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 씨 집 안에서 나올 때 가지고 나오지 않았으니 제 것이 아니죠.”여이현은 입술을 짓이겼다. 눈빛이 험악해지고 두 손은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가자.”나민우가 온지유에게 말했다.온지유는 나민우와 함께 떠났다.여이현은 두 사람이 떠나가는 뒷모습을 빤히 보았다. 다가가서 붙잡지는 않았지만, 눈빛이 아주 서늘했다.지하 주차장으로 온 온지유는 나민우에게 말했다.“노승아가 왜 갑자기 청력을 잃게 되었는지 그 원인을 찾았어. 지금 연락해야 할 것 같아.”인터넷엔 여전히 뜨거운 논쟁이 펼쳐지고 있었다.그녀는 얼른 이 관심이 사라지기 전에 사실을 밝혀야 했다. 그래야 여희영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으니까.나민우는 바로 시동을 걸었다.“방송국으로 갈 거야?”“응, 방송국에 들러야겠어.”나민우는 바로 온지유를 태우고 방송국으로 갔다.그녀는 최근 휴가를 냈다.원래 채미소는 여이현의 단독 인터뷰를 따내지 못했다. 그런데 그녀의 뉴스까지 망쳐버린 것도 모자라 방송국에서 난동을 피웠으니 편집장의 귀에도 고스란히 들어갔다.편집장은 채미소를 따로 불러 혼냈다.그렇게 채미소는 스스로 편집장에게 안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 버렸다.보육원은 이미 어느 한 인기 예능에 정식으로 방영하게 되었다.채미소의 방해로 방송국 직원들은 야근을 강행하는 수밖에 없었다.노승아의 인터뷰는 채미소에게 또 다른 기회를 만들어 주었다.현재 노승아의 인터뷰를 따낸 사람은 채미소가 유일했고 인터뷰 내용도 KTBC에서 제일 먼저 단독으로 공개하게 되었다.그 덕에 채미소의 이미지는 얼마간 회복되었다.온지유가 돌아왔을 때 채미소는 마침 외출하려던 참이었다.남자와 함께 차에서 내리는 모습을 본 채미소는 입꼬리를 올리며 다가가 물었다.“지유 씨, 왔어요? 어머, 오늘은 다른 남자를 데리고 왔네요.”온지유는 채미소를 보며 전혀 기가 죽지 않는 모습으로 말했다.“다시 살아난 거예요?”채미소가 말했다.“한 곳에서 넘어졌다고 해서 다른 곳에서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요. 기삿거리
공아영은 온지유를 보니 위로가 되었다.온지유는 얼른 그녀를 달랬다. 등을 토닥이며 공아영의 컴퓨터 모니터에 빼곡한 글씨를 보았다.“괜찮아요, 울지 말아요. 이번만 참아요. 채미소 씨도 이번이 마지막이 될 테니까요.”공아영은 훌쩍이며 물었다.“마지막이라니요? 전 제가 채미소한테 화라도 내면서 달려들었으면 좋겠네요!”그녀는 채미소에게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다. 채미소는 무슨 일만 생기면 항상 그녀를 괴롭혀 왔다.“그래서 온 거예요.”공아영은 바로 울음을 그쳤다.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지유 씨가 절 구해주러 올 줄 알았어요. 얼른 말해줘요, 제가 지금 당장 할게요!”온지유는 자리에 앉아 공아영과 함께 노승아의 일을 까발릴 준비를 했다.한편, 채미소는 차를 몰고 노승아의 거처로 왔다.노승아는 이미 집으로 돌아온 상태였다.수려원에 그녀가 있는 한 여이현이 집으로 돌아올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그녀는 더는 그를 기다릴 수 없었다.여이현이 아직 그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어떻게든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가야겠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원하는 것은 연예계에서의 그녀의 지위였다.만약 어느 날 완전히 혼자가 된다면 배우로 승승장구하면서 잘 살 수 있기를 바랐다.다른 사람에게 기대를 품으면 안 된다. 기대를 품은 만큼 실망이 더 커지는 법이니까.어쨌든 그녀의 곁엔 사람이 부족했다. 그리고 김예진은 마침 그녀에게 충성을 바칠 사람이었으니 당연히 김예진을 잃어서는 안 된다.김예진은 노승아가 여기까지 힘들게 올라온 줄 알며 불쌍히 여기고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그녀만을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녀는 김예진에게 아주 소중한 존재였다.그래서 더욱 그녀를 위해 발을 벗고 나섰다.채미소가 초인종을 눌렀을 때 노승아는 화장을 하고 있었다. 최대한 초췌해 보이는 얼굴로 인터뷰할 생각이었다.김예진이 문을 열어주었을 때 노승아의 초췌 메이크업은 끝난 상태였다.“노승아 씨.”채미소는 노승아의 집으로 오기 전에 선물을 샀다. 김예진에게 준비한 선
노승아는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표정이 좋지 못했다.“뭐라고? 그럴 리가!”“진짜예요. 정말로 다들 전화 와서 욕하고 있어요!”김예진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다.“귀가 따가울 정도로 듣기 거북한 욕이었어요. 전 도무지 대처할 수가 없어서 끊어버린 거니까 언니도 전화 받지 말아요.”노승아가 듣게 된다면 분명히 충격받을 것이었다.노승아는 한동안 넋을 잃었다.“누군가 내 진료 기록을 공개했다고. 절대 그럴 리가 없어!”그녀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인터넷을 열었다. 대체 무슨 상황인지 알아보기 위해서.그녀의 진료 기록이 공개되면 여론이 뒤집히게 된다. 그렇다면 유일한 가능성은...‘절대 그럴 리가 없어.'그녀는 믿지 않았다.그러나 핸드폰을 확인하자마자 여기저기서 그녀를 욕하고 있었다.여우라는 둥, 지금도 연기하고 있는 것이라는 둥, 남에게 누명을 씌우는 나쁜 사람이라는 둥 말이다.심지어 누군가는 그녀가 영화 몇 편 찍었다고 카메라 밖에서도 연기하며 산다고 했다.앞뒤가 전혀 다른 사람이라며 뻔뻔한 악녀라고 하기도 했다.노승아는 연예계에 오랫동안 발을 들이면서 가수 시절에도 악플을 받아본 적 있었지만 많지 않았다.그때의 그녀는 인기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다.인기를 얻기 위해 돈을 들여 일부러 기사도 쓰고 홍보도 했지만, 전과 달라지지 않았다.배우의 길은 비록 넓으나 그녀에게 부정적인 영향도 주었다.댓글을 쭉 내려보니 전부 그녀를 향한 악플이었다.[귀가 안 들리는 것도 자작극이라고? 하, 그럼 전에 우리가 불쌍하게 여긴 건 뭐가 돼? 네티즌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노승아는 무슨 짓이든 다 하는 사람이었네. 일반인마저 끌어들여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다니, 이것보다 악랄한 사람 존재하기나 해?]또 어떤 사람들은 그녀의 행동에 이해가 가지 않아 물었다.[대체 이런 짓을 한 이유가 뭘까?][뭐겠어요. 당연히 인기 때문이겠죠. 관심받기 위해서 불쌍한 척 연기하고, 여론을 몰고, 일반인까지 끌어들이다니. 쯧, 그러다 천벌 받으면 어쩌려고?][와,
[정확해요. 제가 바로 옆 병실에 있거든요. 그분 온몸에 상처가 있었어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처참해 보이더라고요. 전부 노승아의 몇 마디에 그렇게 된 거죠!][그러니까 불공평하다는 거죠. 공인이면서 몇 마디 말에, 그 눈빛 하나에 진실을 바꿔버리잖아요. 오늘은 입원했다고 쳐도, 그러다 내일 목숨이라도 잃게 되면 어떻게 해요? 연예계도 이젠 관리가 필요해요. 물 싹 갈아버리는 거죠. 노승아처럼 사악한 악녀는 당연히 처벌해야 한다고요!][노승아 꺼져! 연예계에서 꺼져!][채미소 너도 앞으로 기사 쓰지 마라. 네 기사 하나에 억울한 사람들이 죽어 나가니까!]채미소의 안색이 파리해졌다.그녀는 이 일로 자신의 이미지에 이렇게 큰 타격을 줄 줄은 몰랐다.순간 머릿속에 온지유가 자신에게 했던 설교가 떠올랐다. 언젠가 나무에서 떨어질 날이 올 거라고 말이다.채미소는 빠르게 말했다.“온지유가 퍼뜨린 게 아닐까요?!”노승아는 핸드폰을 볼 엄두도 나지 않았다. 무섭게 달린 악플은 그녀의 앞날을 가로막았고 더는 연예계에서 크게 발전하지 못할 것 같았다.너무도 무서웠다.띠링, 띠링, 띠링...핸드폰이 울렸다.노승아는 얼른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낯선 번호에 받아야 할지 망설였다.하지만 그녀가 든 핸드폰은 개인용이었다.네티즌들이 알아낼 리가 없는 번호였다.그래서 전화를 받았지만, 욕설을 듣게 되었다.“야, 이 쓰레기 같은 X아. 연기 잘한다고 뭐든 다 할 수 있을 줄 아는 거야? 이렇게 일반인을 괴롭혀 돼? 정말 어디 가서 확 죽어버리지 그러냐. 괜히 내 눈앞에 띄지 말고. 내 눈앞에 띄며 바로 네 가증스러운 그 얼굴을 뜯어 버릴 테니까!”난생처음 들어보는 거친 욕설에 노승아는 안색이 창백해졌다. 덜덜 떨리는 손가락으로 급하게 통화 종료 버튼을 누른 뒤 던져버렸다.그러나 바로 핸드폰이 울렸다.노승아는 머리를 두 팔로 감쌌다. 꼭 핸드폰이 자신을 해치기라도 할 것처럼 말이다. 두려움에 가득 찬 시선으로 김예진을 보았다.“얼른
노승아는 자신의 진료 기록을 인명진이 넘겼을 거란 생각을 해본 적 없었다.지금 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기분을 느꼈다.채미소는 흥분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말을 이었다.“노승아 씨, 저흰 지금 한배를 탄 거예요. 어떻게든 반전을 만들어야 저희한테 피해가 없게 되죠!”그녀가 이미 노승아에 대한 기사를 다룬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다.그저 노승아와 손을 잡는 수밖에.또 다른 반전을 보여줘야 네티즌들의 마음도 돌릴 수 있을 것이다.노승아는 여전히 믿기지 않았다.“다들 나가! 나 혼자 있고 싶으니까!”마음 급해진 채미소가 계속 말했다.“얼른 방법을 생각해 내야 해요. 혼자 생각해서 무슨 쓸모가 있는데요. 이미 까발려진 이상... 아니면 반격하세요. 그 사람들이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고소를 하는 거예요. 이러면 시간을 좀 벌 수 있을...”말을 마치기도 전에 노승아가 말했다.“예진아, 얼른 저 여자 빨리 내보내! 난 지금 혼자 있고 싶으니까!”“채미소 씨, 얼른 가요. 우리 언니 혼자 있고 싶다잖아요!”김예진은 바로 채미소를 내보내려 했다.채미소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결국 집 밖으로 내쫓았다.채미소는 분명 자신을 더 신경 쓸 것이다.네티즌들의 신용을 잃을 수 없으니까.노승아가 아니라고 딱 잡아떼면서 고소한다면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다. 패소했다고 해도 채미소는 노승아의 거짓말에 깜빡 속아 자신도 그런 기사를 내게 되었다고 입장을 밝히면 그만이었다.그때 가서 사과문도 올리고 후회와 반성하는 글까지 올리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채미소는 노승아가 이해되지 않았다. 지금 이런 시기에 왜 굳이 혼자 있고 싶다고 하는지 말이다.쫓겨난 채미소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만약 이대로 방송국으로 돌아간다면 직원들의 비웃음은 물론이고 밥그릇 지키기도 어려워질 것이다.그녀 하나 때문에 방송국 이미지마저 깎아 먹었으니 방송국 국장도 그녀를 해고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을 게 분명했다.노승아는 먼저 그녀를 불렀으면서 그녀를 살려줄 궁리를 하지 않으니
인명진은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말해주었다.노승아는 충격에 휩싸였다.“대체 왜 그런 거야? 그렇게 하면 나한테 얼마나 큰 피해로 돌아올지 몰라서 그랬어? 온지유를 처리하라고, 죽여버리라고 했잖아! 그래야 우리 둘 다 무사할 수 있다고 했는데 지금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감히 날 불구덩이로 밀어 넣어? 대체 왜 그런 거냐고!”인명진의 손에 있던 빵은 이미 사라진 뒤였다. 그는 몸에 떨어진 빵가루를 털어냈다.“나랑 너 사이엔 거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잖아. 난 널 도와주었는데 넌 그에 합당한 보수도 주지 않았고. 보수를 받지 않았으니 바도 딱히 약속을 지킬 이유는 없지. 온지유는 날 찾아와서 네 정보를 사겠다고 했어. 돈도 꽤나 두둑하게 챙겨주었는데 내가 굳이 마다할 필요가 있을까?”“인명진!”노승아가 소리를 빼액 질렀다.“난 지금 너랑 농담할 기분 아니야. 너랑 나야말로 한배를 탄 사람들이라고!”인명진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느긋하게 말했다.“나도 알아,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그래서 그 보상으로 네 청력을 회복하게 해주려고.”“난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어!”노승아는 그가 너무도 가소로웠다.“난 네가 나랑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날 도와주면 죽을 때까지 평생 도와줄 거로 생각했는데, 바로 날 배신해서 온지유에게 내 진료 기록을 팔아? 너 그런 사람이었어? 너랑 온지유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내가 모를 것 같아?!”그러나 인명진이 말했다.“있잖아, 가끔 호기심이 사람을 죽이기도 해. 알고 있어?”그는 이내 곰곰이 생각하다가 말했다.“네가 지금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그럼 넌 노승아가 아닌 거지. 하지만 난 너와 달라. 난 내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거든!”노승아는 인명진이 유난히도 이상하게 느껴졌다.그는 당연히 하지 말았어야 할 일을 했기 때문이다.“아니, 죽는 건 내가 아니라 네가 될 거야!”노승아는 경고했다.그럼에도 인명진은 웃으며 말했다.“네가 나보다 오래 살 것 같아?”노승아는
대체 왜 슬픈 걸까?한참 생각해 보아도 온지유는 이유를 찾을 수 없었다.“저 얼마나 잔 거예요?”공아영이 답했다.“30분 정도요. 지유 씨, 혹시 너무 무리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책상에 엎드리자마자 잠들어 버렸거든요.”온지유는 아마도 임신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아마 어젯밤 잠을 설쳐서 그런 거일 거예요.”공아영은 그럼에도 걱정스러운 눈길로 그녀를 보았다.온지유가 괜찮다는 것을 두 눈으로 확인한 뒤에야 공아영은 마음이 놓였다.다만 기쁜 일은 온지유와 나눠야 하지 않겠는가.“지유 씨, 우리가 쓴 기사 인기 폭발이에요! 조회수가 얼마인지 아세요? 100만을 훌쩍 넘겼어요!”“네티즌들도 노승아를 욕하고 있어요. 심지어 채미소도 놓치지 않고 욕하고 있더라고요. 우리 성공했어요!”공아영은 지금 이 순간 느끼는 기쁨을 온지유와 공유하고 싶었다.“채미소가 잔뜩 부아가 치민 모습을 상상만 해도 상쾌하네요. 이번엔 방송국의 이미지까지 깎아 먹었으니 분명 엄중한 처벌을 받을 거예요!”온지유의 목표는 여전히 노승아였다.“이번엔 조금 성과가 있지만, 우리 방송국의 이미지에 영향을 주었으니 윗분들도 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자세하게 알아내려고 할 거예요. 우리도 조심해야 해요.”공아영이 말했다.“그 문제는 걱정할 필요 없어요. 우리가 노승아를 까발리는 기사를 썼지 채미소를 까발리는 기사를 쓴 건 아니잖아요. 애초에 채미소가 벌인 일이니 우리가 져야 할 책임은 없는 거예요. 채미소는 그냥 재수 없게 노승아의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엮이게 된 거고 불똥이 튀어버린 거죠. 게다가 노승아를 까발리는 기사도 저희가 쓴 거니 똑똑하신 윗분들은 절대 저희에게 책임을 물으려 하지 않을 거예요.”공아영의 말은 일리가 있었다.온지유는 원래부터 걱정이 많은 사람이었다.채미소는 이번엔 절대 다시 일어설 수 없을 것이다.기자로서의 신용을 잃었으니 그녀의 커리어에도 아주 큰 영향을 주게 된다.더구나 그녀는 KTBC의 이미지까지 건들지 않았는가.이때
“그래요!”채미소는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편집장님이 누구 편을 들어줄지 지켜보자고요!”“왜들 소란이에요!”이때 안정희가 그녀들의 뒤에서 입을 열었다. 그녀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이곳에 다른 같은 부서 직원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싸우는 그녀들의 모습에 얼굴이 더 일그러졌다.채미소는 그녀를 발견하곤 바로 말했다.“편집장님, 마침 잘 오셨어요. 얼른 옳고 그름을 밝혀주세요. 이 두 사람이 제 일을 망친 것도 모자라 제 이미지까지 망쳐버렸어요. 전 원래 오늘 무사히 노승아 씨 단독 인터뷰를 따낼 수 있었어요. 노승아 씨의 단독 인터뷰는 저희 방송국에서 단독으로 보도하면 저희에게 엄청난 이익이 주어질 수 있었는데 이 두 사람이...”“그만 해요!”안정희는 더는 그녀의 빅 픽쳐를 듣고 싶지 않았고 싸늘한 시선으로 채미소를 보았다.말을 끊는 안정희를 채미소는 빤히 보았다. 너무도 불안하고 초조했지만,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말을 이었다.“편집장님, 제가 말한 건 전부 사실이에요.”“미소 씨가 지금 무슨 일을 벌였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안정희가 따져 물었다.“노승아 쪽은 지금 평판이 바닥났다고요. 노승아가 벌인 짓이 전부 공개되면서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고 있는데 아직도 내 앞에서 그런 말이 나와요? 허위 사실을 기사로 쓴 건 미소 씨잖아요.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방송국의 평판에도 영향을 주는 짓을 하다니, 그 대가가 얼마나 클지 생각은 해봤어요?”채미소의 안색이 창백해지고 얼른 변명했다.“아녜요. 이 두 사람만 아니었으면 애초에 그런 일은...”“아직도 반성하지 않는 거예요?!”안정희가 차갑게 말했다.“미소 씨 때문에 나까지 국장님께 호출되어 혼났잖아요. 내가 우리 팀을 제대로 교육하지 않아 미소 씨 같은 사람을 키웠다고요! 온지유 씨와 아영 씨가 다행히 KTBC 이름으로 노승아의 악행을 밝히지 않았다면 우리 방송국은 분명 방송계에서 퇴출당할 거라고요. 이제야 미소 씨가 무슨 짓을 벌였는지 알겠어요? 미소