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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0화

온통 가식밖에 오가지 않는 접대 자리에서 온지유의 상황이 이상하다는 소식을 들은 여이현은 바로 손에 든 술잔을 내려놓았다.

"그래."

전화를 끊고 여이현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숭아는 한창 유명한 감독과 제작자를 만나고 있었다. 모두 그녀가 앞으로 성공의 정점에 오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당연히 노승아는 최선을 다해 그들을 머무르게 해야 했다.

이에 여이현이 이미 자리를 떠난 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뒤늦게 상황을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채 마시지 않은 술잔 하나만 남아 있었다.

노승아는 마음이 흔들렸지만 중요한 인물들 앞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행동할 수밖에 없었다.

‘쿵 '멀리서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폭우가 올 징조였다.

곧이어 한 방울의 비가 땅에 떨어졌다.

두 방울

세 방울...

비는 점점 더 거세졌다.

여이현이 도착했을 때 온지유는 마치 혼이 나간 듯 허무하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여이현은 차에서 내려 비가 오는 것도 상관하지 않고 빠르게 온지유에게로 다가갔다.

여이현은 그녀를 확 잡아채며 소리쳤다.

"여기서 뭐 하고 있어? 비 오는 거 안 보여? 미친 거 아니야?"

온지유는 뒤돌아 여이현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입고 있는 정장과 꼼꼼하게 정돈된 모습은 마치 중요한 자리에서 막 나온 사람처럼 보였다.

온지유는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대표님, 오늘도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셨나 보네요. 멋지네요!"

여이현은 차가운 표정으로 온지유의 비꼬는 듯한 미소를 보았다.

온지유는 그 말만 남기고 다시 고개를 돌려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여이현은 다시 그녀를 붙잡으며 말했다.

"따라 와!"

온지유는 그의 손을 힘껏 뿌리치며 말했다.

"맞아요. 저 정말 미쳤어요.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요!"

"제발 그만해!"

여이현이 무겁게 말했다.

온지유는 그를 바라보며 더 씁쓸하게 웃었다.

"소란도 안 피웠고 말도 고분고분 잘 들었어요. 그래도 난 그저 숨겨진 아내였잖아요. 제게 주어진 건 그것뿐이었잖아요. 하지만 보세요. 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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