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17화

인명진의 시선도 함께 문 쪽으로 향했다.

그는 천천히 다가가 문을 열었다.

안으로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홍혜주였다.

그녀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

“괜찮아?”

그리고 방 안에 온지유가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

홍혜주는 잠시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짓더니 입술을 꾹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온지유는 홍혜주를 보고 여러 감정이 뒤섞였다.

방금 전에 자신이 독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홍혜주가 나타났으니, 그전까지 느꼈던 연민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고 말았다.

이제 남은 건 분노와 억울함뿐이었다.

“당신이었군요.”

온지유가 다가가며 말했다.

홍혜주는 온지유를 바라보며 말했다.

“오랜만이네요.”

온지유는 물었다.

“당신이 바로 내 몸에 독을 주입한 거죠?”

홍혜주의 얼굴이 순간 굳어지고 다시 침묵을 선택했다.

홍혜주에게도 이 일은 매우 복잡했다.

인명진도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녀의 마음속의 갈등은 사라질 수 없었다.

온지유는 자신이 너무 순진했다고 느꼈다.

“왜 이런 짓을 한 거예요? 나를 죽이고 싶었다면 차라리 절벽에서 확 밀어버렸으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더 깔끔했잖아요. 내게 살 희망을 줘버려서 다른 사람들까지 끌어들여 버렸잖아요!”

온지유는 자신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키고 있었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율아, 너무 흥분하지 마.”

인명진은 그녀의 감정이 격해지자 서둘러 달래려고 했다.

온지유는 그와 홍혜주 사이를 오가며 시선을 돌렸다.

홍혜주가 입을 열었다.

“그 약이 독이라는 걸 몰랐어요. 그건 흉터남이 준비한 거예요. 난 단지 임무를 수행했을 뿐이에요.”

“임무 수행?”

온지유는 비웃으며 말했다.

“정말 가볍게 들리네요. 목숨이 걸린 문제인데. 대체 얼마나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거죠? 저랑 당신 사이에는 원한도 없잖아요.”

홍혜주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다.

서로 입장이 다를 뿐이었다.

“나도 어쩔 수 없었어요.”

홍혜주는 겨우 입을 떼며 말했다.

“우리 모두 어쩔 수 없었어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