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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9화

"헛소리하지 마."

홍혜주의 눈에서는 눈물이 계속 흘렀지만 더 이상 인명진을 위한 눈물이 아니었다.

이번에는 그녀 자신을 위한 눈물이었다.

"정말이야."

홍혜주는 그에게 자신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나에겐 가족도 친구도 없잖아. 죽으면 쓰레기처럼 버려질 거야."

인명진은 그녀를 달래며 말했다.

"그런 날은 오지 않을 거야."

홍혜주는 눈을 감았다. 마음속 깊은 슬픔을 떨쳐낼 수 없었다.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다른 여자아이들과는 달랐다.

다른 아이들은 부모가 있었지만 그녀는 없었다.

그녀에게는 오직 살인뿐이었다.

사람들은 말했다. 친부모가 150만 원에 그녀를 팔아넘겼다고.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었다.

그녀는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이였다.

부모는 아들을 원했고, 딸은 원하지 않았기에 아무런 주저 없이 그녀를 팔아넘긴 것이다.

기억을 되찾은 이후엔 훈련과 살인, 그리고 도둑질밖에 배운 것이 없었다.

그녀의 어린 시절은 매질과 냉혈한으로만 가득 찬 시간이었다.

팔려 온 이후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권리는 없었다.

그녀는 살인 기계로 전락했다.

이런 걸 알면서도 그 수렁 속으로 뛰어들 수밖에 없었다.

뛰어들지 않으면 죽을 테니까.

그녀는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범죄 조직에 팔려 가 어둠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지는 않았을 테니까.

그녀도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태어나면서부터 그녀의 인생은 그렇게 허락되지 않았다.

홍혜주는 자신이 한 번이라도 온전하게 자신의 삶을 산 적이 있는지 생각했다.

아마도 아니었다.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써 왔을 뿐이다.

흉터남이 말했듯이 그녀의 목숨은 싸구려였다.

부모도 사랑하지 않는데 누가 그녀를 사랑해 주겠는가?

그녀는 너무 많은 것을 잃었다.

붙잡을 수 있었던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인명진만이 유일하게 그녀가 살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존재였다.

때때로 홍혜주는 인명진이 부러웠다.

그는 자신의 개성도 있었고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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