙으로 막으면 돼. 내가 있는 한 절대 누구도 너에게 해를 입히지 못할 거야.”여이현의 눈빛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그는 진심이었다. 죽더라도 온지유를 지키겠다는 결심이 느껴졌다.“그럴게요.” 온지유는 생각을 멈추고 낮게 대답했다. 여아현은 그녀의 손을 잡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렇게, 살짝 걸쳐 잡는 거야. 힘을 주지 말고. 하지만 나쁜 사람을 만나면 바로 힘을 줘. 알겠어?”“알겠어요.”온지유는 고개를 끄덕였다.둘은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 방 안에서 조용히 머물렀다. 말은 없었지만 눈빛만으로 서로를 의지했다.다음 날 오후.요한이 그들을 데리러 왔다. 요한의 상태는 어제보다 더 안 좋아 보였다. 그의 얼굴은 창백했고 다소 허약해 보였다.“오늘 하루만 시간이 주
온지유는 입술을 꾹 깨물더니 진지한 표정으로 말했다.“유젠 씨, 수고스럽지만 부상자 쪽으로 저를 데려가 주세요.”“당신!”유젠은 한껏 화가 났지만 별 수가 있을까?그녀는 온지유의 뜻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부상자 수용소 입구에 도착하자 피비린내가 온 사방을 뒤덮고 코를 찌르는 악취가 나고 있었다. 온지유는 참지 못하고 한참 동안 헛구역질을 했다. 유젠이 경멸할 새도 없이 온지유는 마음을 가다듬고 이를 악물며 걸음을 옮겼다.여기는 노예 수용소보다 더 끔찍했다. 잘린 손발, 잘린 귀, 도려낸 눈...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잔인한 장면이었다.많은 사람의 얼굴은 피투성이로 흐릿하게 일그러져 있었고 안으로 더 들어가 보니 몇몇은 구석에 처박혀 있거나 철창에 갇혀 있었다.지네와 독사가 돌아다니고 있는 모습에 온지유는 머리카락이 쭈뼛해졌다.“홍혜주 씨?”온지유는 시험 삼아 불러봤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 한 명씩 살펴보아도 홍혜주는 보이지 않았다.순간 온지유는 절망했다. 홍혜주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법로의 부하들에게 붙잡혀 갔는데, 이곳에 버려지지 않았다면 이미 죽었다는 것일까?온지유는 갑작스럽게 숨이 가빠졌고 순간 호흡이 막히며 균형을 잃었다.옆으로 쓰러질 뻔 한 그때, 누군가가 그녀를 잡아 주었다.“조심해요.”낮고 쉰 듯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온지유는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보았다.바로 홍혜주였다!하지만 홍혜주의 눈에는 온지유에 대한 낯섦이 묻어 있었다. 홍혜주는 그녀를 알아보지 못했다. 온지유는 즉시 홍혜주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이 분을 데려갈 게요.”여기까지 사람을 찾으러 온 것이 허락된 상태였으니 사람을 데리고 가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유젠은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빨리 데려가.”데려가 버리면 더는 귀찮게 할 일이 없으니까.온지유가 막 사람을 데리고 나가자 율의 호위 김명무가 도착했다.김명무는 부상자 수용소를 둘러보다 홍혜주가 없는 것을 확인하고 유젠에게 소리쳤다.“내가 던져 넣은 그 노예는
요한의 실력은 신무열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이곳에서는 거의 아무도 그를 상대할 수 없었지만 결국 여이현이 요한을 쓰러뜨린것이다.“여 대장, 지금 누구의 땅 위에 서 있는지 잊지 마시길. 제가 지유 씨를 해치고 싶었다면 진작 행동에 나섰을 것입니다.”신무열의 눈에는 차가운 빛이 스쳤다. 그는 온지유 앞에 서 있었으며 이 말은 여이현에게 위협이자 경고였다.그는 언제든 온지유에게 손을 댈 수 있었다.온지유는 감춰 쥔 총을 더 꽉 쥐었다.필요하다면 그녀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신무열은 이어서 말했다.“그저 지유 씨와 몇 마디 하고 싶을 뿐입니다. 문 앞에서 기다리세요. 잊지 마시죠. 내가 아니었으면 당신들은 두 사람을 찾을 기회조차 없었을 거라는걸.”여이현은 대답하지 않고 온지유와 눈을 마주쳤다.온지유의 시선 아래 그는 결국 문 앞으로 걸어갔다. 그러나 문 앞에 도달해서도 여이현은 경계를 늦추지 않고 사나운 눈빛으로 신무열을 주시하고 있었다. 신무열이 온지유에게 무슨 짓을 하기라도 한다면 그는 망설임 없이 신무열의 목숨을 빼앗을 준비가 되어 있었다. 설령 온지유와 함께 이곳에서 죽는 한이 있더라도.신무열은 여이현을 무시하고 말했다.“지유 씨는 아마 제가 왜 이렇게 잘해주는지 궁금할 거예요.”“맞아요.”온지유는 신무열을 응시했다. 그녀는 그 답을 알고 싶었지만 동시에 알고 싶지 않았다. 사람의 마음이란 참으로 모순적이다.온지유는 목구멍에 무언가 걸린 듯 불편했고 뱃속이 뒤틀리는 것 같았다.그녀는 재빨리 신무열에게서 시선을 돌리고 더 이상 그를 바라보지 못했다.신무열은 그녀의 뒤에 서서 말했다.“처음 지유 씨를 봤을 때 딱히 흥미는 없었어요. 다만 궁금했을 뿐이에요. 왜 거기에 혼자 있었는지. 그러다 지유 씨 손목에 있는 그 녹색 구슬을 봤죠. 그것은 내 여동생 율이의 것이에요.”온지유는 자신의 생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모든 건 그녀의 손목에 있는 푸른 구슬 때문이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에게 이유 없이 잘해줄 리 없었다.그
신무열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어떻게 이런 독에 중독된 거죠?”그는 여이현이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단번에 알아챘다. 더구나 이 독은 법로가 직접 만든 것이었다.여이현과 온지유는 명백히 경성 사람들인데 이런 독에 중독되다니!“뭐라고요?”온지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되물었다. 그녀는 결코 여이현이 중독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쿵!온지유는 머릿속에 천둥이 친 것 같았다.이제야 모든 것이 밝혀졌다. 여이현이 모든 것을 정리하고 이곳에 온 것은 단순히 부대를 위해서가 아니었고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일이 있어서도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와의 이혼, 그것도 매우 중요한 이유 중 하나였다.온지유의 독과 여이현의 독은 모두 Y국과 연관이 있었다.온지유는 눈물이 가득한 채로 신무열을 바라보며 물었다.“해독제는 있나요?”홍혜주, 온지유, 인명진, 그리고 사라진 노승아와 죽은 흉터남까지, 모두가 얽히고설킨 관계를 가지고 있었다.신무열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독의 존재는 알고 있지만 제게 해독제는 없어요. 요한, 일단 그를 진정시키도록 해.”신무열은 요한에게 명령을 내렸다.요한은 이미 부상을 당해 혼자서 여이현에게 접근할 수 없었다. 여러 명이 다가와도 여이현을 제압하기는 어려웠다.결국 온지유가 두 팔을 벌려 그에게 다가갔다. 온지유는 여이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설령 그가 자신을 밀쳐내도 그녀는 그를 꼭 껴안았다.“이현 씨, 나예요. 지유예요...”‘지유’라는 두 글자가 마치 어떤 끌림이라도 되는 듯 제어되지 않던 여이현의 머릿속에는 여러 장면이 빠르게 지나갔고, 다양한 목소리가 그의 귀속에 들어오는 것 같았다.여이현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물러서, 네게 상처를 입힐지도 몰라!”“난 상관없어요!”온지유는 결연한 목소리로 말했다.“이현 씨, 난 여기 있어요...”요한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즉시 주사기를 들고 여이현의 목에 찔렀다.약물이 빠르게 퍼지면서 몇 초 만에 여이현은 기절해 버렸다.온지유는 여이현을 꽉 껴안고 그
이 말이 노석명의 귀에 들어가자 그는 즉시 물었다.“누구와 누구의 유전자 검사지?”노석명 앞에 있던 사람이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저는 모릅니다 장로님, 이건 요한이 보낸 혈액 샘플입니다.”노석명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그리고 그는 뒤돌아섰다. 하지만 돌아서려던 노석명은 그 샘플에 어떤 문제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발걸음을 멈추고 다시 돌아서서 남자에게 다가갔다. 노석명은 총을 꺼내 남자의 머리에 겨누고 말했다.“이번 검사는 무관하다는 결과가 나와야 해!”“네, 네.”검은 총구에 남자의 머리카락이 쭈뼛 섰고 그는 대답을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30분 후.남자는 보고서를 요한에게 건넸다.“결과가 나왔습니다.”요한은 보고서를 확인하지 않고 그대로 가지고 갔다.이 장면을 노석명은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다.그 장면을 보고 있는 노석명의 눈빛은 차가웠다. 이윽고 노석명은 요한을 따라가도록 사람을 보냈다.요한은 곧 신무열의 곁으로 돌아와 감정 결과를 그에게 건넸다. 신무열은 기쁜 마음으로 보고서를 펼쳤지만 혈연관계가 없다는 결과에 표정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단 말인가!“요한, 이 검사...”“도련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저는 실험실 밖에서 계속 지키고 있었습니다.”그는 의심스러운 사람은 전혀 보지 못했다. 실험실의 모든 사람은 그를 잘 알고 있었으며 그의 앞에서 조작할 가능성은 없었다.신무열이 온지유의 피를 채취해 검사를 지시한 때에서야 요한은 왜 그가 온지유에게 그토록 특별한 감정을 가지는지 이해하게 되었다.신무열의 머리는 윙윙거렸다. 온지유와 자신이 혈연 관계가 아니라면 이 구슬은 어떻게 그녀의 손에 들어갔단 말인가? 인명진은 도대체 무슨 의도를 가진 것일까?신무열은 얼굴을 어둡게 물들이며 말했다.“인명진을 찾아 와. 산 채로든 시신으로든 꼭.”“알겠습니다.”요한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대답했다.요한이가 실험실로 달려가 검사를 요청한 이 모든 상황은 법로에게
검사 결과가 눈앞에 놓여 있었고 율이와는 아직 검사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구슬은 온지유의 손에 있었다. 어쩌면 이것은 인명진의 음모일지도 모른다.진실을 명확히 밝히기 전까지는 당사자인 온지유에게 무슨 일이 생겨서는 안 되었다.신무열의 눈에 차가운 빛이 스쳤다.“내 지시에 따라 실행하면 잘못될 일은 없어.”신무열은 옷을 갈아입고 법로의 곳으로 향하기 전 문 앞에서 율이와 합류했다. 율이는 그를 보자마자 얼굴의 베일을 벗고 부드럽게 말했다.“오빠.”율이의 얼굴은 매우 섬세하고 아름다웠다. 백무열은 담담하게 응답했다.“그래.”율이는 마음이 우울해졌다.그녀가 신무열 앞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그는 항상 무심한 태도를 보였다. 온지유에게는 요한까지 배치해 보호했으면서 말이다.그녀는 온지유가 어떻게 그렇게 큰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들어와라.”법로는 그들이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를 듣고 바로 말했다.율이는 기뻐하며 말했다.“오빠, 아버지께서 부르셔. 빨리 들어가자.”신무열은 얇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그들이 들어가자 법로는 둥근 식탁에 앉아 식사를 권했다. 법로의 얼굴에는 또 다른 가면이 씌워져 있었다. 가면은 그의 턱 위쪽만 가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목구비와 표정은 볼 수 없었다.법로의 턱과 얇은 입술로 그의 외모가 나쁘지 않음을 알 수 있었다.그때, 법로의 목소리가 율이의 생각을 끊었다.“너희를 여기에 부른 것은 한 가지 중요한 일을 발표하기 위해서다. 난 이제 나이가 많다. Y국은 통합이 필요하며 분열되어선 안 된다. 앞으로 나는 연구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부족의 일은...”“언제부터 관여하셨는데요?”신무열은 직설적으로 말을 끊었다. 법로는 오로지 자신의 실험에만 몰두해 왔으며 가장 충성스러운 부하들은 악행을 일삼고 있었다.하지만 법로는 이를 저지하지 않았고 이는 곧 그의 묵인과 다름없었다.Y국의 내부 분열과 전투, 그리고 풍부한 광물 자원은 다른 연합군들이 이 지역을 노리게 된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