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리에 모두의 시선이 한곳으로 집중되었다.지선율의 말에 따르면 드라마가 TV 방송국에서 방영되지 못할 거라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은 모두의 자신감을 크게 떨어뜨렸다.술이 거의 깬 장다희는 급히 다가가 물었다.“감독님, 이게 무슨 소리예요? 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건가요?”지선율의 얼굴은 좋지 않았다.“우리 드라마의 소재가 너무 어두워서 공중파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어요. 우리가 이렇게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이대로 물거품이 되면 안 되잖아요. 안 되겠어요, 직접 가서 상황을 정확히 물어봐야겠어요. 난 이렇게 포기할 수 없어요!”그들이 가장 기대했던 건 드라마가 방송되는 효과였다.그 누구도 쉽게 포기할 수 없었다.그런데 이제 방영이 불가능하다고 하니 마치 차가운 물을 머리에 부은 것 같은 충격이었다.모두가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저도 같이 갈게요.”다른 사람들과 달리, 온지유는 비교적 침착하게 상황을 받아들였다. 어떤 어려움이 올지 이미 예상하였다. 아직 상황이 최악까지는 다다르지 않았으니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문제는 지선율이 기대가 너무 컸다는 것이다.그리고 자신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처음부터 지선율은 이 드라마가 TV에서 방영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었다.지선율은 내내 얼굴을 찡그린 채 말을 잇지 못했다. 지선율은 이 드라마가 그들에게 재도약의 중요한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공중파에 방영되지 않는다면 그들에게는 엄청난 손실이 될 것이었다.지선율은 모든 사람의 기대를 등에 업고 있었다.지선율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었다.온지유는 지선율의 불안함을 느끼고 지선율을 위로했다.“너무 걱정하지 말아요. 분명 해결책이 있을 거예요.”하지만 지선율은 답했다.“걱정을 안 할 수가 없잖아요. 지유 씨뿐만이 아니라 다희 씨, 그리고 수많은 배우까지, 우리가 모두 큰 노력을 기울였잖아요. 거의 전 재산을 쏟아부었다고요. 이건 반드시 성공해야 해요!”“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 마련이죠. 아직 최악의 상
반 시간을 기다린 끝에 총국장실의 문이 열렸다.문이 살짝 열리자 온지유는 안에 누군가가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국장님, 다음번에는 꼭 제대로 식사 한 번 대접하겠습니다.”이 말을 한 사람은 바로 노승아였고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오늘 말씀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려요.”노승아는 이런 중요한 만남의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았다. “그래요, 여이현 씨가 주최하는 자리라면 꼭 참석해야죠!”국장은 여이현에게 호의적으로 반응했다. 여이현은 국장과 악수하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노승아는 제 소속 연예인입니다. 앞으로도 많은 활동을 할 테니 잘 부탁드립니다.”국장은 웃으며 농담조로 말했다.“연예인인가요, 아니면 여자 친구인가요? 이현 씨, 이렇게 숨기고 있는 거 다 알아요. 당신이 직접 나서는 일이면 뭔가 중요한 일이라는 걸요.”노승아는 살짝 부끄러워 보였지만 당당하게 말했다. “국장님, 눈썰미가 좋으시네요. 저희 결혼할 때 꼭 참석하셔야 해요!”노승아는 말하면서 여이현의 팔을 감쌌다. “그럼요, 꼭 참석하죠.”그들은 함께 건물을 나서고 있었다. 그곳에는 노승아와 여이현 뿐만 아니라 《요골》 드라마의 감독도 있었다.“국장님, 우리 노승아는 정말 열심히 하는 배우입니다. 연기에서 가능성도 크고 앞으로도 많은 기대가 됩니다.”감독이 힘줘서 칭찬했다.국장은 웃으며 말했다.“나도 이미 알고 있어요. 실력과 운이 따르는 배우죠.”그들은 《요골》 팀과 화기애애한 대화를 나누며 나가는 중이었다.하지만 지선율과 온지유는 반 시간이나 기다린 끝에 이런 장면을 보고 자신들이 철저히 무시당한 것 같아 불쾌감을 느꼈다. 그럼에도 지선율은 한 번쯤은 시도해 봐야 한다는 생각에 용기를 내어 외쳤다. “국장님!”국장은 지선율을 보고 친숙한 듯 말했다.“지선율이구나. 오래 기다렸겠네.”“국장님, 저희 드라마가 왜 공중파에 오를 수 없는지 알고 싶어서요. 기회를 한 번만 주시면 안 될까요?”지선율은 간절한 표정으로 부탁
국장은 이 문제로 그들 사이에 불화가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두 사람과 따로 이야기할 생각이었다.그러나 감독이 말을 꺼내는 바람에 국장도 약간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온지유는 이미 노승아가 무슨 말을 할지 짐작하고 있었다. 또한 노승아가 뒤에서 무언가 꾸밀 거라는 것도 예상하였다. 하지만 왜 여이현까지 나섰는지 의문이 들었다.온지유에게는 많은 의문이 떠올랐다. 온지유가 말했다.“아, 그러니까 우리 드라마에 대해 이의가 있으셨군요, 여 대표님.”드디어 여이현의 시선이 온지유에게로 향했다.온지유는 여이현이 이제 너무 낯설게 느껴졌다. 여이현과 헤어진 그날 이후로 여이현은 더 이상 온지유가 알던 여이현이 아니었다.이제는 노승아의 여이현이었다.“현대극의 경우 방송국은 폭력이나 복수 같은 주제를 더 엄격하게 다룹니다. 이런 소재는 공중파에 적합하지 않아요. 청소년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여이현의 차가운 목소리가 그들의 노력을 단숨에 깎아내렸다.“드라마는 단지 재미를 위해서만 만들어져서는 안 됩니다. 미성숙한 청소년들에게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죠.”“그럴 리가요!” 온지유는 반박했다.“우리는 학교 폭력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내용인데 어떻게 당신 입에서 이렇게 어두운 소재로 변했죠? 혹시 우리를 일부러 겨냥하는 거 아닌가요?”여이현은 차갑게 대답했다.“겨냥한 적 없습니다. 사실을 말한 것뿐입니다.”“당신은 쉽게 말하지만, 당신의 한마디로 우리의 몇 달간의 노력이 무너진 겁니다...”온지유는 여이현의 차가운 태도에 점점 감정이 격해지기 시작했다. “이러지 말아요. 차분히 이야기합시다.”국장이 중재에 나서며 말했다.“온지유, 최종 결정은 우리 위원회에서 내리는 거야. 이현 씨는 단지 문제점을 지적한 것뿐이니 그를 탓할 필요는 없어.”국장의 말은 여이현을 변호하는 듯 들렸고 온지유와의 관계를 분명히 하려는 것 같았다. 그러나 온지유에게는 이미 큰 영향을 주고 있었
국장은 온지유와 지선율을 바라보며 이 긴장된 상황을 빨리 끝내고 싶어 했다.온지유도 더 이상 노승아를 바라보지 않았고 여이현에게 어떤 답변도 기대하지 않았다.이제 여이현은 완전히 노승아 편에 섰으니, 그가 못 할 일은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여이현의 이번 행동은 이미 힘겨운 길을 더 험난하게 만들고 있었다. 두 사람이 회의실로 들어가고 문이 닫혔다.노승아는 불만스럽게 중얼거렸다. “저 여자는 내가 잘되는 걸 못 보고 저주라도 하려는 것 같아요.”노승아는 다시 여이현을 바라보며 기쁜 표정으로 말했다.“그래도 이현 씨가 날 지켜줘서 다행이에요. 안 그랬으면 나 괴롭힘당했을 거예요.”“가자, 저 드라마는 공중파에 오를 수 없을 거야.”여이현은 확신에 차 있었다.노승아는 속이 후련한 듯 말했다.“이현 씨의 눈썰미는 정말 대단해요. 그 하나의 문제점을 짚어내서 그들이 공중파에 오르지 못하게 막았잖아요.”여이현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하지만 노승아는 사랑에 빠져 있었고 다시 말을 이어갔다.“맞다, 아빠와 이야기했어요. 우리 다 같이 식사할 시간도 잡아요.”여이현은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언제쯤?”“아직 정하진 않았어요, 제가 다시 물어볼게요.”총국 사무실 안.“국장님, 정말 공중파 방영은 불가능한가요?” 온지유가 다시 물었다.국장은 난처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심의 기준이 매우 엄격한 건 알잖아. 공중파 방영을 위한 조건은 더 까다로워. 너희 드라마의 소재는 공중파에 적합하지 않아.”지선율은 급하게 말했다.“국장님, 저희는 꼭 공중파에 올라야 해요. 이 드라마에 모든 걸 쏟았어요. 뭔가 문제가 있다면 고치면 되잖아요. 고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국장은 한참 말이 없다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이건 내가 혼자 내릴 수 있는 결정이 아니야. 위원회가 결정한 사항이지. 만약 개인적인 감정을 앞세워 나에게 부탁하려는 거라면, 난 여기서 물러날 수밖에 없어. 더 이상 부탁하지 마. 위원회 결정은 번복되지 않을 거야
“알겠습니다!”여이현은 노석명의 구체적인 위치를 파악하기 위하여 기다리고 있었다. 노석명은 뛰어난 반수사 능력을 갖추고 있었기에 전혀 눈에 띄지 않았다. 그는 감옥에서 나온 뒤부터 행방불명되어 그림자조차 찾을 수 없었다. 비록 노승아는 그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연계는 끊을 수 없었다. 노석명이 연락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딸 노승아 뿐이었으니까. 노승아의 정체는 더 말할 나위 없이 확고해졌다. 노석명의 도움으로 노승아는 법로의 독약을 손에 넣을 수 있었을 것이다. 여이현은 노승아를 이용하여 반드시 노석명을 찾아낼 것이다. 바로 그때 다시 전화가 걸려왔다. “대표님, 이 번호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번호이며 마지막으로 나타난 장소는 한 전화 부스입니다.”여이현은 이 결과를 미리 짐작하고 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 번 시도해 보았다. 만약 노석명이 전화카드를 바꾸지 않았다면 현재 그의 위치를 추적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여이현은 이번 수사로부터 노석명은 치밀하고 사람을 쉽게 믿지 못하는 성격이니 반드시 미끼를 던져야만 그를 나타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두운 밤. 노석명은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수시로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상황을 살피는 그는 온몸을 무장한 채 암흑과 한 몸이 되어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허리춤에 총을 차고 있었고 호신용으로 비수 두 개를 숨겨두었다. 사방이 수림인 은밀한 곳에 들어가서야 그는 경계심을 조금 낮추었다.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어두운 밤, 정글 깊은 곳에서 등불이 밝게 빛나고 있다.“거기 누구야!”밖을 지키던 사람이 기척을 느끼자 총을 겨누며 다가왔다노석명은 냉담한 표정으로 모자를 벗었다. “내가 잘 안 보이나?”총을 겨누던 사람은 재빨리 총을 거두며 노석명을 건물 안으로 안내했다. “죄송합니다. 제가 눈이 삐었나 봅니다.”정글 안에는 모두 나무로 만들어진 가옥으로서 한 채 한 채 겹쳐져 있어 번화하지는 않지만 작고 정교했다. 노석명은
노석명은 점점 더 차가워지는 눈빛으로 물었다. “그 여자 시체들은 어떻게 된 거야?”흉터남은 안색이 굳어지더니 술 한 잔을 들이키고 입을 열었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자네 혹시 지금 날 의심하는 건가?”노석명이 대답했다. “지금 법로가 아직 나오지 않았으니 모두 경거망동해서는 안 돼. 이것은 법로의 명령이야. 자네는 명령을 거역한 후과를 잘 알고 있을 거야.”“어차피 법로는 지금 외국에 있잖아.”그 말을 들은 노석명은 흉터남의 말속에 숨은 뜻이 있음을 알아차렸다.“그래서 사실을 인정하는 거야?”흉터남은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내가 손을 썼다는 증거가 없잖아. 하지만 노석명, 우리는 오랫동안 함께 일해왔고 지위도 등등하잖나. 자네가 오자마자 내 죄를 묻는다면 말이 안 되지. 게다가 나는 자네를 잘 대접했고, 내 세력의 절반을 자네에게 주려 하는데 너무 심한 거 아닌가!”노석명은 차가운 얼굴로 비웃으며 “조직을 배신할 생각인가?”라고 물었다. 그의 말에 흉터남의 표정이 싸해졌다. “노석명 자네는 또 나에게 죄명을 씌우는군.”“자네가 본업을 시작했으니 산을 점령해 왕 노릇을 하며 조직을 배신하려 한다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군.”여자 시체가 나타난 것만으로도 이상하다.흉터남이 장기를 팔기 시작하면서 다시 본업에 종사하게 되었다.법로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마당에 흉터남이 큰 소동을 벌였으니 경찰의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그것도 노석명이 금방 출소한 시기에 일이 벌어졌으니 경찰 측은 노석명을 첫 번째 목표로 의심할 것이다.동시에 조직도 경찰 측의 의심을 면할 수 없다.그렇게 되면 흉터남이 누워서 어부지리를 얻게 된다. “하하하하하하하!”흉터남이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노석명은 흉터남이 이렇게 날뛰는 것을 보고 안색이 변하고 또 변했다. “그래 내가 한 일이야. 그래서 뭘 어쩌려고?”흉터남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만만했다. “법로께 말하려고?”노석명은
노석명은 더는 입을 열지 않았다. 하지만 흉터남이 득의양양하게 노석명의 운명을 손에 잡고 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이 또 노석명을 불쾌하게 한다. “자리를 내주는 것은 사양하겠네. 왕은 자네가 하는 게 나아.”노석명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는 흉터남이 말만 번지르르하게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와 한패가 될 리가 없었다. 흉터남은 노석명이 얌전하게 그와 다투지도 않는 것을 보고, 노석명의 명줄을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했다. 노석명이 아무리 법로에게 충성스럽다 하더라도 어떻게든 목숨은 보전해야 할 것이다.노석명 자기 목숨뿐만 아니라 그의 딸 목숨까지도 말이다. 흉터남은 이 상황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노석명의 출소는 그에게 아무런 위협을 줄 수 없었다. 노석명은 어두운 얼굴로 건물을 떠났다. 그가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던 흉터남의 입가에 시큰둥한 미소가 번진다. “이렇게 쉽게 보내 주셨다가 법로께 고자질하면 어떡합니까?”흉터남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 그럴 리 없어. 노동명에게 그럴 담도 없고. 그리고 그를 건드리면 우리 계획이 법로에게 드러나잖아.”흉터남은 노석명을 건드리지 못한다. 노석명이 사망한다면 법로의 의심을 사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흉터남의 평온한 생활도 끝을 보기 마련이다. 노석명은 현재 몸을 숨기는 장소인 버려진 공장으로 돌아갔다. 주변에는 잡초가 무성하고 사람이 거의 오지 않았기에 평소에 그는 이곳에 숨어있었다. 이곳은 폐공장처럼 보이지만 아래층만 허름할 뿐 위층은 실험실이다. 갑자기 인기척을 느낀 노석명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소리쳤다. “누구야!”“아버지.”노승아는 무성한 잡초밭을 가로질러 모습을 드러냈다. 노석명은 딸을 보고도 여전히 어두운 얼굴로 말했다. “날 찾아오지 말라고 했잖아. 미행당하지는 않았지?”“걱정 마세요. 제가 차를 여러 번 갈아타서 왔어요.”노석명의 시선은 여전히 텔레비전을 바라보았다. 텔레비전에 이 부근 구석구석에 숨겨져 있는 CCTV 화면이 떴다. 수상한 사람이 있었
노승아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럼 저랑 약속하신 겁니다. 오빠가 알면 기뻐할 거에요.”노석명은 딸이 걱정되어 신신당부했다.“조심해서 돌아가. 여자 시체가 발견됐어, 지금 도시안이 안전하지 않아.”그 말을 들은 노승아는 물었다. “아버지, 설마 또 조직이 출동했나요? 저도 가끔 오빠와 그의 부하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었어요.”노석명은 고개를 들더니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물었다.“여이현이 이 일을 조사하고 있니?”노승아는 고개를 끄덕이며 “맞아요.”라고 했다. 이때 좋은 아이디어가 노석명의 뇌리를 스쳐 지나갔다. 그는 갑자기 웃으며 노승아에게 말했다. “그럼 소식하나 전해주렴. 빨리 사건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이야.”——“안절부절못하고 급해 죽을 지경이네.”지선율은 마치 엉덩이에 못이 박혀 앉기 어려운 것처럼 매우 초조하게 여기저기 서성거렸다.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뭐가 그리 급해요? 전에 감독님 이런 모습 본 적 없네요.”“지유 씨는 이해 못 해요, 이것은 저의 심혈이에요, 당연히 좋은 결과를 얻기 바라죠. 아직 시작하지 않았으니 더 걱정되는 겁니다.”“알았으니 앉으세요.”온지유는 팽이처럼 돌고 있는 지선율을 붙잡아 자리에 앉혔다. “좋고 나쁨은 오늘 저녁 8시에 결정돼요. 결과가 그다지 좋지 못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기회가 있잖아요.”“아니, 우리 재산을 탕진했는데 꼭 성공해야지! 지유 씨는 이제 애도 키워야 하고.”두 사람 어깨에 짊어진 책임이 막중했기에 지선율은 걱정 할 수 밖에 없었다. 온지유도 마음속의 긴장을 금할 수 없었다. 그녀는 모든 것을 걸고 도박을 했고 그 결과가 근심되었다. 그러나 일단 일을 시작했으니 물러설 곳이 없다. 어떻게 하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까 생각해야 한다. 그녀에게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투자비 외에 선전비 등등을 써야 했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은 것과 마찬가지다. “그거 알아요? 《요골》도 오늘 8시 드라마래요. 일부러 우리의 시간과 같이 맞춰 시청률을 빼앗으려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